[특파원 보고] 프랑스 유기농, 소비는 살아나고 있는데… 정책과 예산은 뒷걸음질

이승배(프랑스 파리 특파원) 기자 2025. 6. 2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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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기농 산업이 구조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최근 유기농산물의 소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기농 경작 면적은 2년 연속 감소했다.

프랑스 전역에는 2만7600여개의 유기농산물 생산 농가가 직거래로 연간 16억유로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프랑스 유기농 산업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소비 진작뿐 아니라 생산 기반과 정책 지원의 확충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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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년 유기농 재배면적 11만㏊ 줄어
기후위기, 정책 지원 축소 “관행 농업으로 복귀”
프랑스 파리의 한 거리에 설치된 유기농산물 판매장.

프랑스 유기농 산업이 구조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최근 유기농산물의 소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기농 경작 면적은 2년 연속 감소했다. 정부 정책마저 후퇴하면서 농업계 전반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프랑스 유기농진흥청(Agence Bio)에 따르면 2024년 유기농 제품 소비액은 전년보다 0.8% 증가한 122억유로로 집계됐다. 특히 바이오쿱(Biocoop)과 같은 전문 유기농 매장의 매출은 6.5%, 직거래 판매장은 7.4%, 직접 생산·판매하는 농민(Artisant Commerçant)은 6.9% 증가율을 기록하며 소비 형태가 다양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전역에는 2만7600여개의 유기농산물 생산 농가가 직거래로 연간 16억유로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소비가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유기농 경작 면적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데 현지 농업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2024년 한해 유기농 경작 면적은 5만6197㏊ 감소했으며, 2023~2024년 누적 감소 면적은 11만㏊에 달했다. 전체 농지 중 유기농이 차지하는 비율은 10.1%에 그쳤으며, 이는 프랑스가 203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명시한 목표치(21%)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곡물 중심의 대형 농가에서 유기농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 상당수는 관행 농업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 곡물 생산 농가는 “기후 위기와 유기농산물 가격 하락 등으로 유기농을 유지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유기농 낙농 부문에서도 이탈 농가가 많다. 프랑스 대표 유기농 우유 협동조합인 비오레(Biolait)의 회원수는 1년 사이 90곳 줄었다. 다만 15곳이 새로 가입하면서 회복의 가능성을 보였고, 협동조합 측은 6~7월 두달간 출하 물량 1t당 50유로의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유기농 농가 수는 소폭 증가했다. 2024년 유기농 인증 농가는 전년 대비 690곳 늘어난 6만1853곳으로, 전체 농가의 약 15%를 차지했다. 그러나 유기농으로의 신규 전환은 둔화되고, 이탈률이 높은 구조적인 불안정성은 문제로 지목된다.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판매 중인 유기농산물.

이러한 상황에서 유기농에 대한 지원 축소는 현장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유기농 예산 5500만유로를 청년농 지원으로 전환했으며, 유기농진흥청(Agence Bio)의 홍보 및 구조개선 예산도 각각 500만유로, 1000만유로 삭감했다. 프랑스 상원에서는 유기농진흥청(Agence Bio) 폐지안이 통과되기도 했으나 국회가 이를 저지했다.

정부는 2023~2024년 매년 예산 1억유로를 투입했던 전례를 들며 유기농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지금의 정책은 사실상 유기농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프랑스의 유기농 경작지 비율은 오스트리아(27.4%), 이탈리아(19.8%), 스페인(12.5%) 등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프랑스 유기농 산업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소비 진작뿐 아니라 생산 기반과 정책 지원의 확충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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