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정진원 예천경찰서 과장, 35년 경찰 인생 마무리
대통령 표창 받은 양궁대회 경비 총괄…퇴임 후엔 지역 봉사로

경북 예천경찰서 정진원 경비안보과장이 이달 30일, 35년의 경찰 생활을 마무리하고 제복을 내려놓는다. 격식 없는 송별사 한마디 없이, 그는 조용히 동료들과 작별을 고한다.
정 과장은 1991년 충북대학교를 졸업한 뒤 경찰에 입문했다. 경찰 조직 내에서도 치안의 기반이라 불리는 '경비·안보' 분야에만 18년 이상 몸담으며, 예천지구대장과 예천경찰서 경비안보과장을 역임했다. 현장과 사람을 중시했던 그는 언제나 먼저 뛰는 실무형 간부였다.
"진정한 경찰은 상황이 벌어진 뒤가 아니라 벌어지기 전에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정 과장은 후배들에게 늘 이 같은 말을 남겼다. 일선 근무자들의 사기 진작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고, 군·민·경 협력의 가교 역할도 자처했다.
가장 빛났던 순간은 2024년 예천에서 열린 '현대 국제양궁월드컵' 대회다. 대규모 국제행사에 걸맞은 치안 대응을 총괄 지휘하며, 무탈한 개최에 기여했다. 이 공로로 제79주년 경찰의 날,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그는 한 번도 스포트라이트를 원한 적이 없었다.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휴일에도 사무실을 비우지 않았고, 굵직한 행사일에는 늘 현장의 맨 앞줄에 서 있었다.
정 과장은 퇴임을 앞두고도 '소회' 대신 '당부'를 전했다.
"경찰 제복은 곧 국가를 상징합니다. 경찰이 먼저 지켜야 할 것은 국민의 신뢰이고, 그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어 "후배 경찰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소명의식을 이어가길 바란다"며 담담히 말했다.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그는 이제 '예천군민' 정진원이 된다. 남은 시간은 지역을 위한 봉사에 쓰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그동안 받은 사랑을, 이제는 갚을 때입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