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이어 독일·영국·이태리도"…멈추지 않는 LG엔솔의 심장

브로츠와프(폴란드)=최경민 기자 2025. 6. 2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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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시프트-배터리] ② LG엔솔 브로프츠와프 공장의 변신
[편집자주] 그린 산업은 '나아가야 할 길'이다. 화석연료 친화적인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글로벌 불황 지속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축소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서는 '그린 시프트'를 달성하기 위한 과감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글로벌 그린 산업 현장들을 직접 방문하고, 이 '필연적 미래'를 확인하고자 한다.

LG에너지솔루션 브로츠와프 공장 1게이트 방면의 모습 /사진=최경민 기자
LG에너지솔루션 브로츠와프 공장 1게이트 방면에 적힌 문구 /사진=최경민 기자

"글로벌 배터리의 심장, 세계 최고의 배터리는 여기서 시작된다(The Heart of Global Batteries, The World's Best Battery Starts Here)."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공장 1번 게이트에 도착했을 때 이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글로벌 시장 선도에 대한 야심이 두 문장에 담겼다. 2016년 설립된 이곳은 명실상부 LG에너지솔루션의 유럽 공략 거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때 브로츠와프 공장의 가동률은 50%대까지 떨어졌던 것으로 파악된다. 전기차 시장 캐즘(Chasm, 일시적 수요둔화)의 영향으로 배터리 수요가 꺾인 상황 속에서 CATL·BYD 등 중국 기업들의 부상이 거셌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연기관 친화적인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재출범 이후 전기차·배터리 산업의 미래에 대한 물음표까지 나왔다.

그렇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심장'은 멈추지 않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산업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브로츠와프 공장에 대한 과감한 리밸런싱 작업을 시작했다. 삼원계 외에 중저가 LFP(리튬·인산·철) 생산라인을 깔고, 전기차 라인 일부를 ESS(에너지저장장치)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르노에 전기차용 LFP를, 내년부터는 현지 국영전력공사 PGE에 ESS용 LFP를 납품한다.

공장의 외관만 봐선 변화를 감지하기 쉽지 않다. 100헥타르(약 30만2500평)에 달하는 광활한 공장에는 직원들과 트럭들이 왔다 갔다 할 뿐이다. 외적인 설비투자 보다 내실 추구에 힘을 주는 전략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정도다. 업계는 브로츠와프 공장의 생산능력이 이미 연 90GWh(기가와트시) 수준에 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극 공정부터 셀, 모듈, 팩 조립까지 전 과정을 한 곳에서 수행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생산 체계도 갖췄다.

이장하 LG에너지솔루션 브로츠와프법인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공장 내부에서는 치열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장하 LG에너지솔루션 브로츠와프법인장은 "현재는 안정적인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라면서도 "최근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일부 둔화되었으나, 리밸런싱을 통해 ESS 등 새로운 분야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ESS 배터리를 위한 라인 조립·설치의 초기 단계가 진행 중"이라며 "르노향 LFP 생산라인은 조립 단계로, 가까운 시일 내에 시운전과 공정 최적화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PGE와의 동맹을 통해 유럽 ESS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게 LG에너지솔루션에는 고무적인 일이다. 전기차 수요 부진의 영향을 최소화시켜줄 수 있는 게 ESS이기 때문이다. 이 법인장은 "PGE 프로젝트는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에서 진행한 ESS 계약 중 최대 규모"라며 "현재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에서 신규 기회를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ESS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고객사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힘을 줬다.

ESS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전기차 캐즘 종료 국면까지 생존에 성공해 '배터리 슈퍼사이클'에 올라탄다는 전략이다. 이런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한 사람이 바꿀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차별화된 품질과 서비스로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실제 PGE 프로젝트 수주에도 EPC(설계·조달·시공)까지 포괄한 풀패키지를 폴란드 측에 제시한 게 주효했다. 중국 기업에 대응하기 위한 가격 경쟁력 확보도 필수 과제다.

이 법인장은 "핵심 사업은 여전히 전기차 배터리이고, 삼원계 역시 주요 생산 품목"이라며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과 고도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생산 효율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브로츠와프(폴란드)=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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