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과 DC의 슈퍼히어로물 과잉 공급...관객은 지쳤다 [IZE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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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슈퍼히어로 영화의 개봉일을 손꼽아 기다리며 설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극장과 OTT 플랫폼은 여전히 마블과 DC의 슈퍼히어로물을 쏟아내고 있다.
마블이든 DC든, 극장과 스트리밍을 통해 쏟아내는 슈퍼히어로물의 양은 사실상 '난사' 수준이다.
마블 특유의 유머와 캐릭터 중심 서사는 DC와 차별화된 매력으로 작동했고, 관객들은 매번 새로운 히어로와 서사에 흠뻑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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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영림(칼럼니스트)

한때 슈퍼히어로 영화의 개봉일을 손꼽아 기다리며 설레던 시절이 있었다. 영화관 앞에서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귀를 막고 들어가던 기억도 아련하다. 하지만 지금, 극장과 OTT 플랫폼은 여전히 마블과 DC의 슈퍼히어로물을 쏟아내고 있다. 이쯤 되면 '수요 없는 공급'이 무엇인지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학의 기본 원칙은 이렇다. 수요가 줄면 공급도 줄어드는 법이다. 그러나 슈퍼히어로 장르는 이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른다. 관객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음에도, 콘텐츠 생산은 오히려 가속화된다. 마블이든 DC든, 극장과 스트리밍을 통해 쏟아내는 슈퍼히어로물의 양은 사실상 '난사' 수준이다. 관객은 이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고, 결국 이야기 자체를 이해하기를 포기했다.
2008년, MCU는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슈퍼히어로 유니버스의 신기원을 열었다. 마블 특유의 유머와 캐릭터 중심 서사는 DC와 차별화된 매력으로 작동했고, 관객들은 매번 새로운 히어로와 서사에 흠뻑 빠졌다. 하지만 10년이 넘는 장기집권은 결국 타성으로 이어졌고, DC는 관객을 보기보다 마블 따라잡기에 골몰했다.
그 결과, 관객은 더 이상 이야기의 주체가 아니었다. 새로운 히어로는 끝없이 등장하고, 시리즈는 서로 연결되며, 스핀오프는 끊임없이 확장됐다. 그 흐름을 따라잡으려면 이제는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일종의 '공부'가 필요해졌다. 슈퍼히어로물은 더 이상 '재미'로 접근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니게 되었다.
특히 MCU는 '인피니티 사가' 이후, 디즈니플러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파생 시리즈를 추가했다. '완다비전', '팔콘과 윈터솔저', '로키', '문나이트', '미즈 마블' 등 본편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시리즈를 소비해야 다음 영화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다음 편을 이해하고 싶으면 디즈니 플러스를 구독하라"는 방식은 사실상 인질극에 가까웠다.

DC는 그 반대다. 제임스 건 체제 이전까지 방향성 자체가 없었다. '저스티스 리그'의 리부트는 제작자 간의 내분을 상징했고, '블랙 아담', '샤잠! 신들의 분노', '플래시'는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감독은 바뀌고, 배우는 교체되며, 세계관은 리셋됐다. 팬들은 이 유니버스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 없게 됐다. 마블은 지나치게 말이 많았고, DC는 정작 무엇을 말하려는지조차 모호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두 회사는 '멀티버스'와 '리부트'라는 카드를 동시에 꺼내들었다. 죽은 캐릭터가 되살아나고, 다른 배우가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모든 서사가 리셋된다. 무엇이든 가능해진 순간, 오히려 상상력은 고갈됐다. 모든 선택지가 열리면서, 이야기의 무게감은 점점 가벼워졌다. 판타지가 최소한의 현실성도 잃으면서 슈퍼히어로물은 유치한 도식을 답습했다.
마틴 스코시지 감독은 "슈퍼히어로 영화는 영화가 아니라 테마파크"라고 말했다. 거장의 눈은 정확했다. 서사나 인물의 감정이 아닌, CG와 초능력에만 몰두한 결과가 화려하지만 한 번 타면 다시 타고 싶지 않은 놀이기구 같은 지금의 슈퍼히어로 장르를 만들었다.
이런 몰락은 급작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느리고도 성실하게 진행돼 왔다. 그리고 그 붕괴는 아이러니하게도 마블과 DC 자신들의 손으로 이루어졌다. 그들이 각성하지 않는 한, 슈퍼히어로는 더 이상 동경의 대상이 아니라 피로의 상징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언젠가 위기에 빠진 히어로가 각성해 세상을 구하듯, 마블과 DC도 자신들이 만든 혼돈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어쩌면 이 기대 자체가, 슈퍼히어로를 너무 사랑한 관객의 낭만일지도 모르겠다.
영림(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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