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당귀·목련 등 216종 재배하고 유전자 분석… ‘생약 자원화’ 박차[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정철순 기자 2025. 6. 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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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충북 옥천 ‘국가생약자원관리센터’
의약품·화장품 등에 쓰이는 생약
품종 명확히 가려내야 효과 얻어
국내 온대성 식물 3000점 관리
DNA 서열 완성해 韓 식물 입증
해외 로열티 지불않고 주권확보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가 17일 충북 옥천군 군북면 국가생약자원관리센터 전시실에서 문화일보 취재진에게 전시된 생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옥천=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농촌 마을인 충북 옥천군 군북면에서도 산기슭에 위치한 국가생약자원관리센터(옥천센터). 지난 17일 찾은 옥천센터에선 11만4659㎡(약 3만5000평) 규모로 참당귀와 목련 등 216종이 재배·관리되고 있었다. 의약품 소비가 활발한 요즘 ‘생약’은 낯선 용어다. 생약은 식물, 동물, 광물, 미생물 등 자연에서 얻은 자원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가공한 후 의약품이나 의약품 원료로 쓰는 것을 말한다. 이미 생약은 의약품·화장품·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제품에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14년 나고야의정서 발효 후 한 나라의 생약자원이 무기화될 수 있어 최근 들어 ‘생약 주권’ 차원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재배 지역과 붙어 있는 관리센터에는 국내 식물 3000여 점이 있었다. 이는 균일한 온도와 습도로 관리되고 있었다. 생약 중 많은 수가 한약재로 쓰이는 만큼 전시실 내부 모습과 냄새는 흡사 시골 마을 한약방과 유사했다.

수집·재배에서 유전자 분석으로 생약 주권 확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옥천센터는 국내에서 자라는 온대성 식물을 수집·재배한다. 직원들은 생약자원을 재배하고, 중부 지역에서 자생하는 생약자원을 수집해 보존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관련 식물의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종을 재확인하는 작업을 한다. 이는 해당 종의 유전자를 분석해 해당 식물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식물 등 생약에 대한 유전자 분석이 생소해 보일 수 있으나, 생약자원의 무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옥천센터는 유전자 분석을 위한 재배 외에도 재배된 식물을 표본으로 보존해 관리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우규 옥천센터 생약연구과 주무관은 “세계 각국이 자원의 무기화를 강화하고 있는데, 향후 생약 로열티 논쟁이 커질 수 있다”며 “생약 관련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에서 자라는 식물 유전자 분석을 통해 우리 자원이란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전 세계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면서 자원화에 대한 인식이 강해지고 있어 식물 자원화 개념도 갈수록 확립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에서는 전문가들도 육안으로 식물의 종을 명확하게 가리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데 유전자 분석을 통해 종을 판별할 수 있다. 특히 한약 등에 사용되는 약재의 경우는 품종을 명확히 해야 약효를 가릴 수 있다. 이 주무관은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당귀를 약으로 쓰기 위해선 참당귀의 뿌리를 써야 하는데, 일당귀 등과 형태적으로 유사하지만 유전자 분석을 통해 구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스웰리아로 알려진 향수와 약재 원료인 생약 ‘유향’을 감별하는 모습. 백동현 기자

일상 속 사용되는 생약, 나고야의정서로 자원화 강화 추세= 생약의 대표적인 예는 한약재다. ‘타미플루’와 ‘피라맥스’도 모두 생약으로 만든 의약품이다. 앞서 세계 각국은 2010년 10월 29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특정 국가의 생물 유전자원을 상품화하려면 해당국에 미리 통보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익의 일부를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정서를 채택했다. 이는 2014년 10월 국제규범으로 정식 발효됐다. 국내에선 법적 준비를 마친 후인 2017년 발효했다.

의정서 발효에 따라 다른 나라로부터 생약자원을 수입해 연구하거나 제품 등을 제조할 경우 제공 국가로부터 접근 및 사용에 대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품 판매로 발생한 이익에 대한 로열티도 지불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생약자원을 최대한 확보·보존해 관리할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나고야의정서에서 강조한 생약은 향후 세계 시장 규모가 커지는 화장품과 의약품 등에 흔히 쓰인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의약품이 안보와 직결된다는 점이 증명됐다. 업계에선 생약자원도 배타적 주권화 작업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 화장품·의약품 등 품목에서 수출을 늘리고 있으며 외부 의존성이 크다. 생약 자원화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에는 시장성이 있다. 화장품·의약품·건강보조식품 등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고, 관련 업계에선 천연추출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천연물의약품 추출물 시장은 연평균 18.3%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국내 천연물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5000억 원에서 최근에는 2조 원대를 넘어섰다.

정철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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