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기 WK마케팅그룹 대표 "AI로 중소기업도 대기업처럼 마케팅하는 시대 온다"[인터뷰]

2025. 6.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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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기 WK마케팅그룹 대표 인터뷰
CJ 출신 마케팅 전문가
올해 4월 '플랜 AI' 론칭하며 업계 선도
김왕기 대표 “AI, 단순 트렌드가 아닌 숙명”
김왕기 WK마케팅그룹 대표. (사진=이승재 기자)

“중소기업들은 참 안타까워요. 제품은 정말 훌륭하거든요. 가치 하나만 얹으면 성공할 수 있는데 마케팅을 못해서 망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걸 구조적으로 해결하자는 게 플랜 AI의 탄생 배경이에요.”

서울 서초구 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왕기 WK마케팅그룹 대표는 중소기업을 돕는 게 나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2007년 잘나가던 대기업 임원을 때려치우고 마케팅 회사를 차릴 때와 18년이 지난 지금의 마음은 똑같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커리어를 접고 그 역량을 ‘더 필요한 곳’ 쓰기로 결심한 김왕기 대표는 이제 인공지능(AI)을 통해 중소기업에 도움이 되겠다는 뜻을 세웠다. 

1963년생 김 대표가 안정적인 직장을 관두고 마케팅 회사를 세울때 나이는 44세였다. 김 대표는 우연찮은 계기로 ‘마케팅’ 한 길만 파면서 업계에서 알아주는 전문가가 됐다. 그는 직장인은 회사에서 발령 내면 끝이다”며 “전공을 직업으로 갖는 일이 흔치 않은 것도 그런 이유 아니겠나. 그런데 마케팅을 고집하지도 않았는데 어쩌다 보니 회사에서 쭉 마케팅을 해왔다. 그리고 그게 성과로 이어지니 회사에서도 인정해줬다”고 말했다. 

남들보다 빨리 승진하고 그룹의 오너까지 직접 마주하던 그는 우연한 계기로 중소기업을 만나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회사를 다닐 때 정부 지원사업의 심사위원이 됐다”며 좋은 제품을 가지고 활동하는 분들을 수없이 만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작은 곳들은 마케팅을 못 한다. 약간의 가치만 더해도 쉽게 성공할 수 있는 게 내 눈에는 보이는데 그걸 못 하는 게 답답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 훌륭한 기업들을 키울 방법이 뭐가 있을까’라고 고민한 끝에 직접 회사를 차리고 더 많은 중소기업들을 만나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김 대표는 회사에서 중소기업 컨설팅 해주는 일을 10년 정도 했다”며 그러다가 문득 ‘왜 자꾸 내가 이런 자리에 오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을 볼 때면 내가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조금씩 꾸준히 쌓여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돈 욕심은 없다”며 그때는 그게 멋있는 삶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시작했다. 힘든 일도 많았지만 인생은 ‘즐겁게 힘드냐’ 아니면 ‘괴롭게 힘드냐’의 차이인 것 같다. 나는 지금도 이 일이 너무 설렌다”고 말했다. 

김왕기 WK마케팅그룹 대표. (사진=이승재 기자)



김 대표는 마케팅이 사람을 이해하고 가치를 전환해주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마케팅은 무형의 성공 노하우를 자산으로 삼아 고객사에 뭔가를 해주는 일”이라며 이 일은 본질을 파악하고 진심을 전할 때 성공한다. 제품이 ‘물건’이면 브랜드는 ‘사람’이다. 제품이 아닌 브랜드 자체를 좋아하게 만드는 게 마케팅의 역할이다. 매력을 부여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역할이다”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마케팅의 핵심은 세상이 바뀌는 흐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AI가 전 세계 산업을 뒤흔들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자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2023년 11월. 오픈AI가 더 강력해진 AI 모델 ‘GPT-4 터보’를 공개하면서다. 김 대표는 당시 터보를 보자마자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했다. AI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처하지 않는 기업은 다 죽는다’라는 위기감까지 들었다. 김 대표는 단순 컨설팅도 끝나는 게 내 눈에는 보인다”며 우리가 가장 강점이라 생각한 것이 우리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그때부터 당장 AI를 공부하고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AI는 마케팅을 변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흐름이다. 김 대표는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의 변화가 세 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번 AI다. 그는 AI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변화를 합친 것 이상의 큰 변화”라며 그럼 그걸 마케팅에 적용하는 것도 당연한 수순 아니겠나. 하나의 트렌드가 아닌 숙명”이라고 설명했다.

AI 연구를 시작한 이후 밤새우는 일도 많아졌다. 심지어 그게 즐겁다고 한다. 김 대표는 밤을 새우는 게 고통스러우면서 좋다”며 지금 1시간만 더 하면 성과가 나고 결과물이 눈에 보일 것 같으면 그만둘 수 없다. 여기서 멈추면 다음 날 까먹을 수도 있고 안 하게 될 수도 있지 않냐. 그래서 계속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올해 4월 WK마케팅그룹이 출시한 전략가형 AI ‘플랜 AI’가 그 결과물이다. 쉽게 말해 AI가 마케팅 전략가, 전문가처럼 추론하고 문제점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이다. 

플랜 AI의 차별점은 ‘단계적 사고’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다양한 질문과 그 질문의 퀄리티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스텝 싱킹(단계적 사고)’의 전문가다. 제품이나 브랜드를 보면 질문이 끊임없이 떠오른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 AI는 이 과정을 하지 못한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이 질문하지 않으면 AI도 질문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AI는 천재인데 만드는 사람이나 사용하는 사람이 바보면 그 정도 결과만 나온다”며 플랜 AI는 인간 전략가의 사고를 이식하는 과정을 거쳤다. 다른 제품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플랜 AI가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맥락 정보’가 중요하다고 했다. 정보가 많을수록 정확한 결과가 나온다. 인터넷에서 일반적으로 수집한 데이터만 가지고 와서 결과를 도출하면 스토리가 담기지 않는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맥락 정보가 필수다. 김 대표는 보통 기업의 대외비 자료가 전부 맥락 자료인 셈”이라며 그런 부분을 기업에서도 동의하고 모든 정보를 다 제공해야 ‘전략’이라는 게 생긴다. 무수히 많은 스텝 싱킹과 맥락 정보가 합쳐진다면 완전히 다른 결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A 사업부의 7월 마케팅 전략과 계획을 수립하라, A 사업부의 브랜드 정보는 00사이트를 참고하라’라는 입력을 넣는다. 전략 AI는 훈련받은 대로 프로세스별 고려사항, 소비자 니즈와 트렌드, 경쟁·시즌·유통 상황을 고려해 그럴싸한 방향과 마케팅 전략, 소비자 프로모션 안을 내놓는다.

그렇다면 이 기획안은 실행 가능할까? 아니다. 이 과정은 마치 오은영 박사에게 하루 만에 아이를 바꿔달라 하는 것과 똑같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상황(배경)을 만드는 일이다. 역사, 헤리티지, 앞으로의 방향성, 실패와 성공의 경험 데이터 등이 그것이다. 이런 데이터를 알아야 AI도 제대로 된 전략을 내놓기 시작한다. 이것이 ‘맥락정보’다. 

그러나 맥락정보의 중요성을 아는 곳은 많지 않다. 국내 기업 AI 사용자들이 맥락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는 14.1%에 그친다. 회사나 브랜드 링크까지 제공하는 사람이 22.8%, 파일 1개를 제공해주는 사람이 28.3%다. 

플랜 AI를 통한 김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중소기업도 대기업처럼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드는 것이다. 돈보다는 사회를 바꾸고 좋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어 창업을 시작한 그 순간의 김왕기와 플랜 AI를 만드는 2025년의 김왕기는 여전히 같은 사람이다. 그가 가진 신념은 변한 게 없다.

그는 그동안 마케팅은 대기업의 전유물이었다”며 큰 기업들은 몇억씩 턱턱 내면서 마케팅을 하지만 중소기업은 1000만원도 없어서 마케팅을 못 한다. AI 마케팅은 이전과 다른 컨설팅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AI로 가는 흐름을 피할 수 없다면 우리가 먼저 조금 더 저렴하게 모두가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 돈이야 다른 것으로 벌면 그만이다”라고 전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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