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테온 닮은 돔 아래 붉은 철인... 안도 다다오·안토니 곰리 국내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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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44개의 계단을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 반구형의 지하 공간.
둥근 천창과 아치형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내부 직경 25m, 높이 7.2m의 지하 공간을 조용히 비춘다.
천창과 아치형 창이 있는 주 공간에서는 관람객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몸이 딛고 설 수 있는 땅이자, 감각과 사유의 장"으로 곰리가 직접 구상한 공간에는 앉거나 누운 자세의 인체를 형상화한 철제 조각 7점이 드문드문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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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안토니 곰리의 협업
국내 최대 규모 곰리 개인전 시작

지상에서 44개의 계단을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 반구형의 지하 공간. 둥근 천창과 아치형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내부 직경 25m, 높이 7.2m의 지하 공간을 조용히 비춘다. 공간에는 사람 형상의 철제 조각 7점이 놓여 있다. 자연과 몸, 내면을 관조하는 일종의 표식 같다.
영국의 조각 거장 안토니 곰리(75)가 강원 원주시 산자락에 만든 전시관 '그라운드(ground·대지)'가 지난 19일 모습을 드러냈다. 그라운드는 일본 건축 대가 안도 다다오(83)가 설계한 '뮤지엄 산' 플라워 가든 아래에 있다. 안도는 곰리의 그라운드 설계 작업에도 참여했다. 그라운드에는 곰리의 픽셀 조각 연작이 세계 최초로 영구 설치된다.

판테온 본뜬 공간, 7개의 정거장

로마의 신전 판테온에서 영감을 받아 4분의 3크기로 만든 전시관은 관찰 공간과 주 공간으로 분리된다. 관찰 공간에서는 벤치에 앉아 유리창을 통해 공간과 작품, 관람객을 관조할 수 있다. 천창과 아치형 창이 있는 주 공간에서는 관람객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몸이 딛고 설 수 있는 땅이자, 감각과 사유의 장"으로 곰리가 직접 구상한 공간에는 앉거나 누운 자세의 인체를 형상화한 철제 조각 7점이 드문드문 자리한다. 조각들은 언뜻 녹슨 듯 붉은빛을 띤다. 개관 당일 기자들과 만난 곰리는 "교토 료안지 정원의 15개 바위에서 착안했다"며 "고체의 단단함을 배치해 고요하게 정지된 일종의 정거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그는 "몸은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고 느끼게 하는 매개체이고, 조각은 그런 신체 감각의 촉매이며 그라운드는 감각을 회복하는 장소"라고 덧붙였다.
이날 영상 편지로 개관 소감을 전한 안도는 "곰리의 작품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고 죽는지, 생명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묻는다"며 "지구가 있고, 지구 너머로 푸른 자연이 있다는 사실을 환기하는 공간에 100년이 지나도 곰리의 작품이 있을 걸 생각하면 벅차다"고 밝혔다. 곰리도 "녹슨 조각들은 지구에서 나온 것임을 암시하는 동시에 시간의 변화를 상징한다"며 "(조각이) 자연에 노출돼 변화하는 풍경을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철로 구현한 자유분방 에너지

상설관 개관을 기념해 뮤지엄 산 본관에서 국내 최대 규모로 열리는 곰리의 개인전 '드로잉 온 스페이스'에서는 2015~2017년 제작된 '리미널 필드(liminal Field·경계의 장)' 연작, '올빗 필드 II(Orbit Field II·궤도의 장)' 등 최신작을 포함해 조각 7점, 드로잉·판화 40점, 설치 1점이 나왔다.
관람객은 가는 철을 둥글게 연결해 180m 크기의 인체 형상을 빚은 조각 연작과 굵은 철을 거대한 원으로 만든 조각 사이를 넘나들며 역동적이고 자유분방한 에너지를 체험할 수 있다. "우리의 몸은 우주만큼이나 미지의 자율적인 존재다"라는 곰리는 "인간이 동물적인 본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시(개인전)는 11월 30일까지.

원주=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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