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사우스 큰형님 브라질…'탈중국·상류층·제조업' 이유로 한국 선호
[편집자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취임 후 150여일이 지난 현재 WTO(세계무역기구)와 FTA(자유무역협정)로 상징되던 '자유무역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적 관세 공격은 세계 무역 질서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자유무역은 선(善)'이란 믿음은 한때의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보호무역'이 새로운 현실로 자리잡고 있다. 자유무역의 최대 수혜국이었던 한국은 이제 벼랑 끝에서 생존 전략을 다시 짜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세계 경제 지형이 요동치는 지금, 대한민국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머니투데이는 관세전쟁의 현장을 조망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현실적인 수출 위기 돌파구를 모색한다.

'남미의 종주국'을 자부하는 브라질. 모든 제품을 자체 생산하고 소비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나라다. 사탕수수 등 1차산업부터 우주·항공 등 최첨단산업까지 산업 기반이 넓다.
하지만 산업 기반이 넓다보니 산업군 곳곳이 비어 있고 기술력도 낮은 편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아 수출 다변화를 시도 중이다. 멀고 험한 나라지만 기회도 많다.
이에 따라 한국산 내연기관 부품 수요가 여전히 높다. 루안 펠리페 지 모라이스 Brabham 오토모티브 대표는 "브라질에서 한국차의 애프터마켓 수요가 높아 서스펜션 등 부품을 수입하고 있다"며 "모터, 엔진, 조향장치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계도 브라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호제리오 마틴 ASTON 공동대표는 "중국산 제품이 너무 싸게 들어오지만 한국산은 A/S(사후관리), 기술 대응, 코트라 신뢰 등으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ASTON은 범용 석화제품부터 고부가 제품까지 한국산을 사용 중이다.
브라질은 중국산 수입 비중이 24.2%에 달한다. 전기전자, 자동차부품, 플라스틱 등 다양한 품목이 대상이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 정부는 철강 등 주요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2036년까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36%까지 올릴 방침이다.

알렉산드리 제라우디 AT 대표는 "브라질 상류층은 기술 이해도가 높아 한국 IT제품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빙로봇을 도입한 후 실제 손님도 늘었다. "서빙 로봇때문에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한다"고 제라우디 대표가 귀뜸하며 "호텔측에서 다른 구역에도 활용가능한지 문의했으며 경쟁호텔 등에서도 관심전화가 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은 인건비는 상대적으로 낮다. 월 최저임금은 245달러 수준이다. 주유소에 자동차가 진입하면 직원 3명 정도가 달라붙어 공기압 체크, 엔진오일 점검 등을 무료로 해준다. 다만 숙련도가 낮은 편이다.
상류층은 응대 품질을 중요시해 로봇 선호도가 높다. 직원 3명의 서비스보다 자동세차기의 서비스를 만족해한다. 코트라 상파울루 무역관 관계자는 "자동세차기 등이 상류층 전용 서비스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상류층만을 위한 에스테틱 제품군에 'Made In Korea'가 합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필러다. 국내서는 기술·가격 경쟁이 치열한 상황으로 미용 목적의 필러 시술이 일반화 돼있다.
브라질 알짜기업 CIMED의 줄리아나 마르케스 사업개발팀장은 "1년치 물량이 45일 만에 소진됐다"며 "상류층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건강·웰빙 관련된 제품을 판매하는 CIMED는 비상장 기업이지만 조 단위 매출을 올린다.
브라질 필러 시장은 10억달러 규모며, 연 30% 이상 성장 중이다. 마르케스 팀장은 "5년 전 코트라를 통해 한국 기업을 알게 됐고 지속적으로 기술력을 검증했다"며 "한국산 필러가 중산층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CIMED가 성급하게 한국산 에스테틱 제품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마르케스 팀장은 5년전 코트라를 통해 처음 접한 이후 꾸준한 시장조사와 한국기업의 기술력에 대한 검증을 수차례 진행했다.
마르케스 팀장은 "브라질 뷰티 시장에서 '한국'을 기준으로 만드려고 한다"며 "1등급 품질과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한국산 제품이 지금은 상류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으나 중산층까지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상파울루(브라질)=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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