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26개동 첫 ‘싱크홀 지도’ 절반이 안전도 낮은 4, 5등급[히어로콘텐츠/크랙上-①]
3월 명일동서 폭 18m 싱크홀 발생
서울시, 작년 만든 자료도 비공개
본보-지하안전協, 서울 땅밑 분석
싱크홀 68%가 4, 5등급서 발생

최근 잇단 싱크홀 사고가 인명 피해로 이어지자 ‘내 발밑이 안전한지’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지난해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완성했다고 발표했지만 명일2동 사고 이후에도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서울 전체 면적(605.200km²)의 50.2%인 303.930km²는 안전도가 낮은 4, 5등급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총 426개 행정동 중 208개로 특히 한강 주변에 집중됐다. 과거 서울에서 벌어진 싱크홀 사망 3건, 깊이 5m 이상 대규모 싱크홀 사고 3곳을 지도와 비교해 보니 4, 5등급 지역이었다. 싱크홀 현황 집계가 시작된 2018년 이후 올해 5월까지 서울에서 총 132건의 싱크홀이 생겼는데 68.2%(90건)가 안전지도상 4, 5등급 지역인 것으로 확인됐다. 싱크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실제 사고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 보기
https://original.donga.com/2025/sinkhole1
기술 분석을 맡은 이호 한국지하안전협회장은 “4, 5등급 지역은 지반 침하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인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 이런 곳에서 굴착 공사를 할 때 엄격한 안전조치를 하지 못하면 대형 침하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말하면, 5등급 지역이라도 이제부터 안전 확보에 필요한 적정 공법을 쓰고 감독, 감리, 시공 안전조치를 철저히 한다면 싱크홀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회장은 “싱크홀은 초기의 작은 사고 징후에도 민감하게 대응해야 큰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1동-압구정동-여의동… 싱크홀 안전 4, 5등급 한강벨트 많아
‘서울 싱크홀 안전지도’ 분석해보니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4번 출구. 지하철 공사 현장 주변의 보도블록이 군데군데 내려앉거나 깨져 있었다. 울퉁불퉁하게 내려앉은 바닥 곳곳에는 새벽부터 내린 비가 웅덩이를 이루고 있었다. 바로 옆 시멘트 바닥에는 새끼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균열이 수 m 이어졌다. 화단, 환기구 등 구조물 곳곳에는 균열을 보수한 흔적이 보였다.

● 5등급 여의동 가보니 굴착 주변에 균열
여의동은 종합등급 5등급을 받은 33개 동 중 다섯 가지 평가 영역에서 모두 4등급 이하를 받은 유일한 동이었다. 지하안전정보시스템(JIS)에 싱크홀 사고가 취합되기 시작한 2018년부터 최근까지 여의동에서는 6번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서울의 동들 중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싱크홀이 한번 일어난 곳 주변에서 다시 일어날 확률이 높다며 주의 깊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싱크홀이 한번 발생한 위치에서 반경 100m 이내에 또 다른 싱크홀 혹은 공동(空洞·땅속 빈 공간)이 생길 확률이 67%였다. 100곳 중 67곳은 주변에 또 발생한다는 의미다.


동행한 변광욱 한국지하안전협회 부회장은 “보도블록 균열은 지하 공사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공사장 주변에서 물이 빠져나간 공간을 흙이 메우면 땅이 점점 가라앉는다. 시간이 지나면 밑으로 내려앉아 지표면의 보도블록과 흙 사이에 빈틈이 생긴다. 그 지점에 하중이 집중되면 보도블록이 깨지거나 금이 간다. 변 부회장은 “한강과 바로 접한 여의도 지반은 모래와 흙이 뒤섞여 무르다”며 “이렇게 지반이 약한 곳에서는 굴착 공사 구간으로부터 반경 200m 주변 땅까지 침하될 수 있다”고 했다.
● 삼성1동 싱크홀 빈번, 압구정동 노후 건물 밀집


서울 426개 동 중 싱크홀 안전도 1등급을 받은 곳은 관악산과 서울대 관악캠퍼스가 있는 관악구 대학동뿐이었다. 2등급 지역도 관악구에 8개로 가장 많았다. 그 외 북한산(강북구 우이동), 안산(서대문구 홍은1동 등) 등의 행정동이 주로 안전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도 4, 5등급 지역이 ‘당장 땅이 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싱크홀은 지하 매설물 손상, 굴착 공사 안전 부실 등 여러 요인이 결합해 영향을 미친다. 기본적으로 안전도가 낮은 4, 5등급 지역에서 이런 인위적인 요인까지 가해지면 싱크홀이 생길 확률이 커진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안전지도를 통해 위험 지역을 미리 선별하고, 그 지역의 굴착 공사를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크랙: 땅은 이미 경고를 보냈다’는 인명, 재산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도심 싱크홀 문제를 파헤쳤습니다. 시민 불안은 커지는데 정부와 서울시는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히어로팀은 전문가들과 ‘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를 만들었습니다. 디지털 인터랙티브 버전 ‘크랙’ 시리즈는 24일 오전 3시 온라인 공개됩니다.
▶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 보기
https://original.donga.com/2025/sinkhole1
히어로콘텐츠팀
▽ 팀장: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취재: 공승배 주현우 기자
▽ 프로젝트 기획: 임상아 ND
▽ 사진: 홍진환 기자
▽ 편집: 이소연 기자
▽ 그래픽: 김충민 기자
▽ 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ND
▽ 인터랙티브 디자인: 정시은 CD 이형주 인턴
서울시 싱크홀 안전지도
◇안전도 분석에 활용한 공공데이터=지질분포(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서울시 지질도), 충적층·토사층 두께(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가지반정보통합DB), 지하수위(서울시 지하수 측정연보), 지하수위저하(서울시 지하수 보조관측망 변동분석), 토양침투성능(국립농업과학원 토양분포도), 지하철 노선분포·정거장 밀집도(서울시지하철노선도), 지반침하이력 밀집도 및 규모(지하안전정보시스템), 30년 이상 노후건물 분포도(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지도 제작 기술자문=△총괄 이호 한국지하안전협회 회장 △지질특성분석 정경문 정찬규 천명남(이하 협회이사) △수리특성분석 유재성 우상백 구본민 △지하공간개발현황분석 변광욱 장우선 △지하공동발생현황분석 김창동 김한응 △지반침하이력분석 남준희 김승진 △자문 안상로 협회 고문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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