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꺼낸 이란, 정권교체 언급한 트럼프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5. 6. 24.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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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길 막히면 세계적 오일 쇼크
이스라엘, 이란 핵 시설 또 공습

미국이 지난 21일 이란의 핵 시설 3곳에 대규모 폭격을 단행하자 이란이 세계 에너지 시장의 ‘급소’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전 세계 석유 해상 운송량 25%가 지나는 이 뱃길이 막히면 유가가 급등하는 ‘오일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22일에는 이란 의회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뉴스위크는 “이란이 실제 핵무기 제조에 나서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중대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의 모든 핵 시설에 기념비적 손상이 가해졌다. 말살(obliteration)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했지만, 이란은 “사전에 핵 농축 물질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 놓아 피해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 미 공습에 앞서 트럭들이 핵 시설에서 농축 우라늄을 운송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도 포착됐다. 트럼프는 “이란 현 정권이 이란을 위대하게 만들 수 없다면, 왜 정권 교체(regime change)가 일어나지 않겠는가”라며 이란의 체제 변화를 시도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양측이 쉽사리 실행에 옮기기 힘든 카드를 흔들면서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상황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미국의 공습 이튿날 이란 포르도 핵 시설을 다시 공격했다. 포르도는 미국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GBU-57 벙커버스터 폭탄 12발을 투하한 곳이다.

◇푸틴 “이란 도울 준비 됐다”… 실제 군사 지원할지는 불투명

이스라엘이 포르도 핵 시설을 재차 공격한 것은 “시설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공습”이었다고 밝혔다. 전날 미군의 공습으로 지하 핵 시설이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복구를 위한 인력·장비의 차단 등을 목표로 추가 공습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 정권 교체를 언급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트럼프가 이란 정권 교체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박에 직면한 이란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22일 러시아 모스크바로 날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푸틴 대통령이 아라그치를 만나 “이란에 대한 침략은 근거가 없다”며 “러시아는 이란 국민을 도울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고 23일 보도했다.

푸틴 만난 이란 외무장관 - 러시아를 찾은 아바스 아라그치(오른쪽) 이란 외무장관이 23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AFP 연합뉴스

1979년 집권한 이란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은 강경한 반미 노선을 고수하며 소련·러시아와 밀착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드론의 상당수를 이란에서 공급받았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 러시아가 이란에 군사적 지원으로 ‘보은’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지난 18일 푸틴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고 있는) 이란에 무기를 제공할 준비가 됐느냐’는 질문에 “(이란과의) 협정에는 군사 협력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미국이 관여하며 종전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특히 트럼프는 최근 캐나다에서 열린 G7(7국)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가 포함된 G8 체제 복원 필요성을 주장하는 등 푸틴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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