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판결] 반도체 공장서 11년 일한 근로자 사망… 법원 “업무상 재해 인정”
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반도체 공장에서 11년간 일한 뒤 질병으로 사망한 근로자에 대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화학물질이 질병의 원인이라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더라도 작업 환경과 질병의 인과관계를 쉽게 부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A씨는 2004년부터 국내 한 반도체 공장에서 여러 화학물질을 사용해 반도체 웨이퍼를 연마·세정하는 업무를 해오다 2016년 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을 받았다. 이듬해 백혈병의 전조 단계 중 하나인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진단을 받았고, 2018년 12월 45세 나이에 결국 숨졌다.
A씨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 급여를 청구했으나 공단은 “화학물질과 질병의 관련성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거절했다. 역학조사 결과, ‘작업 환경에서 디클로로메탄 등 유해 물질이 검출됐지만, 백혈병 자체에 대한 연구가 대규모로 이뤄지지 않아 이런 물질과 질병 사이 연관성을 규명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이 난 것이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최수진)는 A씨의 배우자가 “유족 급여를 지급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작업 환경상 유해 요소들이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확인할 자료가 부족하다고 의학적·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해석해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A씨가 주 6일 교대 근무를 하며 매주 평균 60시간 일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누적된 장시간 근무로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여러 유해 인자에 노출된 것이 발병과 악화에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공단 측이 항소하면서 이 사건은 서울고등법원에서 다시 다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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