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주민 외면 ‘지하수 저류댐’ 생활 오폐수 흐르는 길목에 위치
주거지 가까이서 취수 등 ‘신뢰 ↓’
덕적도·소야도… 유사 문제 걱정

환경부가 지난 2020년 섬 지역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23억원을 들여 만든 인천 옹진군 대이작도 ‘지하수 저류댐’이 주민들에게 외면받으며 5년 가까이 사용되지 않고 있다.
대이작도 지하수 저류댐은 환경부가 2018년 전국 최초로 착공해 2020년 준공한 섬 주민 식수원 확보 시설이다. 사업비 22억6천800만원 중 90%(20억4천100만원)가 국비로 투입됐고 하루 180t 규모 취수용량을 확보했다.
지방상수도가 없는 섬 지역은 대부분 생활용수를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 물 사용량이 증가하는 여름철, 가뭄 등 시기엔 취수할 수 있는 지하수가 줄어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곤 한다.
환경부는 섬 지역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지하수 유출을 줄이는 저류댐 시설을 대이작도에 시범 추진했다. 섬 지하 4.8~13.9m 깊이에 지하수 흐름을 막는 차수벽을 설치하고, 높아진 지하수 수위에 맞춰 취수장과 정수장을 만들었다.
기대와 달리 대이작도 지하수 저류댐은 현재까지 한 번도 쓰이지 않았다. 주민들 사이에서 수질오염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지하수 저류댐이 설치된 대이작도 장골마을은 다수의 숙박업소, 해양생태관이 있어 관광객 방문이 많은 곳이다. 대이작도에는 하수처리시설이 없어 각 가구와 숙박업소 등에서 나오는 생활 오·폐수가 개인 정화조를 거쳐 외부로 버려진다.
생활 오·폐수는 개울을 따라 저지대인 북쪽 바다로 흘러가는데 해당 길목에 지하수 저류댐이 묻혀 있어 마을 주민들이 지하수 수질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100m 이상 깊이에서 취수하는 보통의 지하수와 달리 저류댐의 지하수는 취수 깊이가 30~40m로 얕다. 취수장 위치도 마을 중심부와 거리가 200여m로 가까워 사용이 꺼려진다는 게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다.
강태무 전 이작1리 이장은 “보통 지하수는 주거지와 거리가 먼 곳에서 취수해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물을 흘려보내지만 새로 만든 지하수 저류댐은 그렇지 않다”며 “주민 모두가 저류댐 사용을 꺼리고 있다”고 했다.
해결책은 섬 지역 하수처리시설과 하수관로 건설이다. 하수처리장이 생기면 오·폐수를 모아 한 곳에서 처리해 지하수 오염을 막을 수 있다. 인천 육지는 하수처리시설 보급률이 95~100% 수준이지만 섬 지역은 59.2%에 불과하다. 옹진군이 대이작도에 추진 중인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은 오는 2029년 준공이 예정돼 있다. 이에 지하수 저류댐은 한동안 방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남동부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시범 가동할 때 확인한 수질은 문제가 없었다”면서도 “주민들이 사용을 원치 않아 가동을 하지 않고 있다. 하수처리시설과 하수관로 등이 설치된 후 주민들이 저류댐을 신뢰할 수 있을 때 가동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다른 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환경부와 인천시, 옹진군은 덕적도(진리 산 410 일원)와 소야도(덕적면 소야리 533 일원)에도 56억3천만원(국비 70%)을 투입해 지하수 저류댐 설치를 추진 중이다. 덕적도는 마을과 비교적 먼 곳에 시설이 들어서지만 소야도는 이작도처럼 마을 저지대에 저류댐 설치가 예정돼 있다.
덕적도 저류댐은 올해 준공 예정이며, 소야도는 현재 설계 단계다. 인천시 수질하천과 관계자는 “소야도 저류댐의 위치 적정성 등을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조경욱 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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