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있다, 전국에 잇다]합천운석충돌구

김상홍 2025. 6. 23. 20:4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직경 200m 거대 운석 충돌 흔적 합천 초계·적중면에 새겨져
세계 지질 유산·관광 콘텐츠로 재발견, 로컬브랜드 인프라 구축
지질테마공원 조성 추진·올해 국가지질공원 후보지 신청 계획
지금으로부터 약 5만 년 전, 하늘에서 날아온 직경 200여m 크기의 거대한 운석이 이 땅에 우주의 흔적을 남겼다.

합천군 초계와 적중면 일대에 형성된 둥근 그릇 모양의 거대한 분지는 한반도의 유일한 운석 충돌구이자 오늘날 세계가 주목하는 지질유산이다. 이 운석 충돌의 흔적은 과학적 가치에서 출발해 오늘날, 합천의 정체성을 담은 새로운 공간과 콘텐츠를 품은 곳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운석충돌구 전경

◇한반도 유일의 운석충돌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 2020년 합천군 초계·적중면 분지에서 시추코어 조사와 광물 분석을 통해 운석 충돌의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

130m 깊이의 시추코어에서 충격 원뿔암을, 142m 지점에서는 석영광물 내 평면 변형구조를 발견한 것이다. 이는 강력한 충격을 받아야만 생성되는 지질학적 특징으로 이 지역이 단순한 분지가 아닌 운석 충돌에 의해 형성되었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다.

이 연구결과는 같은 해 12월, 국제 학술지인 곤드와나 리서치(Gondwana Research)에 등재되며 국내 최초, 동아시아에서 두 번째 운석충돌구로 공식 인정받았다.

충격원뿔암

합천운석충돌구는 현재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교의 'Impact Earth' 데이터 베이스에 세계 202개 공식 운석충돌구 중 하나로 등록돼 있다.

특히 합천운석충돌구의 지름은 약 7㎞에 달해 동아시아 최초로 발견된 중국 슈엔 운석충돌구보다 3.7배 이상 크다. 규모 면에서도 세계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지난해 8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GC 2024 세계지질과학총회'에서 합천운석충돌구를 전 세계 지질학자에게 알리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과학적 입증과 국제적 인정을 통해, 합천운석충돌구는 한반도를 넘어 세계적 지질 유산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져 나가고 있다.

운석충돌구 관광안내소

◇관광자원화를 위한 기반구축

합천 운석충돌구의 지질학적 가치를 직접 보고, 걷고, 느낄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기반시설을 만드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2023년 9월 문을 연 합천운석충돌구 관광안내소에는 운석충돌구의 형성과정과 지질 배경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상, 패널, 지오사이트 시추 표본 등을 전시하면서 지질유산에 대한 탐방객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있다.

2024년도에는 운석충돌구를 둘러싸고 있는 8개의 봉우리를 연결한 총 길이 약 33㎞의 '합천 운석충돌구 환종주 탐방로'를 조성했다. 이 탐방로는 총 7개 구간으로 나뉘며 안내판과 쉼터, 전망대 등을 설치해 탐방객의 편의를 높였다. 특히 대암산과 미타산 전망대에서는 운석충돌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별쿵' 포토존을 마련해 지질유산의 상징성을 더했다.

더불어 초계·적중면 일원에 설치한 '별쿵' 상징조형물은 운석충돌구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으며 운석충돌의 증거 지점을 찾고 지질자원 보존을 위한 지오사이트 개발과 전시자원 확보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합천군은 2023년 10월 '합천운석충돌구 세계지질테마공원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운석충돌구 기반조성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중 핵심이자 시작점이 바로 '합천운석충돌구 거점센터' 조성사업이다.

현재 초계면 194-2번지 일원에 연면적 961㎡, 지상 1층 규모로 건립 중인 거점센터는 홍보전시관, VR체험관, 소강당으로 구성되며 59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2026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교육과 체험, 관광을 연결하는 '지오 콘텐츠 중심'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운석충돌구 전경

◇별이 내려앉은 마을, 브랜드가 되다

합천운석충돌구를 중심으로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준비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가지질공원 인증제도는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지역에 대해 환경부가 공식 인증하는 제도로 지질자원을 체계적인 교육·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합천군은 '합천 국가지질공원 타당성·기초학술조사 및 인증신청 학술용역' 착수를 시작으로 지질명소에 대한 문헌조사와 전문가 합동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지질학적 가치를 검토하는 등 관련 절차를 단계적으로 밟아가고 있다.

올해 말 국가지질공원 후보지 신청을 계획하고 있으며 후보지 선정 후 2028년 최종 인증을 목표로 로드맵을 수립했다. 장기적으로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운석충돌구 거점센터 조감도

합천운석충돌구의 잠재력은 '지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신비롭고 고유한 자연 이야기는 이제 지역의 새로운 정체성과 매력으로 확장되고 있다.

합천군은 지난 5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5년 생활권 단위 로컬브랜딩 활성화 사업' 공모에 선정되며 운석충돌구를 테마로 한 지속가능한 지역 브랜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브랜딩 슬로건은 우주의 신비가 깃든 하늘과 땅에서 만끽하는 '합천 별 내린 마을'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대암산 별광장 조성, 운석충돌구 환종주 탐방로와 패러글라이딩을 연계한 체험 콘텐츠, 지오사이트를 탐방하는 별별 지오트레일 등 인프라 조성과 더불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김윤철 군수는 "합천운석충돌구는 과거의 흔적에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미래를 만들어 가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과학과 자연,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운석충돌구를 차별화된 지역 브랜드로 만들고, 세계적인 지질관광지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상홍기자

 

운석충돌구 전경
운석충돌구 전경
운석충돌구 전경

 
운석충돌구 리플렛

 

Copyright © 경남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