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2주에 4,000만 원”.. 저출산보다 더 무서운 육아비 현실

제주방송 김지훈 2025. 6. 2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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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조리원·학원비 줄줄이 인상.. 출산율은 떨어지는데, 시장은 더 벌어
“아이 낳을수록 지갑은 바닥”.. 부모만 무너지는 구조, 누가 손댈 것인가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는데,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 아동 학원은 오히려 매출이 뛰고 있습니다.

조리원 비용은 2주에 4,000만 원을 넘기는 곳도 등장했습니다.
수요는 줄었지만, 가격은 더 올랐고, 부담은 고스란히 부모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육아와 교육은 줄일 수 없는 ‘필수 소비’가 되었고, 시장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구조는 육아비를 더 키우고, 다시 출산을 꺼리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 출산율은 떨어지는데, 매출은 오른다?

하나금융연구소가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2024년 2년 동안 산부인과 매출은 9.7%, 산후조리원은 2.9%, 소아과는 22.7% 상승했습니다. 

학원 부문에서는 입시 보습 학원이 11.5%, 예체능 계열 학원이 5.1% 증가했습니다. 

이른바 ‘저출산 카테고리’에 속하는 업종 대부분.매출 증가세를 기록한 셈입니다.

점포 수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산부인과(2.3%), 소아과(1.8%), 입시 보습 학원(6.5%) 등은 오히려 점포가 늘어났습니다. 아동복 판매점 역시 매출이 2.6% 증가했습니다.

반면 MZ세대의 소비 기반이던 비디오·음반 판매점(-6.3%), 노래방(-4.6%) 등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며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이는 출산이 줄었어도 육아·교육 분야는 ‘줄일 수 없는 소비’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특히 산후조리원은 시설 수는 줄었는데도 가격은 급등했습니다. 

2018년 548곳이던 조리원 수는 2024년 기준 452곳으로 100곳 가까이 감소했지만, 평균 이용료는 2주 기준 221만 원에서 287만 원으로 30% 가까이 뛰었습니다. 

심지어 강남의 일부 조리원 특실은 4,000만원이 넘는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히니금융연구소 제공


■ 가격은 오르고, 경쟁은 줄고.. 부모만 지출 늘었다

문제는 이 같은 ‘가격 인상 + 수요 고정’의 구조가 장기적으로 저출산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출생아 수는 줄었지만, 의료와 교육은 줄일 수 없는 필수재입니다. 수요가 쉽게 줄지 않다 보니, 공급자는 오히려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출생아 수 감소에도 일정 수요가 유지되는 필수 업종의 경우, 고객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인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산업은 효율성과 수익성만 남기고, ‘가족’과 ‘공공성’이라는 가치는 점점 밀려나고 있습니다.

예컨대 조리원처럼 점포 수가 줄어들면 경쟁이 느슨해지고, 가격은 오르지만 품질은 개선되지 않는 역전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도 큽니다.

이런 구조가 지속되면, 출산은 결국 ’지불 능력에 따라 가능한 선택’으로 바뀝니다.

부모의 부담은 더 커지고, 육아 산업 내부의 양극화는 더욱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 시장이 커질수록, 아이 낳긴 더 무서워진다

출산율 하락은 익숙한 통계지만, 부모가 실제로 마주하는 현실은 더욱 구조적입니다.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경제적 부담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 되었습니다.

국내 육아·아동 산업은 국산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수입·대체재의 진입은 제한된 폐쇄적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시장 경쟁은 약화되고, 가격은 쉽게 인상됩니다.

산업은 유지되지만, 그 무게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경제학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에 대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공정한 가격 감시와 함께 스타트업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 설계, 즉 시장 다변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입니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출산율 반등의 출발점을 ‘출산 이후 첫 지출 장벽을 낮추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손해가 시작되는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출산은 누구에게나 열린 자유가 아니라, 감당할 수 있는 사람만의 선택으로 남게 된다”면서 “지원금 몇 백만 원보다 조리원 비용을 절반으로 낮추는 시스템이 훨씬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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