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책 없이 혈세 줄줄 새는 노인 교통비 지원

경인일보 2025. 6.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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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우대권 부정승차는 지자체 재정의 누수를 가져오고 있지만 사실상 막을 방안이 없다. /경인일보DB


지자체들의 노인 교통비 지원사업에서 혈세가 새고 있다. 65세 또는 70세 등 일정 연령 이상 어르신들의 버스요금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포천, 의왕, 연천, 안산, 남양주, 구리, 안성, 평택, 성남, 안양, 군포, 여주, 하남시 등 경기도 내 13개 시에서 시행 중이다. 경기도 우대용 교통카드인 ‘G-PASS’ 카드를 통해 연간 12만~24만원 범위내에서 광역버스, 시내버스, 마을버스 이용시 교통비를 보전해주고 있다.

문제는 해당 카드를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사용해도 막을 방안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수도권 전철·도시철도의 경우 경로우대권 등의 부정승차를 막기 위해 게이트 태그시 노란색, 보라색 등의 LED등이 켜지면서 인식할 수 있도록 돼 있으며 단속도 벌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서울교통공사는 연평균 5만여건을 단속해 부정승차 부과금 3억여원을 징수했다. 또한 부정 승차가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30배인 부과금을 50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도 있다. 하지만 노인 교통비 지원사업의 경우 버스에서 교통카드 태그시 구분이 안돼 있으며 가족 등이 교통카드를 지갑이나 휴대전화 케이스 안에 넣고 사용할 경우 이를 걸러낼 방법이 없다. 단속도 없다. 게다가 부정사용 적발시 전철·도시철도처럼 수십 배의 부과금을 징수할 법적 근거가 명확지 않아 처벌도 불투명하다.

지난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 309개 공공기관에서 생계급여와 주거급여, 연구개발비 등의 부정수급액이 1천4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4년도 공공재정 부정수급에 대한 환수 등 제재 처분 이행관리 실태 점검 결과’에 따르면 환수가 결정된 부정수급은 총 16만2천42건, 제재부가금 288억원이 부과됐다. 2020년부터 시행된 공공재정환수법에 따라 보조금 등 공공재정지급금을 부정수급한 경우 그에 따른 이익을 환수하고 그 가액의 5배 이내로 제재부가금을 부과하지만 복지재정 수급과 관련한 도덕적 해이와 관리·감독 부실은 여전하다.

부정사용·수령은 지자체 재정의 누수를 가져오고 정당한 수급권자나 사회취약계층의 권리를 박탈하며 소중한 세금이 허투루 쓰이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가뜩이나 정부나 지자체들이 경기악화와 세수 부족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새어나가는 돈을 막는 게 우선이다. 관리·감독을 강화하여 부정사용에 대한 엄정한 환수·제재방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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