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예술인 뿌리내릴 맞춤형 지원책 목말라

지우현 기자 2025. 6. 2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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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 下. 안정적 예술생태계 필요
인천지역에서 결성된 한 오케스트라가 최근 경북 고령군을 찾아 작은 음악회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수년 전부터 지역 예술인들이 열악한 지원을 견디지 못하고 새로운 일거리를 찾거나 외지로 떠나고 있음에도 인천시는 제대로 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연구원 등 협력기관이 연구를 통해 어려운 실태와 대책을 제시했음에도 요지부동이다. 급기야 전문가들은 지역 청년예술인들이 활동할 기반을 갖춰야 안정적인 '예술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며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23일 기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연구원은 2022년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기획연구를 통해 '인천시 청년예술인 실태 및 지원 방안'을 내놓으며 시 정책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인천시는 예술인 지원사업에 대한 인지도도 낮고, 지원사업 참여 경험이 적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지역 예술인들은 지역(45.7%)에서보다 외지(54.3%)에서 활동하는 비율이 높아졌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시가 추진 중인 일자리정책에서도 예술인들을 배제했다며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고 권고했다. 당시 시는 청년 기본 조례 제16조에 따라 문화예술인의 생계와 창작활동이 맞물리도록 지원해야 했지만 일자리정책에만 치우쳤다. 이 때문에 많은 예술인들이 인천을 떠나 서울과 경기, 부산, 대구 등으로 뿔뿔이 흩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연구원 관계자는 "인천은 수도권인데도 지원이 적어 청년예술인들이 외지로 떠나 부산과 경남보다도 예술인들이 적고, 대구 등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며 "당시 청년예술인 지원을 위한 법률 및 조례, 정책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는 청년예술인들의 생계 지원은 뒤로한 채 작가의 작품활동을 지원하는 데 그쳤다. 이조차도 지역 전체 예술인을 대상으로 두면서 기반이 약한 청년예술인들을 배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청년예술인들이 성장할 수 없는 구도가 지속되면 예술생태계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하병훈 인천대 공연예술학과 교수는 "청년예술인들의 안정적 기반 확보를 위해 생계와 작업을 연계한 공공예술 분야 인프라 확대와 생태계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예술인들이 공공예술 사업 등을 통해 지역 내 유입 혹은 뿌리내릴 수 있는 지원과 대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책과 제도 접근 방식의 혁신과 이에 상응하는 인재 양성 및 지원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치재인 문화예술은 투입 대비 결과가 정량적으로 나오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복합적인 요소로 지역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특성이 있어 이에 맞춘 청년예술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 안팎에서도 청년예술인들이 모이도록 개성을 살린 지역 특화사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한다. 광역·기초단체 특성을 청년예술인과 연계해 살려내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실제 충북 충주시와 충남 공주시는 역사와 전통의 원도심 공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브랜드화해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지역을 떠났던 많은 예술인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감각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면서 외지에 있는 인구 유입까지 성공했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충주시는 최근 몇 년 사이 젊은 감각의 상가와 복합문화공간을 확대하면서 청년들의 볼거리 확산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공주시도 낙후한 원도심에 서울 한복판을 압축해 옮겨 놓은 것처럼 재구성하는 대대적인 공사를 완료해 세종시로 빼앗겼던 인구를 다시 불러들이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강래 중앙대 교수는 "모든 것이 풍족한 지금 시대에서 과거 굶주렸던 예술인의 삶을 지속하라고 강요해선 안 된다. 결국에는 예술인재를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다양한 교류와 협업 기회를 제공해 정주 여건을 개선한다면 분명 떠났던 예술인들도 다시 인천을 찾는 기회를 맞게 되리라 본다"고 조언했다.

지우현 기자 wh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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