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아리셀 참사 1주기] 산단 옆 소방서 無…골든타임 또 놓칠라

김혜진 기자 2025. 6. 23. 19:5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설치 기준 '주민등록 인구 수'
산단 밀집지 소방서·센터 無

화성 서부 산단 5곳, 지역대뿐
대형사고 대응 가능할지 우려

화학 특화 마도119 건립 확정
“산업 위험 중심 소방 배치를”
▲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 1주기를 맞은 23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법 앞에서 유족들이 박순관 아리셀 대표 등 책임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지난해 6월 화성시 전곡해양산업단지 내 리튬전지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소방인프라 부족으로 '골든타임 7분'을 지키지 못한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그럼에도 사건 발생 1년이 지나도록 경기지역 산업단지 소방 안전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인천일보 2024년 7월11일자 1면 등>

23일 인천일보가 경기지역 산업단지 202곳을 분석한 결과 반경 10㎞ 내에 소방서나 119안전센터가 있는 산단은 4곳에 불과했다. 화성 향남제약단지, 시흥·안산 반월국가산단, 시화국가산단, 이천 하이닉스산단 등이다. 소방서나 119안전센터, 지역대 등이 산업단지 안에 위치한 경우는 없었다. 대부분은 인접한 지역대 한 두곳 만으로 초기 대응을 해야 하는 구조다.

아리셀 화재 당시 서신119지역대는 사고 현장까지 4.3㎞ 거리였지만 출동시간은 9~10분정도가 소요돼 골든타임(7분)을 넘겼다. 도로 폭이 좁고 과속방지턱이 많은 구간 등 문제도 한몫했다.

참사가 난 뒤 화성시와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마도·서신지역대에 소방 인력과 장비를 증원했고 '마도119안전센터' 건립을 추진해 이달 경기도의회 공유재산심의를 통과시켰다. 마도119안전센터는 전국 최초로 화학사고 대응에 특화된 '화학구조119안전센터'로 설계돼 2028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화성시가 함께 건의한 '소방서 1곳 추가 신설안'은 아직 경기도 예산 반영은 되지 않은 상태다.

화성시 관계자는 "마도와 서신 지역대에 인력과 장비를 확충했고 마도119안전센터 건립도 경기도 심의를 통과해 추진 중"이라면서도 "추가 소방서 신설은 예산이 반영돼야 가능하다"고 했다.

▲산단엔 사람 많아도 …'주민등록 기준' 소방 배치 벽

산단에 소방서나 안전센터를 설치하기 어려운 배경엔 제도적 허점이 자리하고 있다. 현행 소방 인프라 설치 기준은 '주민등록 인구 수' 중심이다. 하지만 산단 종사자는 주민등록상 인구에 포함되지 않는다. 1만명 이상이 매일 출퇴근하고 수많은 화학물질이 취급되는 대규모 산단조차 소방 설치 기준에선 '인구 미달 지역'이 되는 셈이다.

화성시만 해도 현재 소방서 1곳 아래에 안전센터 10곳, 지역대 6곳이 운영 중이지만 대부분 산단 밀집 지역에는 소방서도, 센터도 없다. 특히 아리셀 공장이 있는 화성 서부권은 마도·서신·송산 등 5개 산업단지가 몰려 있고 1만3000여명이 일하고 있음에도 인근에 지역대 2곳이 전부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화학물질 폭발' 같은 대형 사고가 다시 발생하더라도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 화성시는 지난 1월 특례시 출범 이후 소방력 확대를 추진 중이지만 예산·법령 등 제도적 기반 마련 없이는 한계가 뚜렷하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산단에선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만큼 산업위험 중심 소방 배치 기준이 시급하다"며 "소방력 확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아리셀 참사는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혜진·고륜형 기자 trust@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