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친했던 한국무용 전공 학생들 - 체중관리·공연준비·입시 ‘3중고’ - 실기 중심 특성상 강사 영향 커 - 채용 객관성·학생과의 갈등 주목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부산에서 고교생 3명이 동시에 숨지는 이례적인 사건(국제신문 23일 자 10면 등 보도)이 발생하면서 부산시교육청과 경찰이 배경 조사에 나섰다. 교육계에서는 학업 스트레스와 입시 부담이 결국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사단체는 교육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원인에 대한 진단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시교육청은 오는 25일부터 숨진 고교생 3명이 다닌 A예술고에 대한 특별감사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교육청은 특별감사를 위해 15명가량으로 별도 감사반을 꾸릴 예정이다. 교육청은 학교 운영 전반을 면밀히 들여다 볼 방침이다. 한동인 시교육청 감사서기관은 “학생들이 숨진 사건과 관련 있어서 특별감사를 진행하기보다는 최근 민원이 집중된 영향이 크다”면서도 “전공 강사와 학생들의 갈등 여부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이 학교의 전공 강사 14명 중 11명이 바뀌었는데, 이 또한 흔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학교가 강사선정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으로 전공 강사를 선정했는지, 강사에 대한 만족도는 어땠는지 등을 살필 계획이다. 유국종 시교육청 비상대응담당관은 “강사가 바뀌는 건 아이들 (훈련) 호흡과 관련되는 중요한 문제”라며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숨진 고교생 3명은 모두 A예술고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했고, 절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종이나 영상 형태로 남긴 유서에는 대학 진학의 어려움 등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 미술 등 다른 예술 종목과 달리 무용은 체중 관리와 공연 준비에다 대학 입시까지 더해져 학업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는 게 교육계 목소리다. 예술고 학생들은 입시를 위해 고가의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레슨을 받는 등 사교육의 힘을 빌리는 것이 공공연하다.
이에 대해 부산교사노동조합은 “예술계고는 실기 중심 교육의 특성상 전공 강사와의 관계와 수업의 연속성이 학생의 정체성과 진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강사 투명한 인사 절차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의 심리·정서 지원체계를 확충하고, 학생 사망 사건이 개인의 일탈로 인식되지 않도록 교육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원인에 대한 진단과 제도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수십 년간 지속된 해당 학교법인의 해묵은 갈등 구조를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 학교법인은 1999년부터 현재까지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이어지며 관선 이사 체제로 운영해왔다. 최근 임시 이사 7명 중 4명이 사의를 표하면서 시교육청은 교육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이사 후보를 추천, 이르면 이번 주에 확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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