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공장장을 보았다…지적장애인 직원 성·노동 착취

신심범 기자 2025. 6. 2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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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식품공장에 취직한 지적 장애인을 수년간 성적으로 학대하며 노동력을 착취한 공장 임원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사건은 '장애인 학대'라는 하나의 맥락에서 벌어졌지만 수사 관할 때문에 세 갈래로 나눠져 진행 중으로, 사안의 성격과 중대성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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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 어려운 점 악용 학대 혐의


- 관할 달라 세 갈래 ‘쪼개기 재판’
- 사안 자체 경미해 보일 우려도

자료사진=아이클릭아트
부산의 한 식품공장에 취직한 지적 장애인을 수년간 성적으로 학대하며 노동력을 착취한 공장 임원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사건은 ‘장애인 학대’라는 하나의 맥락에서 벌어졌지만 수사 관할 때문에 세 갈래로 나눠져 진행 중으로, 사안의 성격과 중대성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7세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가진 장애인 A(여·40대) 씨는 2017년 10월 부산 사상구의 한 식품공장에 취직했다가 5년 가까이 노예와 같은 삶을 강요당했다. 시장에서 일하며 자식을 키운 아버지가 큰 병을 얻어 어렵게 자립의 발을 내딛은 그는 입사하자마자 모진 학대에 시달렸다.

검찰 공소장을 보면 이곳 공장장 B(70대) 씨는 일을 하다 다친 A 씨 상처를 봐주겠다며 성폭행했다. 이를 포함해 B 씨는 2022년 9월까지 자신의 집이나 모텔 등에서 9차례 A 씨를 성폭행했다. 불법으로 성폭행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고, 일을 못 한다는 이유로 폭행을 일삼았다.

A 씨는 경제적으로도 B 씨에 휘둘린 정황이 나타난다. A 씨는 구체적 근로조건을 담은 근로계약서 없이 일했다. 퇴직금 일부 또한 떼먹혔다. A 씨 월급은 B 씨 등을 거쳐 지급됐다. 2021년 9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임금 약 2300만 원이 B 씨를 거쳤다.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전액 노동자에게 직접 지급해야 한다. 다만, B 씨에게 먼저 지급된 A 씨 임금이 본인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를 두고는 양측의 입장이 갈려 범죄사실로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검찰은 A 씨가 지적 장애인이라 저항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성적 학대 등이 벌어졌다고 본다. 반면, B 씨는 A 씨가 장애인인줄 모르고 채용했으며, 성관계 또한 합의를 거쳤다는 입장이다.

한 줄기에서 뻗은 사안이지만, A 씨 사건은 3개로 나뉘어 진행 중이다. 형사소송 구조상 근로기준법 사건은 고용노동청이, 나머지는 검·경이 맡는다. 이 때문에 성적 학대 사건은 부산지법,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은 해당 공장의 소유주를 피고인으로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심리 중이다. B 씨가 A 씨 돈으로 자신이나 공장에 필요한 물건을 사고, A 씨 명의로 대출받아 본인 계좌로 송금한 혐의는 검찰이 수사 중이다.

이처럼 사건이 나눠지면 사안 자체가 경미해 보일 수밖에 없다. 실제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은 애초 검찰이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했다가 A 씨 측이 정식 재판을 청구해 진행 중이다. 즉 벌금 이상의 형은 선고될 수 없다.

A 씨 측은 “장애인 사건은 혐의 입증이 어렵다. 검찰이 기소한 혐의 외 수많은 학대 정황을 고발했지만 대부분 인정되지 못했다”며 “전담수사팀을 꾸리는 등 통합적 관점으로 사안의 실체를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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