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면책법' 이후 현장학습은?…17개 시도 조례 확인해 보니
[EBS 뉴스]
이번 학기엔 봄 소풍이나 체험학습을 떠나는 학교가 예년보다 많이 줄었습니다.
속초 현장학습 사고 이후, 예측할 수 없는 사고에도 교사에게 과도한 책임이 돌아간다는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21일부터 교사의 책임을 면제하는 근거를 명시한 '학교안전법'이 시행됐지만, 학교 현장은 여전히 위축된 분위기인데요.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코로나19, 노란버스 사고, 속초 판결까지
잇따르는 '현장체험학습' 취소
21일 '학교안전법' 시행
교사 민·형사상 책임 면제
하지만 학교 현장은 여전히 '위축'
전국 시도교육청 조례 분석 결과
지원 대책도 제각각
정책 공백 속 멈춘 '현장체험학습'
다시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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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2학기엔 학교에서도 좀 더 마음 놓고 소풍이나 체험학습을 떠날 수 있을까요?
현장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원주현 중등교사노조 위원장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저희도 여러 차례 보도했지만, 속초에서 발생한 현장학습 중 학생 사망 사고 이후, 교사에게 유죄, 그것도 교직 상실형이 선고되면서 학교 현장에선 체험학습 중단 선언까지 이어졌습니다.
현장에서는 이 상황을 어떻게 체감하고 계신가요?
원주현 위원장 / 중등교사노동조합
네 현장체험학습 운영에 대해 교사들은 지속적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올해 3월에 발표한 교사노조연맹의 설문에 의하면 응답자의 96.4%가 현장체험학습 시스템으로는 교사와 학생의 안전 확보가 어렵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설문 답변에 따르면 2025학년도에 1회 이상 현장체험학습을 시행하는 학교는 약 70%였으나, 현장체험학습 추진 과정에서 교사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응답은 67%였습니다.
22년 강원지역에서 현장체험학습 중 초등학생의 사망사건으로 인해 담임 교사가 1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교사는 집행유예 이상 선고가 되면 직을 잃게 됩니다.
또한 올해 3월 울산 지역에서는 고등학생이 클라이밍 체험활동 중 쓰러졌다가 사망한 사건 등이 알려지면서 교사와 학생의 안전 확보에 대한 문제의식이 더 확대되었습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17년에 즈음에 현장체험학습 이동 중 배변이 급한 초등학생을 휴게소에 두고 출발한 교사에게 아동학대 혐의로 벌금 800만 원이 선고된 사건이 공론화 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여러 사건이 알려지고 학생 안전 문제와 돌발상황에 교사들이 무방비로 노출되는 문제들이 공론화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위축되어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서현아 앵커
지난 21일부터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에 대한 교사의 민·형사상 책임이 면제되도록 법이 바뀌었습니다.
이 법이 현장의 불안을 덜어줄 수 있을 거라 보십니까.
원주현 위원장 / 중등교사노동조합
이전에 비해서는 조금씩 나아지는 부분이 있겠지만 해결해야 아직 할 과제가 많습니다.
학교안전법 제 10조의 개정 내용을 보면 '학교장 및 교직원은 학생에 대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조치의무를 다한 경우에는 학교안전사고에 대하여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법령에서 말하는 '안전의무'의 내용과 업무 범위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교사들의 불안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보입니다.
개정된 학교안전법 및 시행령 등에서는 그 부분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각 시도 조례나 매뉴얼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정서적아동학대 관련 법령의 모호성 때문에 현장체험학습 운영 시 학생 생활 지도 장면에서 교사들이 보호받을 수 없는 상황도 현장 교사들의 불안 요소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다. 교사노조에서 전국 시도교육청 조례를 분석했다고 들었습니다.
이 지역마다 편차가 굉장히 크다고 해요.
원주현 위원장 / 중등교사노동조합
네 맞습니다.
현재 세종이나 충북,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지역은 조례가 마련된 상태고 나머지는 아직 조례 예고 중인 지역들이 많고요.
그리고 울산이나 강원, 경남 등은 별도로 아직 조례를 마련한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지역들은 내부 매뉴얼에만 의존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위법을 근거로 조례를 마련한 지역도 다소 기계적으로 마련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유초중등 학교급이라든가 장애, 비장애에 따른 특수성을 구체적이고 다각도로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습니다.
보조 인력 배치 기준에 있어서도 학생 50명당 1명이라는 최소 기준을 마련한 지역이 울산, 세종, 경남 등이고 나머지 지역은 그냥 권장이나 기준이 모호한 상황입니다.
이런 최소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 좀 아쉽고요.
그리고 보조 인력의 사전 안전 교육 이수 여부나 자격 요건 인력풀 운영 역시도 시도별 편차가 큰 상황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많은 지역에서 보조 인력 배치를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없을까요?
원주현 위원장 / 중등교사노동조합
네. 일단 보조 인력의 배치는 아주 최소한의 장치고 학교급별로 특수성을 고려한 장치가 추가로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무엇보다 교사들이 이런 보조 인력 관리까지 해야 되는 이중고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 세심한 대책 마련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명시돼 있는 지역에 50명당 1명이라는 보조 인력 기준도 최소 기준이라는 생각으로 여건에 따라서 추가 인력이 충분히 배치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예산을 마련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보조 인력의 구체적인 역할이나 책임과 관련된 규정이 불분명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안전 확보에 대한 교사의 책임이 여전히 남아 있고 보조 인력의 자격 기준도 역시 모호한데요.
만약에 그런 모호한 기준의 보조 인력을 교사가 직접 채용하는 업무까지 떠안고 그리고 그분들을 대상으로 해서 사전 교육이라든가 관리까지 하면서 또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에 책임까지 떠안아야 한다면 굉장한 이중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특히 모든 시도가 '보조인력 배치'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이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없습니까.
원주현 위원장 / 중등교사노동조합
보조인력 배치는 아주 최소한의 장치이고 학교급별 특수성을 고려한 안전장치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또한 교사들이 보조인력 관리까지 해야하는 이중고로 이어지지 않기 위한 세심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조례나 매뉴얼에 명시된 학생 50명 당 1명이라는 보조인력 배치 기준은 최소 기준이기 때문에 여건에 따라 추가 인력이 충분히 배치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예산을 마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보조인력의 구체적인 역할이나 책임과 관련된 규정이 불명확한 부분이 있어서 안전 확보에 대한 교사의 책임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또한 보조인력의 자격기준이 모호한 지역도 있는데 만약 교사가 보조인력을 직접 채용하는 업무까지 떠안고 그분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교육이라든가 관리까지 해야하면서 사안 발생 시에 대한 책임까지 떠안아야 한다면 이중부담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서현아 앵커
코로나19부터 노란버스 사태, 그리고 최근의 사고들까지 겹치며 체험학습 취소가 잦아졌습니다.
아무래도 학생들은 아쉬움이 클 텐데요.
앞으로 어떤 정책이 마련되어야, 안심하고 현장학습이 운영될 수 있을까요.
원주현 위원장 / 중등교사노동조합
아이들에게 체험학습은 교실을 넘어 세상을 배우는 교육의 장입니다.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의 교육적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지금의 현장체험학습은 보조인력 채용과 그에 따른 행정절차 진행, 인솔비 예산 품의, 성범죄·아동학대 이력 조회, 사전 업무 조율 등 모든 준비 과정이 교사의 몫입니다.
보조인력풀을 중앙단위에서 운영하는 등 교사가 체험학습의 교육적인 역할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경감이 필요합니다.
또한 진정한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교사가 실질적으로 이행 가능한 범위에서 구체적인 면책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체험학습 안전 사고에 대한 책임을 교사 혼자 지지 않도록, 보조인력, 교육청, 보험사 간 역할 분담이 명확히 규정되어야 합니다.
또한 전국 단위의 통일된 체험학습 안전 기준이 조금 더 강화되어야 합니다.
현재처럼 시도별로 조례나 지침이 다른 구조에서는 학교와 교사 모두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서현아 앵커
법은 바뀌었지만, 예전처럼 현장체험학습이 회복되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교육 공백이 반복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뒤따라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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