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으면 아이는 어떻게 살까"… 고통받는 발달장애인 보호자
보호자 상당수 심리적 고통 등 호소
정부·도 차원 지원사업 마련됐지만
근본적 대책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
"발달장애인 돌봄, 가족만의 몫 아닌
국가가 적극 책임지는 구조 필요"

"내 아이가 장애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까지 오래 걸렸어요. 이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나중에는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돼 눈앞이 막막해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이자 평택에 거주 중인 신모(35·여)씨는 23일 이 같이 말했다.
경기도 내 발달장애인은 늘고 있지만, 근본적인 지원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달장애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 발달이 제 나이에 맞지 않게 발달하는 상태를 지칭한다. 지능, 언어, 사회성, 운동, 감각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장이 늦어지거나 멈춰 일상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도내 발달 장애인은 6만4천81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3년 전인 지난 2022년(5만8천656명)과 비교해 10.9% 증가한 수준이다. 2023년 6만1천374명, 2024년 6만3천971명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정부와 도에서는 발달장애인 보호자를 위한 상담, 휴식, 교육 등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보건복지부 의뢰로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전국 발달장애인 3천182명, 보호자 2천649명을 대상으로 한 '발달장애인 실태분석 및 제도개선을 위한 전수조사' 보고서에서도 나타났다.
보호자들이 돌봄과 관련해 자주 느끼는 감정은 ▶앞으로 발생할 일에 대해 걱정이 됨(63.7%) ▶휴식이 필요하다고 자주 느낌(37.2%) ▶외식이나 외출을 하거나 휴가를 떠나기가 어려움 등이었다.
또 보호자 18.5%는 병원 또는 전문가를 찾아 심리상담이나 진료를 받고 싶다고 답했고, 10.1%의 보호자는 고의적 자해를 생각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신 씨는 "둘째 아이를 낳고 3~4살 때쯤 말이 어눌하길래 병원을 가보니 지적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원망하고 후회도 많이 했다"며 "너무 힘들어 안 좋은 생각을 몇 차례 하기도 했다. 어떻게 아이를 키울지 고민하고 바쁜 하루를 보내다 보니 정신없이 시간만 흘렀다"고 호소했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난이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 없이 힘든 상황. 교육, 상담 등 여러 복지 인프라를 늘려놨다고 하지만 여전히 충분하지 않고 일시적인 사업"이라며 "발달장애인 돌봄 문제는 더 이상 가족만의 몫이 아닌 국가가 적극적으로 책임지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영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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