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시간여행’ 홍유릉 둘레길, 힐링을 걷다
대한제국 황족 합장묘 등 역사체험도

남양주시 금곡동에 위치한 ‘홍유릉 둘레길’은 도심 속에서 여유와 쉼을 느낄 수 있는 산책 코스로,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둘레길은 조선왕릉인 홍유릉의 뒤편 약 1.8㎞ 길이 숲길로 족욕 쉼터까지 30분 정도면 도착한다. 인근 직장인들은 점심식사 후 산책 코스로, 주민들은 맨발 걷기 장소로 자주 찾으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은행나무, 벚나무, 소나무들로 구성된 숲길을 걷는 동안 나무그늘 아래서 산들바람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봄이면 벚꽃이 만개해 ‘벚꽃 명소’로 손꼽힌다.
홍유릉 둘레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닌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이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대한제국 황족들의 삶과 마주하게 된다.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의 합장묘인 ‘영원’, 황세손 이구의 ‘회인원’, 고종의 고명딸 덕혜옹주의 묘, 의친왕 부부의 합장묘까지 있다.
무덤 앞에는 당시 인물들의 생애를 소개하는 설명문과 사진이 설치돼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대한제국의 흥망을 되짚어볼 수 있다. 또 조선시대 왕릉과 황제 복식, 고종황제의 국상 등에 대한 자료도 함께 전시돼 있어 산책하며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사를 함께 공부할 수 있다.
둘레길을 다 걷고 나면 홍유릉 바로 앞에 위치한 역사전시관 ‘리멤버1910’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이곳은 경술국치를 기억하고 남양주 출신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공간으로, 안중근 의사가 투옥됐던 뤼순 감옥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놓았다. 시간대를 맞추면 시민 도슨트의 해설도 들을 수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하면 청소년 대상 모의법정 체험도 가능하다. 당시 의상을 입고 참여하는 이 체험은 역사교육 현장으로도 인기가 높다.
전시관 내부에는 빵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와 넓은 휴게공간도 있다. 시에서 운영하는 공공시설인 만큼 음료를 구매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앉아 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둘레길 산책을 마친 후 잠시 머물며 역사 이야기를 더 깊이 음미하기에 제격이다.
홍유릉은 입장료 1천원(남양주시민은 500원)이 필요하지만 표를 지참하면 당일 자유롭게 재입장이 가능하다. 둘레길과 영원, 회인원, 덕혜옹주 묘역 등은 무료로 개방돼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자연과 역사, 쉼을 즐길 수 있다.
남양주/이종우 기자 ljw@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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