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정 수원고검장, "수사·기소 분리, 형사사법 시스템의 '트로이 목마'될 수도"

권순정 수원고검장이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인 '검찰 수사·기소 분리'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글을 공개적으로 게시해 이목을 끌었다.
권 고검장은 23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검찰의 미래를 그려봅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수사·기소 분리가 무엇인지 냉철하게 따져보지 않으면 형사사법 시스템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트로이의 목마'를 들이는 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사·기소 분리 주장은 언뜻 그럴듯해 보이지만, 개념이 모호하고 연원이 불분명해 참고할 만한 해외자료를 찾기 어렵다"며 "수사·기소 분리가 무엇인지 냉철히 따져보고 그 의미부터 분명히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직접수사 개시를 제한하는 의미의 수사·기소 분리라면 보다 전향적이고 건설적으로 논의에 참여하면 좋겠다"며 "다수당인 집권여당이 정적을 공격하는 이슈에서 특검법을 통과시켜 무제한 검찰 수사를 진행한다면 제도개선은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검찰 수사가 특검 제도와 결합해 힘센 의회권력의 '내로남불'식 공격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양한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쳐 법안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심도있는 토론과 심의를 진행해야 한다"며 "새 정부의 제도개선 작업이 소설 1984 내 모든 사회문제의 책임을 떠넘기는 '임마누엘 골드스타인' 책임 전가 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권 고검장은 법무부 법무과장, 검찰과장을 비롯해 대검찰청 대변인, 법무부 기조실장, 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했으며, 검찰 내 대표적 기획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박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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