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전남 생존전략은 ‘산업별 맞춤 혁신’

박형주 기자 2025. 6. 2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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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연구원 "주력산업 美 보복관세에 취약"
"관세 충격 산업별 달라, 맞춤형 대응 필요"
"미래산업 통합 ‘전남형 블루경제 전략’수립"
"중앙-지방-민간의 삼각 협력 강화해야"
여수국가산단의 정유·화학 산업은 2024년 기준 대미 수출 비중 7.7%를 차지하며, 트럼프의 관세 부과 시 생산량이 1.96%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여수국가산단 전경/전라남도 제공

올해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역대급 관세를 앞세운 보호무역 정책과 기후환경 정책 후퇴로 전세계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전남의 경우 대미 수출이 화학·철강·농식품 등에서 근래 들어 증가세를 보여왔고, 미래 먹거리로 해상풍력과 태양광발전 등을 내세우는 입장에서 직격탄이 가시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무역 환경 변화에 대응한 지역 차원의 산업 구조 조정과 신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관세 부과시 직간접적 동시 충격

전남연구원의 '전남정책연구 Vol.6'에 따르면 전남은 전반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미국 수출은 호조를 나타냈다. 대미수출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전까지는 평균 5% 안팎이었으나, 2024년에는 7.7%를 보이며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재취임 이후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전남은 농축산물, 정유, 화학 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지니고 있어 미국의 보복관세에 특히 취약한 지역 중 하나로 평가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10% 보편관세 및 국가별 상호관세(최대 50%) 부과는 전남의 주력 수출품인 석유화학(대미 수출 13억 달러), 철강(3억 달러), 자동차 부품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특히 여수국가산단의 정유·화학 산업은 2024년 기준 대미 수출 비중 7.7%를 차지하며, 관세 부과 시 생산량이 1.96%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오병기 선임연구위원은 "여수국가산단과 광양항을 중심으로 한 전남 동부권 산업은 대미 수출의 비중이 높고, 글로벌 공급망과 연결성이 크기 때문에 관세 부과시 직·간접적인 충격을 동시에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민관 협력 대책 마련 시급

이같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에 맞서기 위해서는 민관이 적극 협력해 단기는 물론 중장기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 여수산단 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관세 위험 진단 및 대응 전략 컨설팅을 제공하고, 기업별 수출 리스크 완화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수출 보험과 긴급 운영자금 지원도 병행해 내수 전환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여수산단을 차세대 에너지 클러스터로 전환하고, 탄소중립 기술 기반의 고부가 바이오화학·정밀화학 산업 유치 추진이 요구된다. 정진호 미국 퍼듀대 연구원은 "미국의 보편관세(10~50%) 및 상호관세 부과는 전남의 정유, 철강, 자동차 등 주력 수출산업에 직접적 타격을 준다"며 "특히 자동차 산업은 20% 관세 시 대미 수출이 14% 이상 줄고, 정유업도 생산량이 2% 가까이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진호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금융·세제 지원, 수출보험, 고용안정 등 완충장치가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과 공급망 다변화, 미국 외 신시장 개척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오병기 선임연구위원도 "전남의 대미 수출 비중이 최근 7.7%로 늘고, 특히 석유화학·철강 등은 관세에 매우 민감하다"며 "주요 수출국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KOTRA·무역협회 등과 협력해 수출기업의 애로를 신속히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후환경 정책 후퇴, 위기를 기회로

트럼프 행정부는 파리협약 탈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해상풍력 개발 제한 행정명령으로 청정에너지 전환 속도가 둔화될 전망이다. 이는 전남의 해상풍력과 여수 수소실증단지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 삼아 블루카본(갯벌·해조류 탄소흡수) 산업 등을 적극 육성해 국제 탄소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된다.

박찬 서울시립대 교수는 "트럼프 2기는 기후정책을 대폭 후퇴시키고 있지만, 전남은 해상풍력, 블루카본,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선제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규범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전남이 보유한 블루카본 생태계를 국제 탄소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 농업정책은 보호무역, 보조금 확대, 환경규제 완화로 전환되고 있다"며 "전남의 김, 배 등 대미 수출 농식품은 관세·비관세 장벽에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내 소비 트렌드 변화, FDA의 식품첨가물 규제 강화 등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수출국 다변화, 품목별 인증 강화, 중소기업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산업 선점이 생존 열쇠

정진호 연구원은 "미국 관세 충격은 산업별로 다르게 나타나므로, 전남은 맞춤형 대응전략과 공급망 다변화, 생산성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종원 책임연구원은 "첨단산업은 한미 공동 R&D, 민간주도 혁신, 기술표준 협력이 핵심"이라며, "RIS 등 지역혁신체계 구축이 전남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현 부연구위원은 "농식품 수출은 관세·비관세 장벽, 소비 트렌드 변화 등 복합 리스크에 대응해야 하며, 수출국 다변화와 품목별 맞춤 지원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신종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트럼프 2기는 민간주도·시장중심의 기술혁신과 규제 완화, 대중국 기술차단을 강화한다"며 "AI, 반도체, 이차전지, 원자력, 우주 등 전략산업에서 한미 공동 R&D, 기술표준, 인증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준영·김태형 전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남은 해양수산, 스마트양식, 해양바이오, 블루카본 등에서 전국 최고 수준의 실물 인프라를 갖췄지만, R&D 투자와 고급 인력, 정책 기획 역량이 부족하다"며 "지역혁신체계(RIS) 구축을 통해 중앙-지방-민간의 삼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블루카본·블루푸드·스마트양식 등 미래산업을 통합한 '전남형 블루경제 전략'을 수립하고, 실증-제도화-산업화의 전주기 체계를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진들은 "트럼프 2기 이후 전남은 산업별 맞춤 대응, 지역혁신체계(RIS) 구축, 민관 협력, 미래산업 선점이 생존과 도약의 열쇠"라며, "중앙-지방-민간이 함께하는 전략적 대응과 블루카본·스마트양식 등 미래산업 통합전략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형주 기자 hispen@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