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시니어를 소외시키는 사회

2025. 6. 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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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콘서트 티켓 구매는 1~2분 안에 소위 광클릭으로 끝내야 한다고 한다.

이와 달리 중대한 문제는, 시니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초래하는 행동이나 정책 때문에 발생되는 시니어 소외 현상이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문 앞에서 돌아가는 시니어의 소외감은 어떨까? 수영장을 노시니어존으로 검토하자는 곳도 있다.

시니어를 소외시키는 연령주의의 출발점 중 하나는 노화불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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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페·스포츠 시설 등
곳곳에 '노 시니어존' 등장
세대간 갈등 더 커질 우려
사회도 신구 상생안 찾길

임영웅 콘서트 티켓 구매는 1~2분 안에 소위 광클릭으로 끝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관객의 절대 다수가 이 기술과는 거리가 먼 시니어들이라는 데 있다. 자녀들의 '효도 클릭' 없이는 좋아하는 가수의 티켓도 스스로 구매하기 어렵다. 빠른 기술발전 속도는 의도치 않게 시니어들을 과거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나는 이제 표도 살 줄 모르는 사람이 되었나?"

필자는 어느 날 유명 카페의 계산대 앞에서 생일선물로 받은 디지털 쿠폰을 찾지 못해 여기저기를 클릭하고 있었다. 뒤에 줄 선 젊은이들의 얼굴과 자꾸 마주쳐, 결국 휴대전화를 점원에게 넘겨줘야만 했다. 문제는 해결되었으나 씁쓸함은 아직도 맴돈다. "나는 이 카페의 물을 흐리는 주범인가?"

시니어가 되면, 이런 유의 계기를 통해 자존감에 생기는 예리한 상처와 함께 점점 소외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도 위와 같은 상황은 본인의 느린 사회변화 적응 속도로 인한 것이므로 배움과 노력으로 극복하면 된다. 이와 달리 중대한 문제는, 시니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초래하는 행동이나 정책 때문에 발생되는 시니어 소외 현상이다.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발생되는 시니어 소외가 여기에 해당된다.

어느 대형 호텔 스포츠센터가 회원 갱신을 거절하기에 목소리를 높여 겨우 연장했다는 어떤 분의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10여 년간 회원이었는데 나이가 많다고 어찌 이럴 수가 있느냐는 말씀에 크게 공감이 되었다. "나이가 들면 스포츠센터마저도 출입금지되어야 하나?"

"노시니어존(60세 이상 어르신 출입제한)"이라고 입구에 공고한 카페도 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문 앞에서 돌아가는 시니어의 소외감은 어떨까? 수영장을 노시니어존으로 검토하자는 곳도 있다. "시니어는 수영장도 못 가나?"

정년퇴직은 어쩌면 시니어를 일로부터 열외시켜주는 괜찮은 제도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넘치는 체력과 지력으로 일하고 싶은 요즘의 시니어들은 생각이 다르다. 일하는 젊은이의 숫자는 매년 줄어 문제라면서, 왜 일할 수 있는 시니어를 강제로 출근 금지시키나? "이거 혹시 21세기 고려장 아닌가?"

시니어들은 스스로를 신청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반면, 우리 사회는 아직도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사람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시니어 소외는 물론 세대갈등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 같아 심히 우려된다. 지금도 '꼰대'와 '틀딱'이라고 부르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심한 말들이 나올 것인가?

미디어의 역할도 중요하다. 시청 앞 교통사고를 '60대의 교통사고'로 보도하는 것이 그 예다. 이러한 보도는 연령주의를 부추기는 행위로서 마땅히 지양되어야 한다.

시니어를 소외시키는 연령주의의 출발점 중 하나는 노화불안이다. 나이 듦이 두렵기 때문에, 나를 젊은 집단(우리)으로 시니어는 늙은 집단(그들)으로 분리한다. 그리고 죽음의 두려움을 상기시키는 '그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행한다. 유교문화권인 한국인의 노화불안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오히려 높다는 연구결과는 놀랍기만 하다.

지금 우리는 시니어 소외 현상을 방관할 수만은 없다. 사회 각층에서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 긍정적인(부정적인) 콘텐츠에 많이 노출될수록 긍정적인(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는다. '세대 간 갈등' 보다는 '세대 간 시너지'와 같은 화학적 긍정을 주제로 해 보자. 나이 듦의 긍정적 사회기여와 같은 학계의 연구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를 제공할 수도 있다.

성차별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제 시니어 소외와 나이 차별에 대한 본격적인 담론의 장이 필요하다.

[이두희 고려대 명예교수·베테랑 소사이어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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