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AI 개발자' 과기부 장관…1세대 여성 IT리더 중기부에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박소라 기자(park.sora@mk.co.kr), 김태성 기자(kts@mk.co.kr) 2025. 6. 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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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LG AI연구원장 출신
정부 정책자문 활동도 참여
한성숙, 국민추천 받은 인사
네이버서 소상공인 판로 개척
1기 내각 기업인 대거 중용
"경제 살리려는 특단 조치
민관 벽허물고 새시대 개척"

◆ 이재명 시대 ◆

이재명 대통령이 LG그룹과 네이버에 몸담았던 기업인을 내각에 전격 발탁한 데는 인공지능(AI) 등 핵심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필요한 부처에 현장 전문가를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친기업 행보를 이어간 것으로도 풀이된다.

23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배 후보자는 LG AI연구원장을 지낸 AI 분야 전문가다. 초대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후보군에 올랐던 인물이기도 하다. 강 비서실장은 "배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 등으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며 "AI 3대 강국 달성을 위해 어렵게 모신 전문가로, 하정우 AI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향후 AI산업 육성의 '쌍두마차'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인 셈이다.

배 후보자는 어렸을 적부터 컴퓨터에 푹 빠져 살았고, 자연스럽게 정보기술(IT) 업계에 발을 들였다고 한다. 병역특례 기간에 근무했던 삼성탈레스에선 물체 인식, 자율주행, 미사일 트래킹 등을 주제로 SCI급 논문 10편 이상을 발표했다.

LG AI연구원장으로 취임하며 "모든 문제는 딥러닝으로 해결한다"고 선언했는데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만들면서 현실로 옮겼다. 그는 과거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자체적으로 보유한 모델이 없으면 경쟁력을 갖기 쉽지 않다"며 "특정 산업에 특화된 AI 에이전트 개발에 주력한다면 한국도 AI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 수석이 강조했던 국가주권형 AI(소버린 AI)와 같은 맥락이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와 LG 엑사원을 개발한 하정우 수석과 배경훈 후보자가 이재명 정부에서 함께 일하게 됐다.

IT업계 관계자는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을 완성했다는 건 전문성뿐 아니라 과학기술 리더로서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는 증거"라고 높이 평가했다.

앞서 배 후보자는 초거대AI추진협의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AI 프라이버시 정책협의회, 국가인공지능위원회 등에서 정부 정책자문에 참여해왔던 바 있다. 공공·민간을 넘나들며 기술·데이터·윤리 이슈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는 얘기다. 다만 직접적 공직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얼마나 조직 장악력을 높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성숙 후보자는 네이버 대표이사를 지낸 기업인 출신이다. 강 비서실장은 "그는 라인과 네이버웹툰 등에서 혁신을 이끌었으며 포천 인터내셔널 파워우먼50에 4년 연속으로 선정됐다"며 "풍부한 경험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 육성 전략에 새로움을 더할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한 후보자는 국민 추천을 받은 인사이기도 하다.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추천 횟수나 사유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다. 강 비서실장은 "한 후보자 지명에는 공익을 위해 일해줄 것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이 함께하고 있다"며 간단한 입장만 밝혔다.

IT업계에서는 1세대 리더로 꼽힌다. 컴퓨터 전문지인 '민컴' 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1997년에는 검색 엔진 엠파스를 창업하며 2006년까지 검색사업본부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2007년에는 네이버 전신인 NHN으로 옮겨 검색품질센터 이사와 서비스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여성 최초로 네이버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이후 유럽사업개발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가 올해 초 고문으로 위촉됐다. 네이버에선 검색 부문뿐 아니라 클라우드·금융·웹툰 등 다양한 사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쇼핑 서비스인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소상공인 판로를 개척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꽃'을 통해 상생 경영을 펼쳤다는 점을 인정받으면서 이재명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정책을 이끌 적임자로 낙점됐다는 후문이다.

하 수석까지 포함하면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내각에 네이버 출신은 2명이 됐다. 다만 대통령실은 특정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에 선을 긋고 나섰다. 오히려 기업인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민관이 경제위기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줬다는 데에 방점을 찍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기업인 입각은) 민관의 벽을 허물고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려는 특단의 조치"라며 "특정 기업에 혜택을 주겠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국 경제를 복합적 위기에서 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놓고서는 "민관 벽을 허물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분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며 "경제위기 상황과 5~10년 후 먹거리가 안 보인다는 두려움도 이번 인사에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IT업계는 기업 출신 전문가들이 새 정부에 입성하면 실용적인 산업 진흥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LLM을 개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AI 생태계 구축과 AI 3대 강국 진입을 위한 범국가적인 노력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성승훈 기자 / 박소라 기자 /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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