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혁신 인재양성의 요람 제주대의 위기와 기회

김수종 칼럼니스트 2025. 6. 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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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Jeju’, 리더에게 묻다] 기획 대담 - 김일환 제주대학교 총장

‘인서울’ 현상에 소멸위기 직면한 지방대학의 현실
개교 73주년 맞아 ‘글로컬3.0 사업’ 선정 초미 관심
서귀포 글로벌캠퍼스, 구 제주교대 ‘제2병원’ 구상
개교 73주년을 맞은 제주대학교는 제주 인재양성의 요람이다. 글로벌대학으로 거듭나려는 대학의 구상을 김일환 제주대학교 총장과의 대담을 통해 들어봤다. 대담은 원로 칼럼니스트인 김수종 전 한국일보 주필이 맡았다.  ⓒ제주의소리

한라산이 제주 자연환경의 상징이라면, 제주대학교는 제주의 미래를 좌우하는 교육과 R&D의 상징이다. 지난 5월 27일로 개교 73주년을 맞은 제주대학교. 1952년 한국전쟁 와중에 2년제 초급대학으로 문을 연 이후 끊임없이 성장을 거듭해 지금 한라산 중턱 35만 평 아라캠퍼스에 의과대학과 로스쿨을 비롯한 모든 학문 분야를 포용하는 거점 국립대학으로 자리잡았다.  

제주대는 요즘 부산하다.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기 때문이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인서울(in-Seoul)의 대학생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많은 지방대학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소멸위기에 처했다. 제주대도 그 위기가 어른거리고 있다. 그러나 제주대는 제주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독특한 자연환경, 그리고 국제자유도시의 위상 등 장점을 잘 활용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을 대학구성원은 물론 외부인들도 인정하고 있다. 

제주대는 5월부터 제주도와 함께하는 라이즈(RISE) 사업을 시작했고, 9월에 확정되는 교육부의 글로컬 대학 3.0의 최종 선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캠퍼스 재배치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중앙도서관을 캠퍼스 중앙으로 옮겨 학생들의 면학 및 정서 활동을 지원하고, 구 제주교육대학 캠퍼스를 제주대 제2병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최종 결정도 남겨두고 있다. 여기에 서귀포 글로벌 캠퍼스 조성이라는 대학 차원의 야심 찬 프로젝트까지 계획하고 있다. 

제주의소리는 ['Next Jeju' 리더에게 묻다] 대담 코너를 통해 제주대학교가 나아가는 미래의 방향과 혁신전략, 청년세대에게 열어줄 비전과 교육프로그램의 개선, 그리고 7월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제주신화역사공원 일원에서 개최되는 제12회 국제e-모빌리티엑스포를 앞두고 제주 미래산업에 대한 전망을 김일환 총장을 만나 들어 보았다.    

대담은 제주대가 개교 73주년을 맞은 지난 5월 27일 김일환 총장 집무실에서 2시간 동안 이뤄졌다. 대담 진행은 제주가 고향인 컬럼니스트 김수종 전 한국일보 주필이 맡았고, 대담 기록과 사진 촬영은 김찬우 기자가 담당했다. 다음은 대담 내용이다. / 편집자

Q. 김수종= 제주대 개교 73주년 기념일에 김일환 총장님과 대담을 하게 되어 뜻깊게 생각합니다. 대학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제가 어릴 적 제주대학은 제주시 용담동 현 제주사대부고 자리에 있었습니다. 정뜨르 비행장 근처 들판이었는데요. 아주 특이한 대학 건물을 본 것이 제주대학에 대한 첫 기억으로 떠올라 오늘 감회가 새롭습니다. 제주대학교의 역할이 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대단히 큽니다. 개교 73주년 기념일을 맞는 감회와 더불어 그동안 확립된 제주대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로 운을 떼어주시지요. 

A. 김일환 총장= 제주대학교 73년의 역사는 곧 제주도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합니다. 제주가 이렇게 발전해온 그 원동력은 우리 제주대학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라는 옛말이 지금은 거꾸로 사람이 제주로 몰려오는 시대가 된 것은 그동안 제주대 구성원, 졸업생 동문, 그리고 도민들의 노력까지 더해져 35만 평의 아라캠퍼스가 국립거점대학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3차 산업혁명까지는 기술발전이나 교육수준이 1차 함수적 변화, 즉 시간에 비례해서 발전해왔지만, 인공지능이 중심이 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면서 우리가 과거에 생각했던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습니다. 제주대학교가 그동안 이에 잘 준비해왔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듭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는 많은 부분을 바꿔야 합니다. 우선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입니다. 아직 많은 부분에서 고정관념이 지배하는 영역이 큽니다. 특히 우리 대학은 지역사회와 함께 가야 하고 기존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또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있으므로 학생들의 미래를 담보해 줄 수 있는 교육과정이나 내용을 준비하는 데 분발해야 합니다. 총장 맡은 지 4년 차에 절실히 느끼는 점은 국립대 경영은 마치 거대한 항공모함 전단을 운용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항공모함 전단이 방향을 바꾸려면 매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항공모함과 같은 우리 대학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가는데 여전히 많은 고민과 아쉬움이 있습니다. 
개교 73주년을 맞은 제주대학교는 제주 인재양성의 요람이다. 글로벌대학으로 거듭나려는 대학의 구상을 김일환 제주대학교 총장(사진 왼쪽)과의 대담을 통해 들어봤다. 대담은 원로 칼럼니스트인 김수종 전 한국일보 주필이 맡았다. ⓒ제주의소리

Q. 김= 총장께서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로'라는 속담이 거꾸로 흐른다는 점을 언급했는데 제주도가 단순한 관광객만 아니라 '제주 한 달 살기' 등 제주에서 생활하며 배우고 체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주대학교가 교육 패러다임 대전환을 예고하며 런케이션(Learning+Vacation)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얼핏 듣기에 제주도에서 배우며 방학을 보낸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입니다. 어떤 전략인지 소개해주십시오.

A. 김 총장= 제주대가 정부의 3차 '글로컬3.0 사업' 기본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그동안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만 이번에는 18개 대학이 통과됐는데 제주대학교도 기본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올 9월에 최종적으로 10개 대학이 선정됩니다. 우리 대학이 제출한 글로컬 사업의 핵심 키워드(keyword)가 '세계 청년들의 글로벌 런케이션 제주로 세계로'입니다. 우리 제주도는 사실 서울에 있는 산업하고 비교할 만한 게 없습니다. 결국은 관광인데 최근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죠. 그러면 우리 대학이 세계 청년들을 모아 창업도 하고 네트워킹과 공동 연구도 하게끔 하면서 제주를 세계 청년들의 핫플레이스로 만들자, 그게 곧 우리의 21세기 산업이고 제주대학교가 글로벌 대학으로 나가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이 계획 중에 '서귀포 글로벌 캠퍼스'가 포함됩니다. 우리 대학이 올 가을 정부 글로컬3.0 사업에 최종 선정되면 교육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총 10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됩니다. 그렇게되면 제주대 개교 이래로 가장 많은 외국 학생들이 제주대로 오고 또 제주대생들이 외국으로 나가고 해서 제주대가 진정한 글로벌 대학으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Q. 김= 이번엔 학생 교육으로 주제를 옮겨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총장 취임 이후 '제주 올레길과 자아성찰'이라는 과목을 신설하셨습니다. 제주올레길을 걷고 학점을 받는 아주 독특하고 실험적인 시도인 것 같습니다. 이 과목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을 들려주시겠습니까. 

A. 김 총장= 작년 1학기 때부터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이라는 1학점 교양 과목을 만들어서 제가 책임교수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학생들과 올레길 걸으면서 멘토-멘티 관계를 운영 중입니다. 멘토는 지역의 공공기관이나 기업 임직원이 맡고 멘티는 참여 학생이 됩니다. 공공기관이나 기업 관계자,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올레길을 걸으면서 진로나 취업, 인생 상담을 하게 되는 거죠. 또 학생들끼리 네트워킹도 하게 됩니다. 학생들이 올레길을 걸으면서 서로 대화도 나누고,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면서 환경의 가치도 느끼고, 제주도의 정체성도 깨우치게끔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올레길 걸을 때만큼은 핸드폰을 보지 않기 때문에 성찰의 시간으로 매우 유익합니다. 이 과목을 만들게 된 배경 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 디톡스(detox)입니다. 즉 스마트폰 중독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수업이 끝나면 설문 조사를 해서 교과목에 대한 평가를 받는데 학생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어떤 만족도냐. 일단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되지만 제주도가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그리고 직장에서 오신 멘토분들하고 내가 가고 싶은 직장의 봉급이라든지 면접 요령이라든지 다양한 걸 물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는 답변이 쏟아졌습니다. 이 과목을 친구들한테 꼭 추천하고 싶다는 대답도 많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육지 대학생을 대상으로도 40명을 모집했는데 인터넷에 올리자마자 바로 수강 신청이 마감됐습니다. 제 소망은 제주대 입학생은 이 과목을 반드시 이수해야 졸업하게끔 하고 싶습니다. 제 바람은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 과목이 제주대의 정체성을 담은 시그니처 과목으로 계속 발전되었으면 합니다. 더 나아가 제주대 학생과 외국 대학생들이 함께 올레길 수업을 받는 글로벌 프로그램으로 확대하고 싶습니다. 차기 총장께도 꼭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제주대에 다니는 외국 학생들하고는 올레길을 함께 걸어봤지만, 올레길을 걸으면서 각국의 대학생들끼리 문화를 교류하는 허브 역할을 제주대가 하면 좋겠습니다. 

Q. 김= 올레길 걷기 프로그램에 대한 교수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A. 김총장= 교수들 반응은 매우 좋습니다. 일례로 교육대학 학생들이 올레길 코스를 걸었을 때 교수 5명과 교육대 출신 교장선생님 5명이 참여했는데 학생, 교수, 그리고 현역 교육자 3자간 대화와 네트워킹이 매우 유익했습니다.

Q. 김= '글로컬대학3.0' 외에 지방자치제와 대학이 협력해서 추진하는 라이즈(RISE: regionally innovative & specialized educcation) 프로그램 얘기가 학내외에서 많이 거론되던데 이 사업 추진 배경에 관해 설명해 주십시오. 

A. 김 총장= 그 배경을 설명해 드리면 대학과 지역이 하나가 되지 않고 따로따로 하다 보니 지역소멸이라는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 것입니다. 지역이 왜 소멸하는지 살펴보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지역인재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모든 기업이 서울로 가는 이유는 인재가 서울로 집중되기 때문이죠. 지방에는 좋은 일자리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지방에 필요한 산업에 맞는 인재를 지자체와 대학이 합심해서 키워내고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소멸을 막는 사업이 바로 라이즈 정책의 목표입니다. 제주도는 5월부터 시작하는데 우리 대학에 올해 배정된 예산이 267억원입니다. 이 돈의 용도는 순수 연구가 아니라 학생 인력양성 사업에 있습니다. 제주도에 필요한 인재를 제주대가 책임지고 배출하라는 것이죠. 기업이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 지자체와 협력해서 이 예산을 가지고 좋은 인재를 많이 배출하고 또 수도권에 있는 기업을 제주도로 유치하자는 것입니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전략산업, 이를테면 UAM(도심항공운송)이나 e모빌리티, 그린수소, 우주항공, IT, 관광, 신재생에너지 등 분야 고급인력을 배출하도록 하는 사업입니다. 
김수종 전 한국일보 주필과 대담을 나누는 김일환 제주대학교 총장. 김 총장은 지난해부터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이라는 교과목을 신설해 대학생들이 멘토와 함께 올레길을 걸으며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매우 혁신적 실험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Q. 김= 대학의 역할이 학생 교육이 기본이지만 또 하나의 역할은 교수의 연구가 아니겠습니까. 가끔 언론에 제주대 교수의 연구논문이 국제학술계에서 인정받아 크게 보도되긴 합니다만 제주대 교수의 연구실적에 대한 평가는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주대의 연구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김 총장= 지역 거점대학으로서 사회적 책무가 아주 중요합니다. 기초 과학이나 인문 사회과학 등 기초 학문 연구 분야는 거점대학이 책임져야 합니다. 특히 문화예술 같은 분야와 응용 부문에 있어서 지역 전략산업의 연구개발(R&D)을 책임져야 합니다. 제주대의 경우 연구 능력에서 정말 잘하는 부분이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나 외국인들이 섬에 있는 대학이라고 피상적으로 얕잡아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대는 세계 대학 평가기관에서 9개 거점 국립대 중 연구 부문 7위로 평가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공과대학의 경우는 거점 국립대학 중 교수 1인당 외국에 발표된 논문이 1위입니다. 자연과학대학은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렇게 잘하는 분야는 우리나라에서도 탑티어(top tier: 상위)에 들어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다는 게 지금 문제입니다. 지금 어느 부분이 가장 뒤떨어지느냐 하면 연구 환경 부분입니다. 학부생 대비 대학원생 비율이 굉장히 낮습니다. 충북대나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등에 비해 2분의 1밖에 안 됩니다. 경북대 같은 경우는 학부 학생 대비 대학원생 비율이 28%인데 제주대는 17%에 그칩니다. 대학원생 석박사 학생이 40%는 돼야 좋은 연구환경이 될 수 있습니다. 제주대가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지자체에 부탁하고 싶습니다. 제주도 공공기관 산하 R&D 관련 직원 뽑을 때는 석박사 응시자로 뽑아달라는 겁니다. 제주대 석박사 학생이 많이 늘어나면 논문이 늘어나고 논문이 늘어나면 연구 과제 수가 늘어나고 연구 과제비가 늘어나면 다시 우수한 논문이 나오는 선순환 구조를 가질 수 있습니다. 당장 지금은 17%를 20%까지 끌어올리려고 노력 중입니다. 

Q. 김= 대학원 활성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세워보셨습니까? 

A. 김 총장= 대표적으로 우리가 4·3 연구 석박사 과정 융합 전공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5억원 예산을 받아 1년에 1억원씩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줍니다. 장차 석박사 학생들을 위탁 교육프로그램으로 많이 배출해야 합니다. 가령 신재생에너지 담당 공무원은 제주대 풍력대학원을 졸업하도록 유도하는, 이런 식으로 전문화 과정이 만들어지면 실질적으로 성과도 낼 수 있고, 지역인재 양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김= 2010년대에 외국 유학생들이 한국으로 굉장히 많이 왔는데 코로나19 펜데믹 이후에 주춤해졌다고 들었습니다.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제주대학교는 어떤가요. 얼마 전 언론 보도를 보니 베트남 청년들의 한국어 능력시험 공부 열기가 대단하다고 들었습니다. 베트남 대학생을 비롯해 외국인 유학생이 제주대에 몇 명이나 됩니까? 

A. 김 총장= 코로나19 전까지는 제주대 내에 외국인 유학생이 약 900명까지 됐다가 지금은 600명 수준입니다. 고민해야 할 부분인데 이제 외국 유학생들도 '인서울'(in Seoul)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주대뿐만 아니라 지역대학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외국인 유학생 유치문제입니다. 학문을 위해 오는 유학생이 많아야 하는데 점점 줄어들었고 불법체류 문제도 있습니다. 지역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을 유인할 만한 전략이 마땅히 없다는 얘기입니다. 서울은 다양한 유인 요소가 많은데 우리 제주도나 지방 같은 경우는 그런 부분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지자체와 대학이 손잡고 외국인 유학생이 많이 오도록 하는 그런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라별 유학생 수를 보면 현재는 중국 학생이 가장 많습니다. 베트남 학생은 50~60명 정도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이나 동남아, 중앙아시아 유학생들을 유인할 수 있는 파격적인 정책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바로 비자 발급 조건입니다. 제주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에게는 제주도에서 5년간 취업할 수 있는 비자를 주는 겁니다. 국제자유도시 제도개선을 할 때 비자 발급에 대한 상당한 권한을 제주도지사에게 위임한다면 우리 제주대에도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이 더 많이 오지 않겠습니까. 
김일환 제주대학교 총장 ⓒ제주의소리

Q. 김= 지금 제주대학교 캠퍼스를 둘러보면 여기저기 공사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대학 본부로 쓰던 건물을 도서관으로 개조하고, 총장실 등 본관 건물을 지금 도서관 자리로 옮긴다고 들었는데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A. 김 총장= 제가 총장이 되고 난 다음에 175억원을 들여서 중앙도서관과 대학 본부 위치를 바꾸고 있습니다. 중앙도서관과 대학 본부 자리를 바꾸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도서관은 상징적으로 캠퍼스 중앙에 자리 잡아야 합니다. 지금은 도서관이 캠퍼스 끝쪽에 있다 보니까 학생들 접근성과 이용률이 떨어집니다. 학생들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을 호소해서 내린 결정입니다. 대학은 지식이 아카이브(자료실)이고 모든 것은 학생 중심으로 가야 합니다. 그래서 대학 중앙도서관을 캠퍼스 한가운데에 둬 모든 학생의 접근성을 높이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현재의 학생회관과 인접하게 되어 대학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제주대 중앙도서관은 제주대만의 자산이 아니라 국가 자산, 제주도민의 자산이기 때문에 도민들에게도 더 개방하고 접근성을 높여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 본관의 앞과 뒤에 넓은 잔디광장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짬을 내어 잔디밭에 누워 인생을 생각해보고 별을 바라보며 미래에 대해 사색도 할 수 있는 것이 대학 캠퍼스의 낭만입니다. 그러기에 지금 본관 자리가 도서관 위치로 최적지입니다.

Q. 김= 중앙도서관과 잔디광장의 조합, 그리고 대학생들이 잔디밭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광경, 그 그림은 상상만으로도 정말 신선합니다. 캠퍼스 재배치를 놓고 많이 생각하셨네요. 어떤 계기와 영감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A. 김 총장= 부산대학교에 갔더니 도서관을 24시간 개방하고 이름도 '별빛도서관'이라고 붙인 것을 보고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독일의 문호 괴테가 "하늘에는 별이 있어 인간은 행복하고, 인간에게는 사랑이 있어 삶은 아름답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대학생은 별을 바라보며 낭만도 즐길 줄 알아야 하고, 자기 고민도 할 줄 알아야 하고, 연인과 별을 바라보며 인생을 이야기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괴테의 말에 크게 공감해서 도서관, 잔디밭광장, 밤하늘의 별을 묶음으로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대학생다운 생각을 품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대학의 책임입니다. 이렇게 생각한 배경에는 대학생들의 감성 교육을 확장해주자는 취지가 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조지은 한국계 교수가 2024년에 지은 '미래의 언어'라는 책이 있는데, 앞으로 인공지능 언어를 모르면 문맹이 된다고 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 영역의 99%를 지배하고 단 1%만 지배하지 못한다고 갈파했습니다. 그 1%인 인간의 인간다움은 인공지능이 지배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인간다움이라는 게 사람의 공감 능력, 배려와 소통, 이런 감성적인 사고와 품성이라고 했습니다. 반드시 대학에 그런 교육과정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Q. 김= 인공지능 말이 나왔으니 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인공지능이 한국사회에 1차 쇼크로 다가왔던 건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에서 알파고가 이세돌을 격파한 사건입니다. 그러다가 2022년 말 챗GPT가 2차 충격을 몰고 왔습니다. 챗GPT가 진화하며 교육, 일, 놀이 등 인간활동의 전 영역이 그 영향권에 들어갔습니다. 인공지능이 대학에 주는 충격도 크리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은 커리큘럼과 학생평가 문제 등 대학 교육에서 어떤 대응을 해야하는 겁니까?

A. 김 총장=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우리 대한민국이 선진기술을 빨리 모방하는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 교육방법이 통했습니다. 그래서 주입식 교육에 올인했던 것이죠.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이런 방식으로 안되는 거죠. 세계를 앞서가는 대학들, 이를테면 미네르바 대학, 올린 공대 또는 아리조나주립대 등은 자기주도형 학습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들 대학의 교육방향이 인문학적 소양을 강화하고 키운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책읽기, 글쓰기, 팀프로젝트 교육에 중점을 둡니다. 이런 교육환경 변화에 부응하여 최근 대학교육에서 강조되는 것이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창의성(creativity), 협업능력(collaboration), 소통능력(communication), 인성(charator)을 갖추게 하는 5C교육입니다. 우리도 이 방향으로 바꿔가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도 바뀌고 있습니다. 기업이 사람을 뽑을 때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를 묻지 않고, 무엇을 잘 할 수 있느냐, 또는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느냐를 묻는 시대입니다. 이제 챗GPT가 교수보다 훨씬 더 잘 가르치고 학생들이 인공지능에 더 편하게 접근해서 단순 지식이나 정보를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제주에서 열렸던 APEC 통상장관 회의 때 한림여중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수학수업을 시연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인공지능이 수업에 참여한 학생별로 학생 수준에 맞춰서 각 학생마다 다른 문제를 풀게 하고 그 결과를 각자에게 설명하고 평가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이걸 보면서 앞으로 교사나 교수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어두운 면도 있습니다. 바로 디지털 중독입니다. 그 때문에 디지털 디톡스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즉 인공지능에 너무 오염되어 인간성을 상실하게 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거죠. 앞으로 우리의 교육의 방점이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주대에서 시행하는 올레길과 자아성찰이라는 교과목이 주는 상징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단순 주입식 수업은 통할 수 없는 교육환경이 됐습니다.  
김일환 제주대학교 총장 ⓒ제주의소리

Q. 김= 김 총장님은 전기공학자인데 과거부터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교육현장에서 엔지니어가 될 이공계 학생들에게 왜 인문학을 강조한 겁니까. 

A. 김 총장= 엔지니어 분야 공부에 몰입하다 보면 융통성을 잃고 편견에 쉽게 빠져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철학, 문학, 역사책을 읽고, 별도 보며 상상도 해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문학 서적을 읽는다고 기술에 직접적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기술을 활용하는 데 필요한 상상력과 융통성은 인문학적 소양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Q. 김= 캠퍼스 재배치 문제와 관련해서 서귀포 글로벌 캠퍼스 설치 문제가 작년부터 회자되었습니다. 이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배경과 그게 제주대나 제주도 전체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 건가요?

A. 김 총장= 서귀포 글로벌 캠퍼스를 구상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저도 서귀포시 출신입니다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제주도 이 작은 섬 안에서 제주시와 서귀포시 간에 불균형이 너무 심한데 이를 개선하는 방안이 서귀포에 글로벌 캠퍼스를 만들자는 겁니다. 특히 서귀포의료원 옆과 서귀포 토평 사거리 인근에 제주대 부지가 있는데 활용률도 거의 전무합니다. 연세대학교가 인천에 송도캠퍼스를 만든 것처럼 1학년 교양과정을 분리해서 교육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추진하게 된 겁니다. 서귀포시의 제주대 부지에 기숙사를 짓고 1단계로 서귀포에 있는 공공기관을 빌려 도심형 캠퍼스를 만드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 대학의 1학년 과정을 전부 서귀포에서 교양과목을 배우게 하고 부진한 학습을 심화시켜주는 겁니다. 또 제주대로 유학 오는 외국 학생의 한국어 교육을 서귀포에서 하게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본 캠퍼스에서 수업받게 하는 겁니다. 또한 1학년 학생이 2학년이 될 때 아라캠퍼스로 돌아오게 하고. 그러면 제주 산남북 균형발전 차원에서 힘이 될 것이다고 생각한 겁니다. 사실 균형발전은 대학이 들어와야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러면 서귀포에 대학 문화와 젊음의 거리가 형성되지 않겠습니까. 제주대 학생 30% 정도가 서울과 경기도 등 육지에서 오는데 이 학생들이 서귀포시에 1년 살아보는 게 로망입니다. 서귀포가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입니까. 또 서귀포시는 교육, 문화, 예술의 도시를 추구하고 있어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제주대가 이런 환경을 살려 지역도 살리고 제주대도 글로벌 대학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바로 서귀포 글로벌 캠퍼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 전제 조건은 대학, 지방자치단체, 정부가 합심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한 주체의 힘만으로는 할 수가 없습니다. 만약 이 구상이 실현된다면 서귀포 글로벌 캠퍼스에서 1년을 공부한 학생이 10년, 20년 후 귀소 본능으로 다시 서귀포를 찾아올 수도 있을 겁니다. 서귀포만 아니라 제주도가 새로운 사람들이 모이는 핫플레이스가 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Q. 김= 그렇다면 서귀포 글로벌 캠퍼스에 외국인 유학생 유인책은 있습니까.

A. 김 총장= 충분하다고 볼 수 있는 게 학교에 언어교육원이 있는데 유학생들은 한국어 능력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계속해서 한국어 수업을 받게 됩니다. 이 유학생이 구태여 제주시에서 교육을 받을 필요는 없지요. 서귀포 글로벌캠퍼스에서 한 학기는 한국어 공부를 하고 한 학기는 서귀포의 호텔 등에서 현장실습을 한 뒤에 2학년 때 아라캠퍼스로 오면 됩니다.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밤에 영어나 수학, 글쓰기 같은 기초과목을 교육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서귀포시민들에게는 서귀포시민대학을 만들어 지역주민에게 양질의 평생교육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Q. 김= 캠퍼스 재배치와 관련하여 제주시 화북동에 있는 구 교육대 캠퍼스 활용계획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나요.

A. 김 총장= 구 제주교육대학은 2만5천평의 요지입니다. 세 가지 방안이 나와 있습니다. 첫째가 제주대 제2병원 시설 계획입니다. 현재 제주도의 주요 의료시설들이 중앙로를 기점으로 서쪽에 집중된게 현실입니다. 제주대 제2병원 설치로 제주도 동부지역 주민을 상대로 의료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다. 제2병원은 노인을 위한 실버클리닉과 암 회복환자를 위한 시설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둘째 방안은 교육 문화시설입니다. 세번째 방안은 R&D센터를 짓는 것입니다. 최종결정은 아마 차기 총장이 하게 될 것입니다. 

Q. 김= 화제를 제주대를 포함한 제주도 전체의 앞날로 돌려보겠습니다. 제주도가 미래에 번영하려면 지역경제를 키울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e모빌리티나 재생에너지 등 각종 산업분야가 얘기되고 있습니다.  제주대학을 졸업한 고급 인력에게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준다는 의미에서 미래 산업과 관련되는 문제에 제주대의 역할에 크다고 봅니다만.  

A. 김 총장= 전 세계적으로 도시가 소멸했다가 다시 살아난 사례가 몇 군데 있는데 대표적으로 미국의 철강도시 피츠버그와 자동차도시 디트로이트입니다. 이런 도시들이 부활한 데는 대학의 역할이 큽니다. 어떻게 대학이 도시를 번창하게 하느냐, 지금 바이오 분야 세계 넘버1 도시가 보스턴입니다. 보스턴에는 MIT나 하버드 대학 등이 있는데 전 세계 바이오R&D가 보스턴으로 갑니다. 이들 대학에 세계적인 석학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제주도 지자체가 연간 100억원씩 제주대에 지원해 어느 한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10명만 데려오면 대학의 네임밸류(명성)가 상승하는 것은 물론 제주도는 세계적인 창업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성공한 곳이 실리콘벨리입니다. 세계적 석학 10명이 제주대에 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똑똑한 대학원생들이 제주대로 몰려올 것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창업이 발생하고 민간기업이 들어오고 인큐베이팅을 비롯한 좋은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제주도에서도 세계적인 기업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결국은 사람입니다. 우수한 석학을 어떻게 모셔오느냐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분야를 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e모빌리티 얘기가 나왔는데, 지금 제주도정에서 e모빌리티, UAM, 수소, 우주항공 등을 다 얘기하는데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e모빌리티건 바이오건 서플라이체인(suply-chain)과 밸류체인(value-chain) 분석을 반드시 먼저 해서 제주도에서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선정한 다음에 선택과 집중으로 예산을 투입하고 R&D도 지원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피상적 접근으로는 e모빌리티라고 해서 절대 산업화가 될 수 없고 제주도 기업들이 할 수도 없습니다. 수소 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주도에 많은 중소기업이 있는데 역량이 매우 떨어집니다. 서플라이 체인과 밸류체인 분석을 제대로 한 다음에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예산을 투입하면 제주도에서도 얼마든지 유니콘(연매출 1조원)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이런 측면을 간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기차 영역에서 제조는 제주도에서 안 됩니다. 기술력도 그렇지만 단가 싸움에서 경쟁이 안 됩니다. 그러면 제주도에서 어떤 것을 파고들어 먹고 살아야 하는가, 제주도가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을 앞두고 있는데 V2G(전기차와 전력망의 연결로 전기를 사고파는 것)에 대한 다양한 전략과 좋은 플랫폼사업은 가능합니다. 그래서 서플라이 체인과 밸류체인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는 겁니다. 기업 수준이나 능력을 파악하지 않고 막 지원하면 결국 예산 낭비가 됩니다. 기업들은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습니다. 키울 때는 키우고 도태되는 기업은 확실히 도태시켜야 합니다.
원로 칼럼니스트인 김수종 전 한국일보 주필과 대담 중인 김일환 제주대학교 총장 ⓒ제주의소리

Q. 김= 국제e모빌리티 엑스포가 올해 12회째입니다. 김 총장께서도 국제e모빌리티엑스포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고 계시기도 합니다. 어느 도시도 전기차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때 제주도가 선도적으로 보급에 나섰고 민간 차원에서 '국제전기차엑스포'(현 국제e모빌리티엑스포)를 제주에서 개최함으로서 제주하면 전기차 섬이라는 이미지를 국민에게 각인시켰습니다. 그런데 근래 전기차에 관한 관심이 시들한 것 같습니다. 산업적인 건 잘 모르지만 '탄소제로2030'을 모토로 내걸었던 청정 제주도가 전기차 보급에 액셀러레이터를 밟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터호른 관광으로 유명한 스위스 체르마트를 2011년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인구 2만이 안되는 도시인데 버스는 물론 소방차를 포함하여 모든 차량이 전기차였습니다. 그렇게 된 이유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마터호른 관광객이 쓰는 돈으로 먹고사는 이 도시 주민들이 합의해서 스모그를 배출하는 휘발유 차량을 완전 규제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스모그 장막으로 가려진 산을 관광객에게 보여줘선 안 된다는 배려입니다. 깨끗한 한라산을 관광객에게 보여주자는 시민운동을 한다면 세계가 감동할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A. 김 총장= 개인적으로 제주도는 전기차를 운용하기 위한 최적지라고 생각합니다. 1시간이면 어디든지 다 갈 수 있고 또 한 번 충전하면 다시 돌아올 수가 있습니다. 또 충전소가 충분히 설치되었습니다. 제주도 전체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는 건 대찬성인데,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전기차 보급과 우리 제주도가 추구하는 넷제로((Net-Zero), 즉 카본프리 아일랜드와 긴밀히 링크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간과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가 남아도는데 이걸 전기차가 활용하게 해서 송배전 계통을 아까 얘기했던 V2G 체제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것이 전기차 보급을 늘리면서 제주도 재생에너지 산업도 키우고 환경도 깨끗하게 유지하는 길입니다.  

Q. 김= 제12회 국제e모빌리티엑스포가 7월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신화역사공원에서 열립니다. 공동 조직위원장인 김 총장님은 그동안 국제e모빌리티엑스포를 오랜 시간 지켜보았을 것입니다. e모빌리티엑스포의 대한 생각과 지향할 방향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A. 김 총장= e모빌리티엑스포가 어려운 조건에서 지난 2014년 제주에서 '국제전기차엑스포'라는 이름으로 출발해서 벌써 12회째를 맞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단순 전시하는 것은 이제 큰 메리트가 없어졌다고 봅니다. 전시는 홍보의 수단인데 이미 홍보는 충분히 됐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차별화 전략을 세울 것이냐가 중요합니다. 다른 국가의 전기차 보급 전략이나 기술적인 것들, 즉 정책과 기술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특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시회로만 가면 대기업들은 이미 홍보가 다 됐는데 제주도까지 왜 가냐고 호응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제주도의 e모빌리티, 그러니까 섬의 전기차 보급과 기술에 관련된 것들을 특화한 엑스포로 가는 겁니다. 본홀름, 괌, 마이크로네시아 등 전 세계 섬들의 전기차 정책, 기술 관련 포럼도 하고 사례 발표나 플랫폼을 서로 제시하는 식으로 방향을 전환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전 세계 섬들의 전기차 포럼 같은 것 말입니다. 엑스포의 공동조직위원장으로서 그런 자문 역할을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Q. 김= 오랜 시간 대담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학구성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듯 한데요?

A. 김 총장= 총장으로 일하면서 우리 구성원들한테 항상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제주대의 미래가 제주도의 미래이고 제주도의 미래가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늘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주대가 잘못되면 제주도의 미래는 없습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 모두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에게 제가 바라는 것은 '나는 누구인가, 단순한 교수인가? 진정한 교육자인가?'를 자기 위치에서 늘 고민했으면 하고 바라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간절함과 진정성이라는 두 단어를 가슴에 새기고 살면 언젠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꼭 성취할 수 있다고 용기를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