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임박?…물류 패닉 우려 속 해운주 주목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폭격한 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경고하며 해운주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에도 지정학적 리스크로 운임지수가 급등하며 해운주가 강세를 보였던만큼 이번에도 단기 수급이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3일 거래소에서 흥아해운은 전 거래일 대비 299원(15.48%) 오른 2230원에 거래를 마쳤다. STX그린로지스(12.27%), 대한해운(3.53%), HMM(2.39%) 등도 상승 마감했다.
국지전 양상으로 진행됐던 이스라엘과 이란 갈등에 미국 개입으로 전면적 충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미국은 지난 21일(현지시각)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 핵 시설 3곳에 공격을 단행했다. 이에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승인했고 최고 지도자 최종 결정만을 남겨두고 있다.
걸프 해와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LNG(액화천연가스) 3분의1, 석유 6분의1이 통과되는 주요 운송로다.
앞서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주요 항로 해상운임 종합지수인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선제적으로 반등했다. 운임이 오르면 해운사 수익성이 개선돼 관련 종목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SCFI는 해운주 투자심리를 좌우하는 핵심 지표로 작용한다.
연초 미국이 전세계에 고율 관세 정책을 예고하자 물동량 감소 우려가 커지며 SCFI는 지난 1월3일 2505.17에서 지난 4월30일 1340.93으로 급락했다. 그러나 중동에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불거진 5월말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 6일에는 2240.35까지 오르며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 동시 봉쇄 위기가 있었던 지난해 1월 수준에 근접했다.
지난해 1월 이란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영국 소유 선박을 나포한데 이어 이란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 유조선을 나포했다고 밝히며 SCFI는 1년4개월만에 2000선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선박 중개업체 인터모달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송이 중단될 경우 중국 구매자들은 장기계약으로 받던 물건이 막히게 돼 현물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현물시장은 이미 가격 상승 압력에 직면해 있다"며 "현재 상황은 해운사 관점에서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불안정성을 유발하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수년간 제재를 받아온 이란이 장기전을 감당할 경제적 여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해협이 봉쇄될 경우 이란산 원유를 많이 구매해오던 중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만큼 경기 부양에 나선 중국 입장에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한다.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이자 이란 동맹국인 카타르 역시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시 전세계 원유와 LNG 해상 물동량 20%가 영향을 받게 되는데 전쟁에 나선 국가가 스스로 에너지 판매와 보급선을 끊는다는건 어불성설에 가깝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같은 극단적 시나리오보다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강화, 역내 미군-시아파 민병대 간 충돌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경우 해상운임 가격은 단기 급등하더라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실적개선주를 중심으로 접근하는게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HMM은 증권가에서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는 등 전망이 밝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HMM은 2018년 코로나19 이전 원가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선대를 마련했다"며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8.1%, 2.7%로 전망되고 주주환원정책이 추가되면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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