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바이오, '먹는' 치매약 상업화 준비 중…"FDA 허가 충분히 가능"
'AR1001' 추가 판권 계약, 빅파마 '빅딜' 협상 염두…지역별 판권 분할 전략 추진
1500명 대상 대규모 임상 3상 내년 6월 종료…상업화·허가 준비 속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하기 위해 필요한 안정성 데이터 등을 확보하기 위해 이미 미국에서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6개월 안에 빠르게 승인해주는 우선심사 제도와 신약 승인 심사 기간을 1~2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는 새로운 제도도 활용해 볼 생각입니다."
프레드 킴 아리바이오 미국지사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5'(이하 바이오 USA) 현장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에서 200명 이상 투약을 완료하며 확인하고 있는 경향성이 있어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을 제약사들과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판권 계약도 성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리바이오의 먹는 치매치료제 'AR1001'(성분명 미로데나필)의 임상 3상의 환자 모집이 완료된 시점인 만큼 이번 바이오 USA 기간 동안 진행된 미팅들은 투자 유치보단 추가 판권 계약에 초점이 맞춰졌다. 기술이전을 하는 경우엔 전 세계 독점 권리를 넘기는 게 일반적이지만 AR1001처럼 상업화가 임박한 경우엔 판권을 지역별로 나눠서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프레드 킴 지사장은 "이번 바이오 USA에서 만난 제약사들이 지난해에 비해 꽤 적극적인 태도로 미팅에 나오고 있다"며 "내년에 3상 결과가 나오고 나면 아예 기회가 없어지니까 1년밖에 (협상) 시간이 남지 않았다고 판단해서 좀 서두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바이오 USA에선 빅파마 6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중견 제약사와 미팅을 갖고 있는데 중견 제약사와 유럽, 일본 판권을 계약해버리면 빅파마와의 빅딜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중견 제약사들 중에선 이미 실사 중인 곳도 있어서 빅파마들이 관심 없는 지역들 위주로 먼저 판권을 계약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AR1001의 임상 3상 결과는 2026년 6월쯤 공개될 예정이다. 이에 아리바이오는 2026년 하반기, 늦어도 2027년 초까지 직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을 한다는 가정 하에 현재 내부적으로 상업화 전략까지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연구개발(R&D)과 상업화가 연결되는 모습은 향후 추가 판권 계약은 물론 인허가 과정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1500명이라는 대규모 임상 3상을 통해 도출하는 데이터가 향후 인허가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리바이오가 기존에 계획했던 것보다 많은 환자가 모집된 데엔 경구용 치매 치료제에 대한 높은 수요와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물질에 대한 신뢰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프레드 킴 지사장은 "원래 목표치는 1150명이었는데 전 세계 임상센터에 환자 모집 완료가 임박했단 소식을 전달하자마자 각 센터로부터 몇 명만 더 해달라고 긴박한 요청이 왔다"며 "임상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너무 많은 요청에 조금씩 추가 모집을 하다 보니 무려 1500명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치매 치료제 임상이 가장 어려운 건 평가 지표 자체가 굉장히 주관적이라는 점 때문"이라며 "AR1001은 임상 2상에서 가장 객관적인 지표인 바이오 마커 데이터가 매우 깨끗하고 강하게 도출된 데다, 임상 3상에서 대규모 임상을 통해 애매하지 않고 분명한 결론을 낼 수 있단 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AR1001은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와 유사한 포스포다이에스터레이스5(PDE5) 억제제로, 다중기전 경구용 치매 치료제로 개발됐다. 프레드 킴 지사장은 혈관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는 PDE5 억제제를 통해 뇌 혈류를 증가시킨다는 콘셉트에서 AR1001 개발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AR1001은 PDE5를 타깃으로 하는 약물로, 보통 바이오텍들이 기술이전하는 완전히 새로운 물질이 아니라 이미 국내에서 발기부전 치료제로 이미 허가받은 약"이라며 "이미 이 약을 먹고 있는 수많은 사람을 통해 안전성은 물론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70%까지 낮아진다는 데이터가 나왔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타깃의 약물을 개발하는 것에 비해 리스크가 낮은 연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접 임상 3상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시장에서 의구심이 매우 많고,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국내 바이오텍이 FDA 허가 신청까지 끝까지 가보는 것을 목표로 꿋꿋하게 여기까지 왔다"며 "이번에 성공하면 두 번째 약부터는 저희가 직접 판매도 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스턴(미국)=김선아 기자 seon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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