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생활 지켜라 … 민간 CCTV 보안인증으로 '신뢰 UP'

안선제 기자(ahn.sunje@mk.co.kr) 2025. 6. 2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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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보통신기술協 주도 'TTA 인증' 기업 부담 낮추고 생태계 조성
손승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회장. TTA

다음달부터 민간에 설치되는 IP 카메라, 네트워크 비디오 녹화기(NVR) 등 영상정보처리기기에 대한 보안인증이 본격 시행된다. 공공 부문에 이어 민간 영역에서도 보안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자율적 조치로, 디지털 사생활 침해 예방과 함께 안전한 사회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산업계의 기술 수요를 반영해 민간용 영상정보처리기기 보안인증 기준을 마련하고 다음달 1일부터 본격적인 'TTA 베리파이드(Verified)' 인증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부터 공공 부문에서 의무화된 보안인증 체계를 민간으로 확장 적용한 첫 사례다.

최근 IP 카메라는 일상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공공 안전, 범죄 예방, 시설 관리 등 다양한 용도에 쓰이지만 해킹을 통한 사생활 침해 사례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기도 한다. 필라테스·폴댄스 스튜디오, 산부인과, 의류 매장, 수영장 등 민감한 장소에서 촬영된 영상이 유출돼 해외 음란 사이트에 유포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확산되면 피해자는 물론 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의 핵심이 단순한 기기 해킹이 아닌 기기 자체의 보안 설계 미비에 있다고 지적한다. 성능 중심의 제품 개발에서 보안은 후순위로 밀리기 십상이며 이는 해커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취약점으로 작용한다. 민간 부문에서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 시장에 유통되는 구조적 리스크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폐쇄회로(CC)TV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OTRA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41억2000만달러였던 시장 규모는 2022년 161억2000만달러로 확대됐으며 2030년까지 465억2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14.2%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영상정보처리기기 사용이 급속도로 확산되며 보안인증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TTA는 지난해 12월부터 민간용 보안인증 기준 개발에 착수해 보안서비스 사업자와 제조사 등의 요구를 반영했다. 산학연 및 법률 전문가로 구성된 '시험규격개발위원회'를 통해 기술 완성도와 산업계 수용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국가용 보안 요구사항과 사물인터넷(IoT) 보안인증 기준 외에도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의 사이버보안 표준(EN 303 645)을 참고해 국제적 수준의 기준도 반영했다.

이번 인증 기준은 IP 카메라와 NVR을 대상으로 사용자 식별·인증, 전송·저장 데이터 보호, 보안 관리 기능, 암호 지원 등 총 25개 항목을 시험한다. 인증 절차는 △신청 접수 △시험 수행 △인증 심사 △인증서 발급 등 4단계로 운영되며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TTA 인증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친다.

TTA는 특히 인증 비용에 대한 기업 부담을 최소화함으로써 민간 보안인증 생태계의 자율적 확산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소업체의 참여 확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TTA는 지난 1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CCTV 보안 테크데이' 행사를 열고 보안서비스 기업과 제조사를 대상으로 인증 기준 및 신청 절차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100명 이상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는 산업계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질의응답과 의견 수렴이 활발히 이뤄졌다.

손승현 TTA 회장은 "보안인증은 국민 사생활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디지털 사회 전반의 신뢰를 구축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건전한 디지털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TTA는 앞으로도 보안 기술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의 영상정보처리기기 보안 정책 수립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 및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되는 영상정보처리기기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법률 개정과 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이는 보안인증 제도의 법제화 가능성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영상정보처리기기 보안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디지털 사회의 기본 요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TTA의 이번 자율인증제 시행은 민간 부문에서의 보안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고 국민 일상을 더욱 안전하게 보호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선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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