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압 낮추는 당뇨병 치료제, 편두통도 치료한다?

김다정 2025. 6. 2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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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으로 유명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이 만성 편두통 환자의 두통 발생 빈도와 고통 수준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팀은 비만과 만성 편두통을 동시에 앓고 있는 성인 26명을 대상으로 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를 12주간 투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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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압 조절 통한 새로운 편두통 치료 패러다임 제시"
비만약과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이 편두통에도 효과각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만약으로 유명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이 만성 편두통 환자의 두통 발생 빈도와 고통 수준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GLP-1 계열 약물은 당뇨병 치료제와 비만약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탈리아 나폴리대 두통센터 연구진은 최근 오스트리아에서 개최된 '2025 유럽신경학회(EAN)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비만과 만성 편두통을 동시에 앓고 있는 성인 26명을 대상으로 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를 12주간 투여했다. 만성 편두통은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치료제 투여 결과 참가자들의 월평균 편두통 발생일은 기존 대비 평균 11일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두통으로 인한 일상생활 장애 정도를 측정하는 편두통장애척도(MIDAS) 검사 점수도 평균 35점 감소해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는 참가자들의 체중 감량과는 별개로 나타났다. 연구 기간 동안 참가자들의 체질량지수(BMI)는 34.01에서 33.65로 소폭 감소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체중 감량과 두통 감소 간의 직접적 연관성도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시모네 브라카 박사는 "참가자 대부분이 약물 투여 후 2주 이내에 상태가 좋아졌고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보고했다"면서 "체중 감소가 미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효과는 3개월 관찰 기간 동안 지속됐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편두통 완화 효과의 원인을 뇌척수액 압력 감소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 뇌척수액 압력의 미세한 상승이 편두통 발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또 이미 앞선 연구들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이 뇌척수액 분비를 줄여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 치료에 효과가 있음이 입증된 바 있다.

브라카 박사는 "이 약물이 뇌척수액 압력을 조절하고 두개내 정맥동의 압박을 완화함으로써, 편두통을 유발하는 핵심 펩타이드인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의 분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하며, "GLP-1 작용제가 뇌압 조절을 통해 편두통을 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기존 치료법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리라글루타이드 성분은 당뇨병 치료제로는 '빅토자', 비만 치료제로는 '삭센다'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연구 기간 중 참가자의 38%에서 경미한 메스꺼움이나 변비 등 위장관계 부작용이 관찰됐으나 대부분 약물 복용을 중단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뇌압 측정을 포함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다른 GLP-1 계열 약물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 부작용을 더욱 줄일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편두통은 전 세계 인구 7명 중 1명이 경험하는 흔한 만성 질환이지만, 기존 예방약에 잘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다.

김다정 기자 (2426w@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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