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명구의 청소년 세상] 삶을 이끄는 힘, 비인지적 능력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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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한민국 청소년은 '공부' 뿐 아니라 '삶' 자체를 버겁게 느끼고 있다.
학업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또래와의 관계, 미래에 대한 불안, 사회적 고립 등의 문제로 우울과 불안, 자해, 심지어 자살에 이르기까지 극단적인 위기 상황에 놓이는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비인지적 능력이 잘 발달한 청소년은 미래사회에서 협력적이고 창의적인 문제해결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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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한민국 청소년은 '공부' 뿐 아니라 '삶' 자체를 버겁게 느끼고 있다. 학업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또래와의 관계, 미래에 대한 불안, 사회적 고립 등의 문제로 우울과 불안, 자해, 심지어 자살에 이르기까지 극단적인 위기 상황에 놓이는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심화되는 정신병리 현상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지금, 청소년들에게 삶을 지탱할 힘을 제대로 길러주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한국교윢개발원(KEDI)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학생들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수학·과학·읽기 영역에서는 최상위권의 성적을 차지한 반면, 친구 관계와 여가생활 만족도는 최하위 수준이며, 자주성과 감정조절 능력도 평균 이하에 머물렀다. 이는 단순한 교육의 성과가 아니라 교육의 방향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청소년 교육의 핵심이 단순히 성적을 올리거나 시험을 잘 치르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혁신, AI와 공존하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요구되는 것은 더 이상 지식만이 아니다. 이제는 협력, 공감, 자기조절, 회복탄력성과 같은 비인지적 능력(Non-cognitive Skills)이야말로 삶을 이끄는 진짜 힘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인지적 능력이란 IQ나 학업성취 같은 인지 능력과는 구별되는 영역으로, 정서, 태도, 사회성 등 개인의 삶의 방식과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내면의 자질을 말한다. 청소년기의 이러한 능력은 단순히 학습 효과를 높이는 차원을 넘어 건강한 자아 정체성과 삶의 회복력을 키우는 본질적인 기반이 된다.
그렇다면 우리 청소년 교육은 이 중요한 능력을 어떻게 길러야 할까? 우선,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교과 중심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전인적 성장과 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교육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단체 등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이들 기관은 학교 밖에서도 청소년이 자기표현, 협업, 공감, 갈등해결력을 기를 수 있는 활동의 장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청소년이 주체가 되는 체험과 참여 중심의 프로그램이 확대되어야 한다. 단순한 강의식 교육이 아니라 문제를 스스로 탐색하고, 협력하며, 실천하는 과정 속에서 청소년은 자연스럽게 비인지적 능력을 기르게 된다. 감정코칭, 회복탄력성 향상 프로그램, 또래 리더십 교육 등이 그 좋은 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교육의 문제에 머물지 않고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성과 연결된 과제다. 비인지적 능력이 잘 발달한 청소년은 미래사회에서 협력적이고 창의적인 문제해결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더 나아가 이는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청소년기의 공감 능력, 자기 통제력, 정서 지능은 학교폭력과 사이버불링을 예방하고, 타인의 고통에 민감한 시민을 길러낸다. 이는 곧 우리사회가 기대하는 건강한 민주사회, 포용적 공동체 형성의 출발점이 된다.
따라서 청소년계를 비롯한 교육 및 정책 당국은 비인지적 능력 함양을 국가 교육정책의 핵심 축으로 설정해야 한다. 학교 밖 청소년기관을 포함한 다양한 배움터가 연계되어야 하며, 이러한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사회적 인프라가 갖추어져야 한다. 결국, 우리가 진정으로 청소년의 미래를 위한다면 '얼마나 많이 아는가'보다 '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함께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힘이 바로 비인지적 능력에 있다. 이것이야말로 청소년 교육이 지향해야 할 본질이며, 사회가 함께 품고 가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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