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뱅크 은행지원 최소 3000억 필요

김벼리 2025. 6. 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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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000억 재원중 절반 2차추경
장기소액연체지원재단+은행 절반
은행권 ‘소상공인금융공사’ 제안
한은 총재와 주요 은행장 만찬 주목

113만명 이상에게 최대 5000만원 총 16조원 이상의 채무를 탕감해주는 신정부의 ‘배드뱅크’ 정책에 총 8000억원 수준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2차 추경으로 필요 예산 절반을 확보하더라도 은행권에서 최소 3000억원 이상을 지원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은 소상공인 정책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소상공인금융공사(가칭)’ 설립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은행권 사회적 기능 확대와 더불어 디지털자산 등 신사업 규제도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주요 은행장 회동을 통해 가계대출 관리와 스테이블코인 발행 관련 해법이 마련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은 최근 발표한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과거 신용회복기금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회복기금은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증한 다중채무자와 저신용자를 구제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정책성 기금이다. 200만~300만명의 신용불량자의 신용 회복을 목표로 추진됐다. 신용회복기금은 캠코 산하에 주식회사 형태로 설치됐다. 이번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도 부실채권 일괄 심사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같은 형태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두 기금 재원에 대한 금융권의 지원 방식은 다를 전망이다. 신용회복기금의 재원은 부실채권정리기금 잉여금, 휴면예금으로 설립된 소액서민금융재단을 비롯해 금융회사의 기부금 등으로 충당했다. 그중 은행권이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출연했는데, 이 금액은 원래 캠코에서 돌려받을 예정이었던 부실채권정리기금에서 나왔다.

부실채권정리기금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조성된 기금이다. 당시 금융기관도 부실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일부 금액을 출자했다. 이후 부실채권이 정상화되고 투자 금액보다 많은 금액이 회수됐는데, 해당 금액을 은행에 돌려주지 않고 신용회복기금 재원으로 쓴 것이다.

반면 이번에는 은행을 비롯해 금융사들이 상당 규모의 자금을 직접 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는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위해 약 8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중 4000억원은 이번 2차 추경을 통해 마련하고, 나머지는 금융권과 협의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지금 쓸 수 있는 재원으로는 국민행복기금 잉여금으로 조성했던 1000억원 규모의 장기소액연체지원재단 정도가 전부”라며 “이번 프로그램에 이 금액을 투입하고 나머지를 금융권에서 지원받는 방안과, 4000억원을 모두 금융권에 요청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소 3000억원 이상은 은행권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가계대출 규제와 연체율 상승에 취약계층 빚 탕감 정책까지 지원해야 하는 은행권으로서는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에 은행연합회는 지난 19일 국정기획위원회에 ‘경제 선순환과 금융산업 혁신을 위한 은행권 제언’ 최종 보고서를 전달했다. 우선 소상공인·자영업자 관련 정책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소상공인 금융공사’ 설립을 제안했다. 이 기관은 직·간접 대출은 물론이고 신용보증, 컨설팅 등 수요자 관점에서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특화 서비스를 일괄 제공한다. 한국 자영업자 비중이 주요국과 비교해 너무 커 과밀 업종의 신규 진입을 억제하고 폐업을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은행법 개정을 통해 디지털자산업을 추가하고, ‘금융회사의 핀테크(금융기술) 투자 가이드라인’에서 금융회사가 투자할 수 있는 핀테크 업체의 범위에도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기업을 더해달라고 요청했다. 은행의 투자일임업을 전면적으로 허용해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한편 이날 은행연합회 정례이사회 직후 진행되는 만찬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와 주요 은행장 관 회동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택가격 급등에 따른 가계대출 관리 현안부터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최근 확산되는 금융권 이슈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채무 소각을 위해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배드뱅크도 이사회 안건에 포함됐다. 김벼리·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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