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박수근·김환기 한 자리에… ‘한국근현대미술명작전’

한국의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들의 원작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특별한 전시가 오산에서 열리고 있다.
오산시립미술관이 개관 13주년을 맞아 한국 미술사의 큰 흐름을 짚어보기 위해 마련한 특별기획전 '한국근현대미술명작전'에서는 한국에서 서양화가 태동한 20세기 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 62명의 주요 원작 69점을 고려대학교 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등을 통해 선보인다.
특히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그간 쉽게 볼 수 없었던 거장들의 원작도 공개된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을 지나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룩한 현재까지를 예술의 시작에서 바라본 작품들을 통해 시대의 변화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먼저 '계승-전통을 이어가다'에서는 일본에 의해 갑작스럽게 문호가 개방돼 서구에 새로운 문물을 접하며 전통미술을 고수하는 동시에 새로운 서양 화풍을 받아들이려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 최초의 미술 유학생이자 서양화가인 고희동은 당시 서양화를 인정하지 않은 사회적인 분위기에 다시 동양화가로 전향한 인물이다. '쌍수도'는 그가 동양화로 선회한 후의 경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일가 어른의 회혼례를 맞아 부부를 상징하는 소나무 두 그루와 괴석을 그린 회화다.
두 번째 구성 '수용-사실을 재현하다'에서는 서양과 일본의 직접적 혹은 왜곡된 영향을 받은 이후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가는 한국미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중섭의 '사슴과 두 어린이'는 은지화 기법을 사용해 금속판 위에 날카롭게 선을 긋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사슴의 강인하고 역동적인 자세와 두 어린이의 천진난만한 표정의 대비가 인상적이며, 단순하고 강렬한 선으로 이뤄진 구성은 상징성과 동화적인 세계를 전한다.

한국의 추상 미술을 알린 김환기의 '무제'는 채색의 유기적인 형태로 우주와 자연, 감정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붉은 배경과 함께 화면 전체에 걸쳐 파란색과 노란색이 리듬있게 배치돼 서정적 추상의 정수를 보여준다. 특히 붉은 배경과 대비되는 색채와 간결한 형태는 김환기만의 정서를 내포하는 동시에 고유한 회화 세계를 상징한다.

이번에 전시된 한국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의 작품들은 '묘법' 연작의 기점이 되는 작품들로 캔버스에 흰 안료를 바른 후 연필로 드로잉한 단색화다. 작품에서 나타나는 선들은 공간과 시간 속에서의 변화 과정을 나타내며, 끊임없이 연필로 줄을 긋는 동작을 반복한 작가의 행동은 수행의 결과물이자 작품으로 귀결된다.
이 외에도 장욱진, 장우성, 천경자, 이응노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2·3·4층 기획전시실에서 9월 21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이준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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