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란 공격에 “韓 성장률 0.8%도 불안...환율 1450원까지 열어둬야”
“국제 유가 급등…호르무즈 봉쇄 현실화 우려”
“소비·투자·수출 줄줄이 위축…성장률 0.8%도 낙관적”
![(왼쪽 상단부터)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윤상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제거시금융실장 [헤럴드경제DB, 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23/ned/20250623091313456zoms.jpg)
[헤럴드경제=김용훈·양영경 기자]미국의 이란 핵시설 직접 타격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등으로 우리 수출과 경기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전문가들은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경우 소비·수출·투자 모두 위축되며,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0.8%를 밑돌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경기 반등을 꾀하고 있지만 중동발 충격은 그 효과를 무력화시킬 정도로 타격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22일(현지시간) 전략폭격기와 벙커버스터를 동원해 이란의 포르도(Fordo), 나탄즈(Natanz), 이스파한(Isfahan) 등 3곳의 핵시설을 정밀 타격한 것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기존 예상을 뛰어넘는 강공”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중동 주변국이나 러시아가 개입할 경우 3차 세계대전급 지정학 위기로 번질 수도 있다”면서 “국제 유가와 물류비 상승, 금융시장 불안이 연쇄 작용하며 소비와 투자 심리가 급속히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0.8% 성장률 전망도 낙관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 역시 “유가 상승은 물가를 끌어올리고, 금리 인하 여력을 제약하는 이중 부담을 준다”며 “정부의 추경은 내수 부양에는 일정 효과가 있지만, 수출 둔화와 글로벌 침체 충격까지 상쇄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며 사실상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 충돌에 개입하자, 국제 유가는 급등하고 있다. 23일 오전 7시 30분(한국시간) 기준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3.36% 오른 배럴당 76.3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도 3.27% 상승한 79.49달러를 기록 중이며, 전날 장중 한때 81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출의 약 30%가 통과하는 ‘글로벌 에너지 생명선’이다. 이란은 지정학적 전략 카드로 이 해협 봉쇄를 반복적으로 언급해 왔다. 이번에는 의회 차원의 봉쇄 결의까지 나왔다. 실제 이란 의회(마즐리스)는 22일 미국의 폭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다만 최종 결정권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있다.
이 같은 우려에 미국 금융시장도 출렁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은 0.6% 하락했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0.09%포인트 떨어졌다. 글로벌 자산시장은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이 해협을 통해 원유와 LNG를 수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봉쇄가 현실화되면 국내 에너지 가격과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은 원유와 가스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하는 구조이지만, 비축량과 대체 공급망이 있어 단기적 수급은 버틸 수 있다”면서도 “유가 자체가 올라가면 금리 인하 여력이 제한돼 소비 위축,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물가보다 금리 경로를 통한 소비 조임이 더 현실적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이란의 대응이 강경해질 경우 유가 100달러 진입은 시간문제”라며 “코스피가 2700~280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가총액이 증발하면 소비심리가 꺾이고, 주가 하락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까지 흔들 수 있다”며 “환율도 1450원까지 열어둬야 할 정도로 심리적 충격이 클 것”이라고 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중동산 석유 공급이 실제로 끊기게 되고, 우회로를 이용할 경우 공급 지연이 한 달 이상 길어진다”며 “이는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서 실제 공급 차질과 물리적 이동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수입 가격이 올라가고 수출은 줄어들면 경상수지 악화, 인플레이션, 성장률 둔화라는 삼중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아직 사태의 전개 방향이 불확실한 만큼, 가장 나쁜 시나리오만을 앞서 예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포심이 확산될수록 금융·소비 시장의 파동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신중론을 덧붙였다.
윤상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도 “지정학 리스크는 심리를 타고 실물로 번지기 때문에, 지금은 실질 대응과 외교 공조가 동시에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와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외교·안보·경제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입 기업 및 에너지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기획재정부도 비상대응반을 가동해 환율·금융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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