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봉제공장서 미싱 돌리는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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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이었던 이재명 대통령이 검정고시를 거쳐 정계에 진출한 것이 해외에서도 화제다.
이 중 '사계'는 고도성장 시대에 봉제공장에서 미싱(재봉틀)을 돌리는 '시다(노동자를 가리키는 일본어)'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노래했다.
1989년 이 노래가 공연윤리위원회 검열을 통과한 것은 1987년부터 1990년 사이에 발생한 시민 봉기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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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이었던 이재명 대통령이 검정고시를 거쳐 정계에 진출한 것이 해외에서도 화제다. 대통령의 특별한 이력이 좌우 이념과 빈부로 갈라진 한국 사회의 통합에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
한국 현대사에서 노동자들은 민중가요라는 형식에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 불러왔다. 하지만 1972년 10월 유신과 긴급조치로 주류 가요계에서 민중가요를 부르는 것은 금지됐고, 대학가 노래패에 의해 노래책과 테이프로 암암리에 전파됐다. 1980년대부터는 여러 대학의 노래패가 모여 가요계 진출 시도를 했는데, 그 첫번째 음반이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하 노찾사) 1집으로, 이때가 1984년이다. 작고한 가수 김민기가 이 음반 프로듀싱을 맡았다.
노찾사는 1989년 2집을 발표했고 여기서 드디어 히트곡이 나왔다. ‘사계’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광야에서’ 등이다. 이 중 ‘사계’는 고도성장 시대에 봉제공장에서 미싱(재봉틀)을 돌리는 ‘시다(노동자를 가리키는 일본어)’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노래했다.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중략) / 짧은 셔츠 짧은 치마 뜨거운 여름 / 소금땀 비지땀 흐르고 또 흘러도 /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1989년 이 노래가 공연윤리위원회 검열을 통과한 것은 1987년부터 1990년 사이에 발생한 시민 봉기의 결과물이다. 1987년 1월 서울대학교 학생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6월 연세대학교 학생 이한열 피격 사건이 일어났다. 곧바로 6월 민주항쟁이 발발한 후 그해 10월27일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 직선제로 개헌이 돼 노태우 민정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민중가요가 주류 가요계에 고개를 내민 것이다.
그런데 시대 상황은 다르게 흘러갔다. 1990년대 들어 자기중심적이고 소비적인 X세대(1970년대에 태어난 세대)가 등장하면서 학생 운동이나 노동자 인권에 관한 관심은 사라져갔다.
2001년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터틀맨(본명 임성훈)을 중심으로 한 3인조 혼성그룹 거북이가 ‘사계’를 힙합댄스 버전으로 리메이크해 히트시켰다. 밀레니얼세대가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를 따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386세대와 밀레니얼세대의 만남을 거북이가 해낼 줄은 누구도 알지 못했다. 세대간 반목이 만연한 이 시대, 또 다른 화합의 노래가 나오길 희망해본다.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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