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정책, 전환을 고민할 때 [기고]

2025. 6. 23.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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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들이 망해 가고 있다.

알뜰주유소 정책은 2011년 이명박 정부가 석유가격 안정화 목적으로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정책 도입 당시 정부는 알뜰주유소를 시장의 10%까지 확대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알뜰주유소에 사회적 비용을 편중 지원하기보다는 한계 주유소 폐업 지원, 전기·수소차 충전소 전환 지원 등 소상공인 전체의 상생을 도모하고 에너지 전환에 대비하는 것이 앞으로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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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의 한 알뜰주유소. 한국일보 자료사진

주유소들이 망해 가고 있다. 2010년 1만3,004개로 정점을 찍은 전국 곳곳의 주유소는 이후 매년 감소해 2024년에는 1만644개로 급감했다. 휴업 주유소도 2017년 333개에서 2024년 601개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이 1%대로 악화된 주유소 경영 환경이 가장 큰 이유다. 수억 원의 철거·정화 비용 부담에 휴업을 택하는 주유소가 느는 것 또한 눈여겨볼 대목이다.

반면 알뜰주유소는 나홀로 호황이다. 전체 주유소 수가 감소하는 와중에도 꾸준히 1,300개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12%를 넘었고 2021년 판매량 기준으로 20%를 돌파했다. 알뜰주유소 정책은 2011년 이명박 정부가 석유가격 안정화 목적으로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이제는 가격인하 효과보다는 공공부문이 상업적 유통시장에 개입한 폐해가 우려되고 있다. 공공의 개입으로 시장 원리가 왜곡되고 경쟁 중립성 훼손이라는 부작용이 부각되고 있다.

알뜰주유소에 정부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해 주는 것만으로도 일반 주유소는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구조에 직면하게 된다. 리터당 10원 차이에도 민감도가 큰 시장에서 100원 싸게 공급받은 알뜰주유소는 30원만 싸게 팔아도 절대적 경쟁우위에 선다. 정유사 공급가격 인하분의 일부만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면서도 쉽게 이익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는 시설개선비 보조, 공급가 차등할인, 여신지원 등 알뜰주유소 중복 지원에 국민 세금을 쏟아붓고 있다. 일선 주유소에서 “이럴 거면 모든 주유소를 알뜰로 전환하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알뜰주유소의 긍정적 측면도 있다. 덕분에 일반 주유소 판매 가격도 다소 낮아졌다는 긍정적 평가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 이면을 살펴야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알뜰주유소와 경쟁하기 위해 제 살을 깎아낼 수밖에 없는 영세 소상공인들의 피눈물이 숨어있다. 각종 특혜를 받은 후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만큼만 가격에 반영하며 폭리를 취해 온 알뜰주유소의 존재 여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한 시점이다.

정책 도입 당시 정부는 알뜰주유소를 시장의 10%까지 확대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알뜰주유소 판매 점유율이 20%를 넘었으니 그 목표는 한참이나 초과 달성됐다. 한시적 목표가 달성되었다면 정부는 1만여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시장에서 떠나야 한다. 정책의 심각한 오류와 불평등을 인정하고 제도를 폐지하거나 형평성에 맞는 시장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그간 주유소들은 공정한 경쟁 속에서 안정적 국가 에너지 공급망 구축에 기여해 왔다. 알뜰주유소에 사회적 비용을 편중 지원하기보다는 한계 주유소 폐업 지원, 전기·수소차 충전소 전환 지원 등 소상공인 전체의 상생을 도모하고 에너지 전환에 대비하는 것이 앞으로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오세희 민주당 국회의원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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