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현실의 경계 ‘벽 속의 문’… 나에게도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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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비 맞는 걸 참 좋아했는데, 무선 이어폰을 산 뒤론 고장이 날까 봐 비를 피하게 되더라고요. 잃을 게 많아질수록 '문(門)'을 열 수 없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잃을 것'의 가치가 정말 클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공상과학(SF) 소설 '벽 속의 문'을 1인극으로 각색한 작품 '문 속의 문'을 다음 달 31일∼8월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리는 강남 작가(38)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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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조지 웰스 作 ‘벽 속의 문’ 각색
정치인 실종과 남겨진 친구의 기억… ‘1인 2역’ 오가는 내면 연기 볼거리
내년 정식 초연을 목표로 개발중… “문을 갈망하는 인간의 심리 표현”

공상과학(SF) 소설 ‘벽 속의 문’을 1인극으로 각색한 작품 ‘문 속의 문’을 다음 달 31일∼8월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리는 강남 작가(38)의 말이다. 원작은 영국 SF 소설의 거장 허버트 조지 웰스의 1906년 단편.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 작가와 이준우 연출가(40)는 “문을 갈망하는 인간의 심리를 표현한 독특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원작의 줄거리는 이렇다. 어느 날 다섯 살인 웰러스는 벽에서 녹색 문을 발견한다. 열고 들어가자 보이는 건 커다란 정원. 표범과 공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겪은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문에서 나온 뒤 가족에게 얘기했지만, 허무맹랑하다며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이후 엘리트 정치인으로 성장한 웰러스는 가끔 또 다른 문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럴 만한 여유도 용기도 잃어버린 탓에 한 번도 열지 못한다.
공연 ‘문 속의 문’은 정치인 웰러스의 실종 이후 남겨진 친구 레드먼드의 기억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배우 1명이 웰러스와 레드먼드 역을 오가며 펼치는 내면 연기가 볼거리다. 강 작가는 “가고 싶었던 문을 열지 못한 웰러스와 문을 본 적조차 없는 레드먼드의 차이가 흥미로웠다”며 “특히 존재하지 않는 문에 대한 기억을 믿어야 하는 레드먼드의 감각을 쫓아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문은 어린 시절의 좋았던 기억, 잃어버린 꿈 등 많은 것들을 상징합니다. 굵은 서사가 중요했던 이전 작품들과 달리, 이 공연은 인물의 태도나 내면 묘사가 중심이 될 겁니다.”(이 연출가)
두 사람은 공연계에서 이미 상당한 경력을 쌓아올린 젊은 예술가들. 강 작가는 데뷔작인 뮤지컬 ‘호프’(2019년)로 이듬해 한국뮤지컬어워즈 8관왕을 휩쓸었고, 이 연출가는 연극 ‘붉은 낙엽’으로 2021년 대한민국연극대상, 2022년 동아연극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은 뮤지컬 ‘동네’(2022년)에서도 찰떡 호흡을 선보인 바 있다.
강 작가는 “이 연출은 질문이 날카롭고 정확하다”고, 이 연출가는 “강 작가는 글에 미사여구나 과장이 없어 좋다”고 서로를 추켜세웠다. ‘동네’에서 두 사람과 호흡을 맞췄던 김효은 작곡가도 이번 공연에 참여해 인물의 심리를 음악으로 묘사할 예정이다.
‘문 속의 문’은 2026년 정식 초연을 목표로 개발 중인 상태. 이번 무대에선 실험적인 영상과 대본 낭독이 포함되며, 관객들은 극의 창작 과정도 엿볼 수 있다. 강 작가는 “예전엔 극을 쓰면서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지 고민했는데, 지금은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각자의 문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연출가도 “이번 공연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내면을 비추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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