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얼음골 사과, 이상기후에 매년 피해 늘어

박슬옹 기자 2025. 6. 2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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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산량 급감… 농민들 '울상'
지난달 폭우·우박 내려 피해 심각
사과 축제, 소비 촉진 행사로 변경
진흥청, 기후 대응 신품종 개발
지난달 내린 우박에 맞아 손상된 밀양의 한 사과 농가의 사과 열매와 잎. 연합뉴스

밀양의 대표 특산물로 알려진 얼음골 사과가 최근 잦은 이상기후에 제대로 자라지 못해 농가 피해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양 얼음골 사과는 천연 냉장고라고 불리는 밀양 산내면의 얼음골에서 재배되고 있다. 이 곳은 높은 산 사면과 가파른 절벽이 삼면을 둘러싸고 있어 저장된 냉기가 순환되며 계속해서 시원함이 유지된다. 그렇다보니 여름철에도 낮은 온도를 유지해 이 곳에서 재배되는 사과는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최근 밀양 얼음골 사과 농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해 사과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밀양 산내면 오치마을의 한 사과 재배농가에는 사과나무 잎이 벌레가 갉아먹은 것 처럼 떨어져 나가고 있다.

농민 A씨는 "잎이라도 살아 있으면 다음 해 농사라도 어떻게든 해볼 수 있지만, 잎이 다 썩으면 광합성을 못해 뿌리 영양분을 저장하지 못하게 된다. 사과 나무 역할 자체가 마비된 것이다"라며 "이러면 내년에 꽃을 피울 수도 없어 농사는 사실상 끝난 셈"이라고 한탄했다.

이곳에는 지난달 29일 국지성 폭우와 우박이 내리며 산내 1300여 농가, 920㏊ 규모의 사과 과수원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사과 농가의 피해는 이전부터 계속돼오던 문제이다. 지난 2023년에는 이상기후에 탄저병 피해까지 겹쳐 생산량이 바로 직전 해인 2022년보다 31.8% 감소한 1만 6730t에 그쳤다. 지난 1998년부터 열린 '밀양 얼음골 사과 축제' 역시 사과 판매부스가 기존 25개에서 지난 2023년에는 16개까지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상기후로 착과율이 현저히 떨어져 '밀양 얼음골 사과 축제'가 '밀양 얼음골 사과 소비 촉진 행사'로 바뀌기도 했다.

김건수 밀양얼음골사과발전협의회장은 "우박 피해가 심각해 올해도 지난해처럼 소비 촉진 행사로 가야 할 것 같다"며 "농민들은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데 날씨는 매년 더 예측이 어려워지고 농사를 방해하니 다들 힘들어해서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 2022년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해 공개한 '사과 재배지 변동 예측지도'에 따르면 사과는 앞으로 계속해서 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과거 30년(1981∼2010년)간 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를 합친 '총재배가능지'는 전국에 672만 4000㏊였지만, 오는 2050년에는 83만 2000㏊로 감소하고 2070년에는 10만 6000㏊까지 줄어 강원도 일부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농촌진흥청에서는 새로운 품종 개발에 힘쓰고 있다.

진흥청은 온난화로 빨라지는 농작기에 대응해 고온기에도 사과 착생이 잘되는 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밀양에서는 재배하고 있지 않은 품종이지만 경북 군위군에서 해당 품종을 재배해 면적을 점차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품종 개발 외에도 우박 등 재난에 대응한 대책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권다경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품종개발실장은 "봄철 저온 피해를 막기 위해 연소법으로 온도를 높인다든지 전동 모터를 가동해 상부에서 바람을 송풍시키는 등의 기술을 농가에 보급해오고 있다"며 "이상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을 육성하고 재배법을 개발해 사과 농가를 더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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