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건물 집단민원에도 손 못쓰는 지자체들 ‘난감’

목은수 2025. 6. 2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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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변경·착공 제지하자 행정소송
법원 “요건 충족땐 거부할 수 없어”
과천시·인천 중구 등 잇따라 ‘패소’
반발 느는데 행정청 역할은 제한적

/연합뉴스

최근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종교시설 건물 사용을 불허한 경인지역 지자체들이 행정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함에도 건축물 용도변경은 ‘기속행위’에 해당해 제지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은 최근 신천지가 과천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건축물대장 기재 내용 변경신청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신천지는 2006년 과천시 별양동의 한 건물 9층을 매수한 뒤, 지난 2023년 ‘문화 및 집회시설-기타집회장’에서 ‘종교시설-교회’로 변경하는 내용의 용도변경 신고를 했으나, 과천시는 이를 수리하지 않았다. 이에 신천지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인천지법도 최근 신천지가 중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건축물 착공신고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신천지는 지난 2013년 신흥동의 옛 인스파월드 건물을 매입한 후, ‘문화 및 집회시설’로 용도를 변경했는데, 이후 건물 리모델링을 위한 ‘대보수 착공 신청’을 중구가 거부하면서, 행정소송이 진행됐다.

두 지자체가 해당 소송에서 공통으로 내세운 근거는 ‘건축법 1조’다. 해당 조항은 ‘대지·구조·설비 기준 및 용도 등을 정하여 건축물의 안전·기능·환경 및 미관을 향상시킴으로써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즉 반대 민원들로 인해 지역사회의 갈등이 커지는 것을 고려하면, 종교활동을 위한 건축물 용도변경 등을 지자체가 승인하는 건 ‘공공복리의 증진’에 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조항은 목적규정에 해당해 신청 거부 사유가 될 수 없다며 신천지의 손을 들어줬다. 수원지법 재판부는 “행정청은 법령이 규정한 실체적 요건의 충족 여부를 판단해 허가 및 수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면서 “법령이 규정한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면, 제출된 서류의 구비 여부나 그 기재 등을 이유로 행정청이 수리를 거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례적으로 고양시는 신천지를 상대로 소송에서 이겼지만, ‘기망행위’가 주요 이유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 2018년 한 개인이 풍동 주거단지 인근 물류센터 건물을 매입한 후, 실소유주가 신천지인 사실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며 반대 민원이 일었었다. 고양시 관계자는 “건축물 용도변경 신청이 개인 명의로 이뤄졌는데, 종교단체와의 연관성을 설명하라고 요구한 ‘청문’에도 참석하지 않았었다”면서 “결국 종교단체임을 숨기고자 지자체를 속인 ‘기망행위’였던 점이 승소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천지가 지역사회의 대규모 건물들을 종교활동을 위해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지자체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신천지 관련 민원이 단순 기독교 종교단체에만 한정되지 않고, 시민단체와 학부모회 등 일반 시민들까지 확대되는 상황에서 행정청의 역할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인근 아파트를 포함해서 주민들의 집단 민원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이를 중재하는 것도 지자체 역할이지만,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아 난감하다”고 말했다.

/목은수 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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