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꼼짝 마”…도로 위 평온 찾는 ‘경찰관’ 그들의 이야기

구경모(대구) 2025. 6. 2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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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찰청 광역 음주운전 특별단속’ 동행 취재
지난 19일 만난 대구경찰청 교통안전계 문영준 경사
단속 도중 바닥에 침 뱉는 등 불만 표출 허다해
지난 19일 밤 10시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공단역 인근에서 진행된 합동음주운전 단속에서 혈중알콜농도 0.063%로 면허정지 100일 처분을 받은 50대 남성 A씨가 현장 경찰의 안내를 받고 있다. 구경모기자
지난 19일 밤 10시쯤 대구 서구 도시철도 3호선 공단역 앞에서 경찰이 합동음주 단속을 실시했다. 구경모기자
대구경찰청 교통안전계 문영준 경사

"음주단속을 하다 보면 상습 음주운전에 폭행·폭언까지 별의별 일이 많아요. 그래도 우리는 멈출 수 없어요. 민중의 지팡이니까요."


지난 19일 밤 10시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공단역 인근 도로. 이날 취재진이 음주단속 동행취재 현장에서 만난 대구경찰청 교통안전계 문영준 경사가 내뱉은 말이다.


문 경사는 올해로 교통안전계 근무만 5년째다. 이젠 운전자들 눈빛만 봐도 음주 여부를 판가름할 정도로 도가 트였다. 지역 내 음주운전이 활발히 이뤄지는 특정 구간, 특정 시간까지 훤히 꿰뚫고 있다. 특히 6월(6~27일)은 대구경찰청이 시행하는 광역 음주운전 특별 단속기간인 터라, 그의 눈초리는 어느 때보다 매서웠다.


이날도 문 경사는 평소처럼 도로 한 켠에서 '도로 위 무법자'를 솎아내는 데 집중했다. 그가 손에 쥔 경광등이 반짝이자 차량들의 서행 운전이 시작됐다. 이어 문 경사 지시에 따라 운전자들이 비접촉식 음주 측정기에 입김을 불어 넣었다.


단속을 하다보면 황당한 일도 부지기수라고 그는 귀띔했다. 그는 "한번은 단속 현장에서 음주운전 전력이 10번 이상이었던 운전자를 본 적이 있었다"며 "직업이 레미콘 기사였는데, 운전을 업으로 삼고 있는데도 그럴 수 있나 싶어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음주단속 때마다 시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를 듣는 건 곤욕이다. 이날도 운전자가 불만을 토로했다. 차량 창문을 열더니 바닥에 침을 뱉고 지나갔다. 그는 "항의받는 게 이젠 익숙하다. 항의는 주로 '기분 나쁘다' '차 막힌다' 등이 대부분"이라며 "대규모 단속이 불편할 수 있겠지만, 안전을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무리 베테랑이라도 늘상 긴장감은 따라다닌다. 그는 "특히 음주단속에 적발된 운전자가 술에 취해 있는 상태인 만큼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위협을 가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했다.


이번 특별단속 기간 중 지난 16일까지 적발된 음주운전 건수는 총 110건. 이날 공단역 앞 음주단속 현장에서만 6건이 적발됐다. 적발 인원 중 가장 높은 혈중알코올농도는 0.063%.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적발된 50대 남성은 면허정지 100일 처분을 받았다. 그는 "처음 단속 현장에 나왔을 때와 비교하면 음주운전이 많이 줄어든 게 느껴진다"고 했다. 실제 2020년 759건이던 대구 음주 교통사고는 지난해 기준 432건이었다. 5년새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


문 경사 등 일선 경찰들의 작은 바람은 '대구 음주운전 제로(ZERO)화'였다. 다만, 업무량 증가 등 '인력 부족'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음주운전을 강제적이라도 원천 차단하지 못해 아쉽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문 경사 등은 "예전엔 단속 현장에 의무경찰이 다수 투입됐지만, 지금은 기동대와 일반 경찰 인력들이 부족한 인력을 메우고 있다"며 "현재 음주단속을 하는 기동대원의 경우 숙련도는 높지만, 야간 단속과 다음 날 일과까지 겸해야 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부담이 크다"고 했다. 이어 "그렇지만 음주운전은 사회를 좀먹는 병폐다. 음주운전이 '0'이 되는 그 날까지 우리는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구경모(대구)기자 kk0906@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