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물길 크루즈로 관광 띄웠다…오사카 年 1200만 찾아

오사카=박호걸 기자 2025. 6. 2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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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관광으로 부산 붐업 <2> 강 활용 도시재생 성공

- 지방정부는 선착장 등 시설 조성
- 콘텐츠 개발·운영은 민간에 일임
- 배로 화려한 도톤보리 야경 감상
- 오사카 관광객 10%는 해양관광

- 자율규제에도 큰 안전사고 없어
- 수영강~해운대도 상품가치 높아
- 부산시-민간업체 신뢰 협력 필요

“돈트 스탠드 업. 쑤그리, 쑤그리!(일어나지 말고, 숙여요!)”

지난달 24일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강의 오사카 크루즈 ‘도톤호’에서 오사카 리버크루즈 가이드가 후카리바시 다리의 위험성(?)을 유쾌하게 경고했다. 이날 무더위에도 50명의 승선 인원이 거의 들어찼다. 가이드가 ‘운행 때 일어나거나 자리를 옮기지 말라’ 등 간단한 주의 사항을 전달했다. 일본어를 기본으로 하지만 간단한 영어와 한국어, 그리고 패널을 통해 안내가 이뤄진다. 인적사항은 적지 않는다. 구명조끼도 위치만 알려줄 뿐 입지 않아도 된다.

일본 오사카 관광의 명물로 떠오른 오사카 리버크루즈들이 도톤보리강에서 운항하고 있다. 박호걸 기자


선수에서 마이크를 잡은 가이드가 강 좌우의 관광객에게 손을 흔들자 화답한다. 도톤보리의 화려한 간판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후카리바시’에 다다르자 서 있던 가이드가 의자에 앉는다. 이 다리는 약 2.5㎞ 길이의 도톤보리에서 가장 낮은 다리다. 앉은 상태에서 손을 뻗으면 다리 천장에 닿을 정도다. 회차 지점인 ‘우키니와 다리’를 지날 때는 가이드가 주택이 인접해 있으니 잠시 말을 멈추라고 안내하며 마이크를 끈다.

▮시 “민간의 축적된 사업 경험 존중”

오사카시 안도 다이스케(왼쪽) 하천과장 등 관계자들이 오사카 크루즈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박호걸 기자


오사카시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직전 연도인 2019년 오사카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231만 명으로, 수도 도쿄(1505만 명) 방문객 수에 근접했다. 2011년 158만 명보다 7.8배나 오른 수치다. 전체 방문객 중 122만 명이 요트와 크루즈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사카의 요트·크루즈 중에서도 도톤보리 리버크루즈는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오사카 대표 관광 상품이다.

과거 오사카성의 방어와 방재용 수로로만 인식되던 이 인공 수로는 인근 주거민의 협조로 시민 모두의 생활공간이자 관광 자산으로 바뀌었다. 오사카시 하천과장 겸 기획부 수변활성화 담당 안도 다이스케 과장은 “과거 오사카는 일본의 교토를 방문하기 전 잠시 들르는 곳에 불과할 뿐 주요 관광지가 아니었다. 이제는 적극적으로 물을 활용함으로써 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이 크게 올라 이제는 오사카에 오는 관광객이 더 많다”며 “특히 과거에는 한국과 중국에서만 찾던 도시에서 이제는 세계 여러 국가에서 오사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오사카시는 ‘우리는 시설과 환경만 만들고, 비즈니스는 민간에 맡긴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수로 확보, 선착장 조성, 수변 정비 같은 하드웨어는 지방정부가 책임지고, 관광 콘텐츠 개발과 운영은 경험이 많고 유연성이 있는 민간이 주도한다. 오사카시 경제전략국 수변매력담당 시라하마 유키 계장은 “우리는(지방정부는) 도시 매력을 올릴 수 있는 전략만 세우면 된다. 실제 관광 콘텐츠 운영은 민간이 훨씬 더 잘한다”며 “축적된 비즈니스 경험치가 많기 때문에 이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율 규제’도 빼놓을 수 없다. 오사카시의 수상운항 규정은 A4 한 장 정도로 정리돼 있다. ‘항해 전 계획 수립’ ‘다리 높이 확인’ ‘감속 항해’ ‘조명·경적 장착’ 등 기본 원칙은 있지만 위반 때 벌칙 조항은 없다. 강제 규정이 없는 셈이다. 대신 20여 개의 지역 수상레저 업체가 참여하는 수상안전협회가 자율적으로 조정하고 관리한다. 안전 교육도 협회가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규칙 위반이 반복되면 협회가 조처한다. 엄격한 규제가 없음에도 최근 20~30년 동안 큰 사고 없이 배긁힘 등 작은 사고만 발생했다. 오사카시 하천과 이케미야 카즈히사 계장은 “선착장도 알아서 정하고, 강폭이 좁으니 서로 양보하면서 운항한다. 사고가 지속해서 발생하거나 잡음이 있다면 시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업체는 불리한 ‘규제’가 생긴다는 걸 스스로 잘 알기 때문에 협회를 중심으로 한 자율규제가 잘 지켜지고 있다”며 “강 주변 민원이 가끔 들어오지만 대부분 업계가 자정적으로 조율한다”고 말했다.

▮‘물의 회랑’으로 도심에 활기

탑승객을 가득 채운 한 오사카크루즈가 다리 아래를 지나고 있다. 박호걸 기자


2001년 오사카부 오사카시 경제계는 공동으로 ‘물의 도시 오사카 재생 구상’을 채택했다. 나카노시마, 히가시요코보리강, 도톤보리강, 기즈강으로 구성된 ‘ㅁ’ 자 모양의 이루는 강을 ‘물의 회랑’으로 삼고 도시 재생을 통해 오사카 전체를 활성화하자는 프로젝트다. 이후 도톤보리에 리버워크를 만드는 등 강변을 매력적인 친수공간으로 바꿨고, 바라만 보던 강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오사카 중심부를 흐르는 물의 회랑 안팎으로 선착장이 설치됐으며 강·지역·사람의 교류 거점인 ‘가와노 역’도 만들었다.

놀고 있던 선착장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정부가 환경을 조성하자 민간 사업체가 사업에 나섰다. 현재 오사카에서 크루즈가 운영되는 강만 7개에 달하고, 최근에는 강-바다 크루즈를 환승하는 나카노시마 게이트 터미널을 만들어 바다까지 진출했다. 2022년 조사 결과를 보면 20여 개 회사가 11개 코스에 크루즈를 띄운다.

가장 유명한 건 도톤보리 리버크루즈지만, 이 외에도 각양각색의 크루즈가 많다. 네온사인이 빛나는 거리 풍경에 라이브 재즈 음악을 감상하며 오사카의 밤을 만끽할 수 있는 ‘도톤보리 리버 재즈 보트’, 경쾌한 음악을 함께 즐기는 ‘원더 크루즈’, 새빨간 디자인이 매력적인 소형 크루즈 ‘해적 도톤보리 크루즈’도 운영한다. 오사카 북쪽을 흐르는 오가와 강 지역에는 수륙양용버스인 ‘오사카 덕 투어’를 비롯해 ‘오가와 벚꽃 크루즈’ ‘아쿠아 라이너 유람선’이 누빈다. 오사카성 지역에서는 금박을 사치스럽게 사용해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좋아했다는 ‘오사카조 고자부네’를 타고 오사카성 내부 해자를 20분 동안 유람할 수 있다.

바다가 있는 만 지역에는 아지 강 하구에 있는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과 가이유칸을 연결하는 크루즈가, 가이유칸에는 신대륙을 발견했던 콜럼버스의 기함 산타마리아를 모티브로 약 2배 규모로 건조한 대형 관광선 ‘산타마리아’호가 각각 운영된다. 또 8명에서 30명까지 부담 없이 맞춤형 코스와 계획을 짤 수 있는 전세 크루즈, 대형 이벤트를 위한 80~90명 정원의 대형선, 덴푸라(튀김), BBQ, 이탈리안, 프렌치, 회전초밥 등 선상에서 다양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놀잇배도 운영 중이다.

수영강에서 크루즈를 운영하는 해운대리버크루즈 김건우 대표는 “수영강도 해운대 광안리를 연결하면 상품 가치가 충분하다. 오사카 사례처럼 부산시와 민간업체가 신뢰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협력하면 좋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낙동강의 잠재력도 관광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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