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폐현수막 재활용 다각화 방안 필요하다
대선 이후 쏟아져 나온 폐현수막 처리가 환경에 큰 문제다. 다행히 지난달 서울시에 중랑물재생센터 폐현수막 전용 집하장이 생겨 선거 때 사용됐던 현수막들이 이곳에 모이고 있다. 폐현수막 집계를 일원화해 소각보다 재활용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집하장에서 일괄 처리되는 것과 달리 자체적으로 철거된 폐현수막은 폐기 실태조차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폐현수막 전용집하장이 생겨 재활용에 따른 경제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지만 현재 재활용 비율은 20% 정도에 불과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선거 기간 외에도 각종 행사나 축제가 있을 때마다 거리 곳곳에 부착된 현수막들은 마구잡이로 버려져 소각되는 경우가 많다. 지자체나 환경단체 등에서 폐현수막으로 장바구니를 제작해 나눠주는 경우도 있지만 지극히 제한적이다. 일부 농업용 부직포나 고형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폐현수막의 재활용이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 재질이 혼합돼 있고 색상이 다양하며 사람의 얼굴이 있는 부분은 사용하기가 더욱 곤란하다. 현수막마다 소재가 제각각이고 여러 합성수지가 혼합된 채 코팅 인쇄돼 재활용이 어려운 것이다.
환경부는 'PE 100%' 표기처럼 성분 정보가 있으면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어떤 재질이 어떤 비율로 섞였는지 파악이 어려운 상태여서 처리가 까다로워 사실상 재활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폐현수막이 재활용되지 못하는 원인이 파악됐으면 앞으로 현수막 제작 시 잉크나 색상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공이 필요하다. 현재 환경부가 이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하니 변화를 기대해 본다. 의류에 붙은 라벨처럼 현수막에도 성분을 명시하거나 특정 재질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은 재활용 측면에서 매우 합리적으로 보인다.
현수막 제작에 대한 성분 및 품질 기준을 마련해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재탄생도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이런 조항을 강제하기에는 제도 자체가 미비한 실정이어서 환경 보호 측면에서도 제도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소 가격대가 올라가더라도 처음부터 환경에 부담이 적고 재활용이 가능한 방식으로 제작해야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전문가 제언도 나오고 있다. 아예 축제나 행사장에서 현수막이나 팜플릿 등을 만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관람객들에게 정보 제공 용도보다 거의 대부분 쓰레기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폐현수막을 비롯, 각종 폐기물에 대한 재활용 다각화 방안을 통해 환경보호 실천이 구체화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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