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A 직원 음주운전 조직적 축소·은폐 정황 '수면 위로'

강은정 기자 2025. 6. 2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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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직 직원, 적발 사실 자진통보
인사규정상 징계 절차 착수해야
경영진, 징계유보 지시·휴가 승인
법조계 "직권남용 등 형사처벌 대상"
울산항만공사 전경.

울산항만공사(UPA) 경영진이 소속 운전직 직원의 음주운전 사실을 인지하고도 징계 착수를 고의로 미룬 정황이 드러나 공공기관으로서 윤리와 책임을 저버린 처사라는 비판이 거세다.

법조계에선 이번 사안에 대해 직권남용, 직무유기, 업무방해 등의 형사처벌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2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항만공사 운전직 직원 A씨는 음주단속에 적발된 후 형사처벌 절차에 들어간 사실을 자진해 경영진에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자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유관부서에 징계를 유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내부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장기 휴가를 신청했고, 공사는 이를 승인함으로써 비정상적 방식으로 징계를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항만공사 인사규정에 따르면 직원이 음주운전으로 형사처벌 대상일 경우 지체 없이 징계 절차에 착수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럼에도 울산항만공사는 언론 질의에 "음주운전 사유를 통보 받은 적 없다"라며 회피성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내부 정황에 따르면 경영진은 사건 초기부터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진술과 흐름이 다수 확보된 상태다. 징계 절차 지연이 단순한 행정 혼선이 아닌, 경영진의 지시와 묵인 속에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내부 정황이 나오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의 위법성을 무겁게 보고 있다. 공공기관 임원이 범죄 사실을 알고도 징계를 유예하거나 막았다면, 이는 책임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것으로 형법상 처벌 대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법조계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경영진 전원이 직권남용, 직무유기,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한 변호사는 "사건 발생 이후 해당 직원의 음주운전 사실이 내부 보고됐음에도 징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는 명백히 조직 차원의 책임 회피"라며 "특히 경영진이 징계 유관 부서에 유보를 지시했다면 이는 직권남용에 해당하며, 지시에 따라 징계를 지연시킨 부서장 또한 직무유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울산항만공사는 해양수산부 산하 기관이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으로, 이번 사안이 해수부의 직접 감사 또는 감사원의 직권 감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감사 전문가들은 "징계가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 상급자의 지시가 있었다면, 단순 행정 오류가 아닌 조직적 축소·은폐로 간주돼 기관장 해임 건의 또는 중징계 권고가 가능하다"라며 "규정에 따른 징계가 아닌 조직 보호를 위한 회피 방식으로 인사조치가 이뤄졌다면, 이는 공공기관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