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다시 못 본다”…전국 관람객 '인산인해'
이재명 정부 복귀 전 ‘북적북적’
광주 등서 가족 단위 인파 몰려
“곧 여기서 대통령 일한다니 신기”
7월까지 예약 완료…8월부터 중단

청와대가 다시 대통령 집무 공간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에 ‘문 닫기 전 마지막 관람’을 원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주말은 물론 평일 아침부터 긴 줄이 이어졌고 뙤약볕 아래서도 ‘푸른집 풍경’을 눈에 담으려는 이들로 정문 앞은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지난 21일 정오께 청와대 정문 앞. 장마 전야의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본관 입장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행렬이 300m 가량 늘어서 있었다. 양산과 손선풍기, 모자 등으로 무장한 이들은 땀을 흘리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1시간 넘는 대기 끝에 발걸음을 돌리는 이도 있었지만, 누군가는 뒷사람에게 물을 건네며 “대통령 일하는 곳이니 꼭 같이 보시죠”라고 힘을 북돋기도 했다.
대구광역시에서 세 자매와 함께 올라온 이상미(55)씨는 “뉴스로만 보던 청와대를 대통령이 다시 쓴다고 하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복귀 전 마지막 기회라 생각돼 새벽 기차를 탔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특별히 지지하진 않았지만, 지켜보니 추진력이 참 강한 사람이더라. 문득 그의 집무 공간이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언니 이모씨는 “요즘 지방 청년 유출이 심각하다. 부산은 ‘노인과 바다’가 됐다”며 “예전처럼 당만 보고 뽑던 시절은 지났다. 이 대통령이 지역 일자리·경제를 살려줬으면 한다. 청와대에 와보니 괜스레 기대감이 생긴다”고 밝혔다.
이날 관람객들이 가장 오래 머문 곳은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가 걸린 본관 세종실과 대통령 집무실이었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상 앞에는 사진을 찍는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대통령 관저 정원도 인기 장소였다.
광주광역시에서 방문한 김태완(31)씨는 “옛 대통령들을 떠올리며 감회가 새로웠다. 윤석열 전 대통령 초상이 없는 것도 인상적이었다”며 “다시는 못 올 것 같다는 생각에 2시간 넘게 꼼꼼히 둘러봤다. 빨리 이 대통령이 이곳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결정으로 지난 2022년 시민에게 개방된 뒤 누적 관람객 783만명, 외국인 70만명이 다녀갔다. 복귀를 둘러싼 상징성과 실용성 논란은 여전하지만, 이날 본보가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복귀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서울 용산구민 이재진(33)씨는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뒤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없었다. 이렇게 좋은 터를 왜 비워뒀는지 모르겠다”며 “청와대가 권력의 상징이라는 말은 이제 낯설다. 투명하게 운영된다면 어디든 괜찮다”고 했다.
택시기사 이재천(62)씨도 “30년 넘게 이 일 하면서 이렇게 북적인 건 처음이다. 국민 관심이 크다는 뜻”이라며 “전 정부가 추진한 대통령실 이전은 여전히 납득되지 않는다. 이번 복귀는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는 큰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고려시대 이궁지부터 일제 총독 관저, 해방 이후 대통령 관저에 이르기까지 수백 년의 시간이 겹쳐 있는 공간이다. 문화재청은 청와대를 체계적 보존 대상 문화유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대통령실도 복귀 이후 일부 시민 개방을 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이전처럼 전면 개방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당분간 청와대를 제1 집무실·세종시를 제2 집무실로 병행 운영하고, 용산 청사는 다시 국방부 등 군 관련 시설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