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 드리운 전운···이재명 대통령, 나토 참석 '막판 고심'

김성은 기자, 안채원 기자 2025. 6. 2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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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와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6.22.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4~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확정짓지 못하고 막판까지 고심 중이다.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하는 등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차 커지고 있고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불확실성도 함께 커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서울 용산 한남동 관저에서 이뤄진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나토 회의 참석 문제는 아직 확정 못했는데 (여야 지도부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나도 정상회의는 2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시작되는데 회의 개최 이틀전까지도 이 대통령이 참석 여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이 확정되면 대통령실은 통상 하루~이틀 전에는 내용을 공표하지만 22일 오후까지도 대통령실 측은 "(참석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내용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나토는 군사 동맹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터키 등 유럽·북미 국가 32개국이 회원국이다. 나토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도·태평양 지역 우방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까지 인도-태평양 4국(IP4)을 초청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초만 하더라도 정상 외교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신중한 입장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 정권이 교체됐더라도 한미 관계가 여전히 공고하다는 신호를 국제사회에 주고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멈췄던 정상외교를 빠르게 복구하기 위해서라도 나토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주장에 점차 힘이 실렸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다시 나토 회의 참석을 고민하게 된 데에는 최근 불안정한 중동 정세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핵시설 3곳을 정밀 타격했다. 미국이 이란 본토를 공격한 건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처음이다. 당장 이란이 보복을 예고하면서 전세계가 확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이 국내를 비운다는 것은 부담일 수 있다. 이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특정 메시지를 내기도 쉽지 않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나토에 간다고 하더라도 가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가 굉장히 애매한 상황"이라며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에서 공동성명 등을 통해 이란을 강하게 압박하려고 할텐데 한국이나 일본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시 석유 수입에 굉장히 큰 타격을 받기 때문에 거기에 무턱대고 동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상황이 너무 심각하고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중동 정세 탓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나토 회의에 정상적으로 참석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단 점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17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중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 격화를 이유로 조기귀국한 바 있다. 이에 캐나다에서의 첫 한미 정상회담은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나토 회의 참석은 예정돼 있긴하나 FT(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9일 "나토 정상회의는 2시간30분짜리 실무회의로 축소될 예정"이라며 "나토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때처럼 예정보다 빨리 회의장을 벗어나는 것을 막고자 (회의) 일정을 축소하기로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더300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에 참석을 할지 안할지, 혹은 오더라도 얼마나 길게 있을지가 모두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짧게 머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 고민을 하는 것 같다. 국내에선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기대하는 시각이 굉장히 많은데 이게 두번이나 무산이 되면 이재명 정부의 외교력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22일) 낮 12시 긴급 안보·경제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해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한반도 안보·경제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관계부처에 소통과 협업을 당부했다. 또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게 우선임을 강조하면서 향후 관계 당국과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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