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드론 2개 동시 조종...농작업도 자동으로 [호주 애그테크 NOW]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2025. 6. 2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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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G오스트레일리아
‘드론업계의 존디어’ 농업용 드론 전문업체
작업내용 미리 입력하면 자동으로 움직여
조종사 1명이 드론 2대 동시 작업도 가능
방제약 살포 때 점액 크기도 실시간 조정
무인농기계·스마트관개 등으로 사업 확대
농업용 드론 회사인 XAG오스트레일리아의 찰스 초우 경영이사가 자사 농업용 드론 중 가장 큰 P150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도 시드니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세븐힐스의 한 공원. 넓은 초지가 인상적인 곳으로 평소에는 반려견을 훈련시키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지만 이 날은 농업용 드론의 시범 비행이 이뤄졌다. 중국을 대표하는 농업용 드론업체인 XAG의 호주법인인 XAG오스트레일리아의 최신 드론에 대한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자리다. 드론 제조는 중국 본사에서 맡고 있지만 연구개발(R&D)과 고객 맞춤형 솔루션 제작은 XAG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자체적으로 담당한다.
XAG오스트레일리아의 P150 드론이 이륙을 앞두고 있다.
먼저 시범 비행이 이뤄졌다. XAG의 최신 농업용 드론인 P150 2대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어른이 두 팔을 벌려도 양 끝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크기가 꽤 크다. 최대 이륙 중량이 149kg, 최대 탑재 중량은 70kg이라고 한다. 웬만한 어른을 매달고 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드론의 용도는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살포, 다른 하나는 산포다. 살포(spraying)는 농약과 같은 액체를 공중에서 뿌리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벼농사에서 방제 작업 때 활용하는 그 방식이다. 산포(spreading)는 흩뿌리는 것을 말한다. 대개 씨앗을 공중에서 뿌릴 때 활용하는 기능이다.
XAG오스트레일리아 소속 드론 조종사가 드론을 이륙시키고 있다.
드디어 이륙. 드론 조종사가 스마트폰 크기 만한 화면이 달린 조종 스틱을 작동하자 드론이 하늘로 서서히 날아올랐다. 그리고 살포 작업을 위해 멀리 이동하기 시작하자 곧바로 다른 드론이 뒤따라 하늘로 날아올랐다. 조종사는 한 명인데 두 대의 드론이 동시에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이다. 찰스 초우 XAG오스트레일리아 경영이사는 “우리 제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조종사 한 명이 2대의 드론을 동시에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게 가능한 이유는 드론이 해야 할 작업 내용을 미리 입력해두면 자동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륙한 P150 드론이 작업지로 날아가고 있다.
초우 이사가 태블릿 크기의 작은 단말기를 보여주며 설명을 이어갔다. 단말기 화면에는 작업할 지역과 조종사 위치, 드론 위치가 한 눈에 표시돼 있다. 조종사가 서 있는 자리는 파란색 점으로, 두 대의 드론 위치는 붉은색 화살표로 표시돼 있다. 화살표 모양 옆에는 각 드론의 고유번호가 붙어 있다. 하나는 P150 A 2024로, 다른 하나는 P150H B 2024로 표기돼 있다. 각 드론이 작업을 해야 할 지역도 위성사진 위에 파란색으로 덧칠해져 있다. 그리고 지시된 과업이 얼마자 진척됐는지도 숫자로 확인 가능하다. 중간에 점검해보니 약속된 작업면적 0.6ha 중 0.3ha, 살포량은 30.2ℓ 중 16.8ℓ이며, 작업 진척률은 61%라고 표시돼 있다. 드론의 작업 반경은 2km이며, 최대 고도는 100m여서 웬만한 농작업은 이 드론으로 해결 가능했다.
P150 드론의 작업 상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단말기 화면. 조종사 위치, 드론 위치, 작업 지역, 작업 진척률 등이 표시돼 있다.
드론이 착륙한 뒤에는 가까이서 살펴보는 기회를 가졌다. 초우 이사는 우선 편의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드론을 구성하는 각 부품마다 QR코드가 인쇄돼 있어 이를 찍어보면 제조 일자나 정기 점검 일자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며 “모든 부품과 장치가 모듈화돼 있어 살포 작업을 하다가 산포 작업으로 변경할 때도 간편하게 모듈만 바꿔 끼우면 그만”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살포작업 때 뿌려지는 액체방울 즉 점액(droplet)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은 세계 최초라고 자랑했다. 초우 이사는 “점액의 크기를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는 장치인 CDA(Controlled Droplet Applicator)는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라며 “점액 크기를 최소 60 μm에서 최대 1500 μm까지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드론의 활용 용도는 방제와 파종 등 전형적인 농작업 뿐만 아니라 다양했다. 초우 이사는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던 호주 빅토리아주에서는 산림 복구 작업을 위해 씨를 뿌리는 작업에 우리 드론을 활용했다”며 “최근 들어 벌의 개체 수가 줄어들다보니 자연적인 수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아몬드 나무의 수분에 드론을 활용하는 등 드론이 수분 작업에도 요긴한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대규모 태양광 발전소에서 패널 주변에 자란 잡초 때문에 전력 생산에 방해를 받고 있어 드론으로 제초제를 뿌리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XAG오스트레일리아 드론을 조종하기 위한 스틱과 작업 상황을 보여주는 태블릿.
XAG오스트레일리아의 최종 목표는 다양한 ‘스마트 농업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이다. 위에서 확인한 농작업용 드론 이외에 경작지에 대한 조사와 작물 수확량 분석 등 작업을 하는 원격 센싱 드론이나 방제나 풀깎기 작업을 자동으로 할 수 있는 무인 농기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기존 농기계에 부착해 자율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운행장치, 실시간으로 밸브 압력 등을 조정하는 스마트 관개 시스템, 그리고 이러한 작업을 중앙에서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원격 컨트롤 허브 등을 회사의 핵심 역량으로 키우고 있다.

세계 드론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 DJI와 비교하면 어떤 강점이 있는 것일까. 초우 이사는 “DJI가 최대 경쟁사이긴 하지만 DJI는 모든 상업용 드론을 공급하는 가운데 농업용도 포함돼 있는 것인 반면 우리는 농업용 드론에 전력을 다하는 전문업체이기 때문에 드론업계의 존디어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DJI와 달리 군사용 드론은 취급하지 않고 있어 서구권에서 활용도가 더 높다”고 말했다.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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