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손잡고 바다 본 건 처음”…영양 어르신들, 세대 어우른 행복한 나들이
생활개선회 주축 ‘행복한 농촌가정육성’…지역 공동체 회복의 작은 시작

이번 행사는 단순한 야외 나들이를 넘어, 농촌 고령화와 가족 간 단절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풀기 위한 지역사회의 작은 실험이기도 했다. 어르신과 며느리, 마을의 여성 리더들이 한 팀이 되어 스페이스워크 산책, 포항 크루즈 체험, 죽도시장 나들이 등을 함께하며 하루를 보냈다.
△고령화 농촌의 '잊혀진 관계'에 숨결을 불어넣다
영양군은 경북 내에서도 대표적인 고령 농촌 지역이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45%에 육박한다. 이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초고령화 속에서 '가족 안에서도 고립된 노년'은 점점 늘고 있다. 특히 고부간의 갈등이나 소통 부재는 농촌 지역에서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입암면의 이모(76)씨는 "며느리랑 시장 다니면서 같이 웃은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며 "오늘 하루가 그냥 고맙고, 자식 같은 생활개선회 회원들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 "가정이 살아야 농촌이 산다"는 지역 여성 리더들의 실천
이 행사를 주관한 한국생활개선영양군연합회는 30~60대 여성 농업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농촌 여성 리더 단체다. 단체 소속 회원들은 지역 고령 여성들과 한 조가 되어 버스에 동승하고, 프로그램 내내 손을 잡고 이동하며 정서적 지지 역할을 했다. 김정자 회장은 "이번 행사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세대 간 마음의 거리 좁히기였다"며 "생활개선회가 주축이 되어 농촌 여성 리더십과 정서 돌봄이 함께하는 새로운 문화 만들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참가자들 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식사를 하는 시간도 이어졌으며, 세대 간의 삶의 지혜와 경험을 나누는 토크도 마련됐다.
△정서적 소외와 단절, 지역 공동체가 치유 나서야
영양군 농업기술센터 조용완 소장은 "고령층 어르신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정서적 소외를 완화하고, 가족 내 유대를 회복하는 데 있어 지역사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농촌 여성 리더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농촌 공동체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행정도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여성가족부와 농촌진흥청이 공동 기획한 '행복한 농촌가정육성 시범사업'의 하나로, 향후에도 가정 내 갈등 완화 프로그램,농촌 여성을 위한 돌봄 역량 교육,세대 간 공동체 프로그램 등이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