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청도군의회 행정사무감사가 남긴 것

청도군의회가 지난 20일 2025년도 행정사무감사(특위 위원장 이수연)를 마무리했다.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 같지만, 올해 감사는 유독 '파행'이라는 단어가 뒷말로 따라붙는다. 내용이 빈약해서가 아니라, 논의의 진정성과 태도에 대한 회의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11일간 열렸으며 군정 전반을 조목조목 짚어보는 자리였다. 그중 가장 많은 질의가 쏟아진 주제는 '수의계약'이었다. 특정 업체 편중, 계약 공개의 투명성, 예산의 효과적 배분 등을 둘러싼 의원들의 질문은 연일 이어졌고, 날도 서 있었다. 그러나 정작 주목해야 할 대목은 따로 있었다. 답변석에 선 일부 관계 공무원들의 태도였다.
의원들이 집중 질의를 할수록 공무원들은 더욱 단답형으로, 때론 무표정하게, 때론 '검토해보겠다'는 말로 일관했다. 어떤 날은 의원 한 명이 "감사를 받는 사람이 감사하는 사람에게 눈을 맞추지도 않는다"며 지적할 정도였다. 민의(民意)의 대리자인 의원들이 수십 페이지의 자료를 분석해 준비한 질문이, 이렇게 가볍게 넘겨질 일인가.
물론 모든 공무원이 불성실했던 것은 아니다. 일부 부서는 성실히 답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소수의 '무대응·무반응'은 행정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데 충분했다.

청도군의회의 행정사무감사는 군정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기회다. 그리고 동시에, 집행부가 주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절차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감사는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질의는 있었고, 지적도 있었지만, 그에 상응하는 변화의 의지나 태도는 또렷하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회의 역할은 감시자에 그치지 않는다. 제안자이고 동반자이며 조력자다. 그 역할이 빛나기 위해선, 집행부의 책임 있는 응답이 필요하다. 질문은 매일 쏟아졌지만, 답변은 매일 막혔다는 말이 회자 된다면, 내년 감사도 같은 지적을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공은 집행부로 넘어갔다. 의원들의 지적은 기록으로 남고, 주민의 눈은 그 이행 여부를 바라본다. 군민이 기대하는 건 '정리된 보고서'가 아니라, '달라진 행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