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린다, 즐긴다, 찍는다 요즘 대세라는 '런트립'
런트립 인기 놀라울정도
펀런 검색도 4배나 늘어
가족 참여형 러닝 이벤트
서울엔 유아차 런도 있어
고수는 트레일러닝 즐겨
챌린지형
구체적 목표 정해 성취감 추구
일상탈출형
기록보다 기억, 경쟁보다 경험
네트워킹형
함께 달리기라는 가치 더 중시
인증샷형
달리기는 수단 … 사진이 목적

뛰면서 여행을 한다? 얼핏, 이율배반적이다. 느림의 미학인 여행과 총알 뜀박질의 만남이라니. 그런데 이게 터졌다. 이름하여 '런트립'이다.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장소를 달린다. 그 순간을 기록한다. 그렇게 나만의 여행이 완성된다니. 특히 SNS에선 '런트립' 좀 해야, 여행 좀 한다는 소리까지 듣는다. 그래서 간다. 여행 뉴노멀, 런트립 코스다.
런트립 언급량 2021년보다 598% 폭증
말이 되는가. 뛰면서 여행이라니. 그래서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SOS를 쳤다. 최근 3개년(2022년 6월~2025년 5월) 검색 데이터에서 '런트립(Run Trip)'으로, 걸리는 게 없는지. 결과가 놀랍다. 런트립은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 단순한 운동을 넘어 지역 탐방, 치유, 힐링, 인증 등 다층적인 경험을 포함하는 여행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선 언급량. 작년 SNS 데이터 분석 결과, '런트립' 관련 언급량은 2021년과 비교하면 무려 598% 증가하며 폭발적으로 인기 질주 중이다. 런트립의 급부상은 러닝 진화와 맞물린다. 비대면이 일상이었던 팬데믹 시기에 나홀로 러닝이 주(관련 검색어 207% 증가)를 이룬 반면, 팬데믹 이후(2022~2023년)에는 마라톤 붐과 함께 기록 중심의 '챌린지형 러너'들이 증가한다. 관련 검색어 역시 9% 소폭 는다. 최근 트렌드는 펀런(Fun Run)이다. 글자 그대로 즐기며 달린다. 펀런 키워드는 작년과 비교해 올해 338% 증가했다.
최근 3개년(2022년 6월~2025년 5월) 런트립 연관 검색어 분석 결과도 흥미롭다. 연관 검색어는 후방효과를 짐작하게 한다. 이에 따른 런트립의 부수적 목적은 '건강과 치유'(50%)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관계'(8%) 키워드도 많아 관계 회복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여행'(5%)도 눈에 띈다. 런트립이 타인과 교류하고, 지역을 체험하며, 내면을 치유하는 다차원적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수육런에 장보기런까지 무한 진화
뛰어봤자, 런 아니냐. 이런 분들을 위해 런트립의 무한 진화 트렌드를 소개해 드린다. 요즘 난리 난 런트립이다.
우선 수육런. 정식 명칭은 '금천구청장배 건강달리기 대회'다. 달리기야 그렇다 치고, 수육은 도대체 어디서? 완주 후다. 완주를 하면 푸짐한 간식이 나온다. 이게 수육과 두부김치다. 끝내주지 않는가. 절로 동기 부여가 된다. 러닝과 먹거리를 결합해 폭발적 인기를 끌어낸 런트립이다.
배민 장보기 오픈런도 빠질 수 없다. 배달의민족이 개최한 마라톤이다. 참가자들이 장바구니에 원하는 상품들을 담는다. 이 바구니를 들고 5㎞를 완주하면 담아놓은 상품, 모두를 가져간다. 기가 막힌다. 신선한 브랜드 마케팅으로 화제가 됐다.
유아차런도 눈길을 끈다. 영유아를 유아차에 태우고 부모가 함께 달리는 가족 참여형 러닝 이벤트다. 가족 간 유대감 강화,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차원이다. '2025 서울 유아차런(Run)'과 '유아차 기부런' 등이 대표적이다. 고수들에겐 '트레일러닝'이 있다. 제법 난이도가 있는 산악 지형을 달린다. 이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관광과 자연 환경을 보호하는 책임 있는 러닝 문화를 조성한다. 'TNF 100강원' '트랜스 제주 울트라 트레일' 등이 성공 사례로 꼽힌다.
새로운 여행자 '런트리퍼'의 세계
런트립의 인기와 함께 새로운 종족도 등장했다. 이름하여 '런트리퍼'다. 런트립을 즐기는 사람들이라 보면 된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3년간 데이터랩의 SNS 데이터를 통해 런트립 연관 검색어 비중을 분석, 분류한 유형은 모두 4가지다. 챌린지형(61%), 일상 탈출형(18%), 네트워킹형(12%), 인증샷형(7%) 등이다. 챌린지형은 단순히 여행지를 달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록 경신, 메달 수집, 마라톤 완주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통해 전해지는 성취감을 추구한다. 실제로 챌린지형 런트리퍼 사이에는 '마라톤'(32%)과 '기록'(17%) 관련 키워드가 주요 여행 목적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트레일러닝' 관련 언급량이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140% 급증하며, 새로운 런트립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상 탈출형'은 기록보다 '기억'을, 경쟁보다 '경험'을 추구한다. 러닝에 익숙할 필요도 없다. 이들에겐 여행지의 낯선 풍경을 걷고 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한 여행이 된다. 키워드를 통한 이들의 주요 목적을 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다양한 경험'(10.5%), '초보자 참여'(8.1%), '여행 지역 체험'(5.2%) 등이 상위권에 올라 미션 수행, 맛집 탐방, 로컬 굿즈 수집 등 색다른 콘텐츠와 힐링을 중요하게 여기는 성향을 짐작하게 한다.
'네트워킹형'은 소속감, 유대감, 교류를 중시한다. 친구, 동호회, 크루, 팬덤 등 커뮤니티 기반으로 런트립을 즐기는 이들이다. 당연히 여행지에서의 '함께 달리기' 경험을 SNS에 활발히 공유한다. 이들의 핵심 키워드는 여행 목적 중 '함께 달리기'다. 93%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것 다 필요 없다. 그저 인증샷 하나면 된다는 유형이 '인증샷형'이다. 나만의 감각적인 순간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게 핵심 가치다. 물론 자랑질도 포함된다. 이들은 완주 기록보다 SNS에 남길 한 장의 사진, 이국적인 배경의 영상이 중요한 여행의 성과라고 여긴다. 실제로 '사진'은 이 유형의 주요 여행 키워드로 2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진호 한국관광공사 관광콘텐츠전략본부장은 "더 많은 국민과 외국인들이 런트립을 즐길 수 있도록 국내 러닝 대회를 지원하고, 지역의 매력적인 런트립 코스를 발굴, 홍보하는 데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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